2013년 6월 17일 월요일
2013년 6월 15일 토요일
2013년 6월 9일 일요일
[해외스포츠 소식] ‘괴물투수’ 류현진에 대한 미국 메이저리거들의 평가
출처: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D&nNewsNumb=201306100053
2013년 6월호
李相熙 월간조선 객원기자


2013년 6월호
李相熙 월간조선 객원기자

지난 3월 20일 류현진은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첫 선발 등판한 시범경기에서 역투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괴물투수’ 류현진(26·LA 다저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개막 첫 달인 4월 한 달간 총 6게임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3.35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은 또 한국과 달리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공격에도 나서는데 4월 한 달간 타율 0.333을 기록, 타자로서의 재능도 과시했다.
이처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투타 양면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자 미국 현지 언론은 그를 신인왕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고,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 간다면 조만간 미국 내에 ‘류현진 광풍(Jin-sanity)’이 불 것이라며 극찬했다.
다저스, 류현진 위해 670억원 쓴 셈
류현진은 지난해 12월 10일 LA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한화 390억원)에 계약하며 한국프로야구선수 최초로 포스팅시스템(Posting system·비공개입찰제도)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 다저스는 연봉 외에도 그의 전 소속구단인 한화에 이적료 280억원을 지불했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투자한 총액규모가 무려 67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과연 류현진이 미국에서도 통할까’라는 의문이 그를 따라다닌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올 초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이런 의문은 증폭되는 분위기였다. 미국 내 일부 언론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에게 고액을 투자한 다저스가 곧 후회하게 될 것”이란 악평마저 내놓았다.
류현진은 지난 2월 1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글렌데일에 있는 LA 다저스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입소했다. 류현진은 개인훈련을 위해 당초 일정을 앞당겨 이곳을 찾았지만 당시 그곳에는 다저스 구단의 수석 트레이너 수 팔소니가 와 있었다. 그는 물론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까지 나와 류현진의 모습을 지켜봤다. 단장이 선수 한 명을 보기 위해 훈련장을 찾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기자와 만난 다저스 수석 트레이너 팔소니는 “팀에서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몹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주 후인 2월 14일, 류현진은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캠프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당시 그곳에는 수많은 한미 양국 취재진이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룰 만큼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합동훈련 첫날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팀 전체 장거리달리기에서 거의 맨 꼴찌로 들어오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 게다가 그날 그의 개인 라커(Locker)에서 담배가 목격되자 MLB.com(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다저스 전담 기자 켄 거닉은 류현진의 흡연문제를 기사화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한때 ‘담배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기간이었던 3월 20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첫 선발 등판하여, 단 2이닝 투구에 홈런 포함 4안타 1볼넷 2실점하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펼치자 기자와 친분이 있는 복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다저스 구단이 왜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 영입에 고액을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다저스 2선발투수로 발탁!
스프링캠프의 목적은 시즌 개막전 선수들의 몸 상태와 실력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주전 선수를 뽑고 아울러 그들의 포지션을 정하기 위해서다. 다저스에는 당초 류현진을 포함해 총 9명의 선발투수 자원이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각 팀의 필요한 선발투수는 5명. 약 2:1의 경쟁률이다. 이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신인투수인 류현진이 선발투수 5명 안에 포함될 수 있을까 라는 우려도 있었다. 일부에선 선발투수가 아닌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막상 경쟁이 시작되자 류현진에게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 6년 총액 1억4700만 달러(한화 1627억원)의 고액을 주고 영입한 잭 그레인키의 몸 상태에 적신호가 켜진 것. 게다가 류현진의 또 다른 경쟁자였던 채드 빌링슬리와 노장 테드 릴리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당초 다저스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던 주축 투수들이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자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팀 내 2선발이란 중책을 맡겼다. 야구에서 팀 내 1선발과 2선발 투수를 가리켜 흔히 ‘원투펀치’라고 부른다. 이는 아무나 차지할 수 없을 만큼 투수로서의 실력과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한 중책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다저스 전담 기자 거닉은 이때만 해도 “류현진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그의 2선발은 확정적이다. 하지만 2선발은 선발투수의 등판순서일 뿐 그것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훌륭한 투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거닉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미국 내 다른 언론들도 메이저리그 신인투수인 류현진에게 팀 내 2선발이란 중책을 맡긴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이처럼 일부 미국언론의 우려와 수많은 한국 야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류현진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4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의 라이벌이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강팀이다. 이날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1이닝 동안 10피안타 3실점(1자책)하는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동안 3실점 이하로 막는 것)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피츠버그 1번타자, “류현진 공략 어려웠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개막 첫 달인 4월 한 달간 총 6게임에 선발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3.35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은 또 한국과 달리 지명타자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공격에도 나서는데 4월 한 달간 타율 0.333을 기록, 타자로서의 재능도 과시했다.
이처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투타 양면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이자 미국 현지 언론은 그를 신인왕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고,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 간다면 조만간 미국 내에 ‘류현진 광풍(Jin-sanity)’이 불 것이라며 극찬했다.
다저스, 류현진 위해 670억원 쓴 셈
류현진은 지난해 12월 10일 LA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한화 390억원)에 계약하며 한국프로야구선수 최초로 포스팅시스템(Posting system·비공개입찰제도)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했다. 다저스는 연봉 외에도 그의 전 소속구단인 한화에 이적료 280억원을 지불했다. 다저스가 류현진을 영입하기 위해 투자한 총액규모가 무려 67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가 낳은 최고의 좌완투수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과연 류현진이 미국에서도 통할까’라는 의문이 그를 따라다닌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올 초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이런 의문은 증폭되는 분위기였다. 미국 내 일부 언론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에게 고액을 투자한 다저스가 곧 후회하게 될 것”이란 악평마저 내놓았다.
류현진은 지난 2월 1일 미국 애리조나주(州) 글렌데일에 있는 LA 다저스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입소했다. 류현진은 개인훈련을 위해 당초 일정을 앞당겨 이곳을 찾았지만 당시 그곳에는 다저스 구단의 수석 트레이너 수 팔소니가 와 있었다. 그는 물론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까지 나와 류현진의 모습을 지켜봤다. 단장이 선수 한 명을 보기 위해 훈련장을 찾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기자와 만난 다저스 수석 트레이너 팔소니는 “팀에서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앞으로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몹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2주 후인 2월 14일, 류현진은 다저스 동료들과 함께 스프링캠프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당시 그곳에는 수많은 한미 양국 취재진이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을 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룰 만큼 그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합동훈련 첫날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팀 전체 장거리달리기에서 거의 맨 꼴찌로 들어오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 것. 게다가 그날 그의 개인 라커(Locker)에서 담배가 목격되자 MLB.com(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의 다저스 전담 기자 켄 거닉은 류현진의 흡연문제를 기사화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한때 ‘담배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기간이었던 3월 20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시범경기에 첫 선발 등판하여, 단 2이닝 투구에 홈런 포함 4안타 1볼넷 2실점하는 기대 이하의 투구를 펼치자 기자와 친분이 있는 복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다저스 구단이 왜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류현진 영입에 고액을 투자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다저스 2선발투수로 발탁!
스프링캠프의 목적은 시즌 개막전 선수들의 몸 상태와 실력을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주전 선수를 뽑고 아울러 그들의 포지션을 정하기 위해서다. 다저스에는 당초 류현진을 포함해 총 9명의 선발투수 자원이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각 팀의 필요한 선발투수는 5명. 약 2:1의 경쟁률이다. 이때만 해도 메이저리그 신인투수인 류현진이 선발투수 5명 안에 포함될 수 있을까 라는 우려도 있었다. 일부에선 선발투수가 아닌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막상 경쟁이 시작되자 류현진에게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 지난 겨울 6년 총액 1억4700만 달러(한화 1627억원)의 고액을 주고 영입한 잭 그레인키의 몸 상태에 적신호가 켜진 것. 게다가 류현진의 또 다른 경쟁자였던 채드 빌링슬리와 노장 테드 릴리 또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당초 다저스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던 주축 투수들이 시즌 개막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자 다저스는 류현진에게 팀 내 2선발이란 중책을 맡겼다. 야구에서 팀 내 1선발과 2선발 투수를 가리켜 흔히 ‘원투펀치’라고 부른다. 이는 아무나 차지할 수 없을 만큼 투수로서의 실력과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한 중책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다저스 전담 기자 거닉은 이때만 해도 “류현진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그의 2선발은 확정적이다. 하지만 2선발은 선발투수의 등판순서일 뿐 그것이 팀 내에서 두 번째로 훌륭한 투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거닉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미국 내 다른 언론들도 메이저리그 신인투수인 류현진에게 팀 내 2선발이란 중책을 맡긴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이처럼 일부 미국언론의 우려와 수많은 한국 야구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류현진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4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의 라이벌이자 지난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강팀이다. 이날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1이닝 동안 10피안타 3실점(1자책)하는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가 6이닝 동안 3실점 이하로 막는 것)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피츠버그 1번타자, “류현진 공략 어려웠다”

류현진의 첫 승 상대였던 피츠버그의 1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
류현진은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날 볼넷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은 점, 그리고 10안타를 맞으며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병살타를 이끌어 내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능력 등을 선보이며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머지않아 승리투수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은 5일 후인 4월 8일, 상대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후 3번 타자 앤드루 매커친에게 홈런을 맞아 2실점했다. 하지만 7회 1사까지 총 6.1이닝 동안 1홈런 포함 단 3피안타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9번째로 미국에서 승리를 거둔 투수가 됐다. 다저스 선수로는 박찬호, 서재응에 이어 3번째이며 선발승으로는 지난 2009년 5월 13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기 후 기자와 만났던 피츠버그의 1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는 “메이저리그에 공략하기 쉬운 투수는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더 어려웠다”고 말할 만큼 류현진은 이날 ‘괴물투수’다운 위력을 선보였다. 마르테는 또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메이저리그 최고는 아니지만 타자의 허를 찌르는 공 배합과 변화구의 각도가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번이나 안타를 치고 진루해 호시탐탐 도루를 하려고 했지만 류현진의 빠른 투구폼과 견제동작 때문에 도무지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앞으로 류현진을 상대하는 주자들은 도루하기 힘들 것이다. 류현진은 주자를 묶어 두는 능력도 뛰어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류현진에 대한 호평은 상대팀 투수코치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 기자와 만난 피츠버그 투수코치 레이 시라지는 “우리는 류현진에게 완벽하게 당했다. 1회 2득점 후 더 이상 그를 공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라지 코치는 특히 류현진의 경기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눈에 띨 정도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능숙한 완급조절로 우리 팀 타자들의 공격 타이밍과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류현진은 좌완투수라는 희소성에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련미를 갖췄다”며 “류현진이 홈 플레이트 양쪽 구석을 공략할 수 있는 제구력만 갖춘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대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단 두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하고 상대팀 선수와 코치도 그에 대한 호평을 내놓았지만 류현진을 바라보는 미국 현지 언론의 의심스런 눈초리는 여전히 존재했다. 일부에서는 메이저리그 최약체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며 평가절하했다.
‘베이비 류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3연전을 치르기 위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원정 길에 올랐다. 당시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던 강팀이었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애리조나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그간 류현진을 향한 미국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시간으로 4월 14일,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체이스필드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상대팀의 선발투수는 1선발인 이안 케네디였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6년 차인 케네디는 2011년 21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5승 12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투수다. 특히 케네디는 다저스에 강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다저스를 상대로 총 8번 선발 등판해 6승 2패를 기록, ‘다저스 킬러’로 불릴 정도였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13일 미국 현지에서 기자와 만난 케네디는 “류현진의 투구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TV 중계나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 봤다. 제구력도 좋아 보였고 특히 다양한 변화구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구는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 아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애리조나에는 다저스 팬들이 많아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나 역시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리그 1위 팀, 게다가 상대팀 1선발을 상대해야 하기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마치 보란 듯이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 내며 6피안타 3실점 볼넷 하나를 기록,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7시즌 동안 올린 98승과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2승을 합쳐 한미프로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또 이날 애리조나의 에이스 케네디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치는 등 3타수 3안타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케네디는 경기 후 가진 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에게 맞은 3안타를 가리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자책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애리조나 Fox 스포츠의 캐스터와 해설자는 과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였던 베이브 루스(Babe Ruth)에 빗대 “류현진을 베이브 류스(Babe Ryu-th)라고 불러야 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 타격코치, “타격 재능을 타고난 선수”

류현진의 두 번째 등판은 5일 후인 4월 8일, 상대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후 3번 타자 앤드루 매커친에게 홈런을 맞아 2실점했다. 하지만 7회 1사까지 총 6.1이닝 동안 1홈런 포함 단 3피안타 2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9번째로 미국에서 승리를 거둔 투수가 됐다. 다저스 선수로는 박찬호, 서재응에 이어 3번째이며 선발승으로는 지난 2009년 5월 13일 박찬호(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기 후 기자와 만났던 피츠버그의 1번 타자 스탈링 마르테는 “메이저리그에 공략하기 쉬운 투수는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더 어려웠다”고 말할 만큼 류현진은 이날 ‘괴물투수’다운 위력을 선보였다. 마르테는 또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메이저리그 최고는 아니지만 타자의 허를 찌르는 공 배합과 변화구의 각도가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번이나 안타를 치고 진루해 호시탐탐 도루를 하려고 했지만 류현진의 빠른 투구폼과 견제동작 때문에 도무지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앞으로 류현진을 상대하는 주자들은 도루하기 힘들 것이다. 류현진은 주자를 묶어 두는 능력도 뛰어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류현진에 대한 호평은 상대팀 투수코치에게서도 들을 수 있었다. 기자와 만난 피츠버그 투수코치 레이 시라지는 “우리는 류현진에게 완벽하게 당했다. 1회 2득점 후 더 이상 그를 공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라지 코치는 특히 류현진의 경기운영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눈에 띨 정도로 빠르지 않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능숙한 완급조절로 우리 팀 타자들의 공격 타이밍과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류현진은 좌완투수라는 희소성에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련미를 갖췄다”며 “류현진이 홈 플레이트 양쪽 구석을 공략할 수 있는 제구력만 갖춘다면 메이저리그에서 대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단 두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하고 상대팀 선수와 코치도 그에 대한 호평을 내놓았지만 류현진을 바라보는 미국 현지 언론의 의심스런 눈초리는 여전히 존재했다. 일부에서는 메이저리그 최약체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며 평가절하했다.
‘베이비 류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3연전을 치르기 위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원정 길에 올랐다. 당시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던 강팀이었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애리조나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그간 류현진을 향한 미국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시간으로 4월 14일,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체이스필드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날 상대팀의 선발투수는 1선발인 이안 케네디였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6년 차인 케네디는 2011년 21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5승 12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투수다. 특히 케네디는 다저스에 강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다저스를 상대로 총 8번 선발 등판해 6승 2패를 기록, ‘다저스 킬러’로 불릴 정도였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하루 앞둔 13일 미국 현지에서 기자와 만난 케네디는 “류현진의 투구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TV 중계나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 봤다. 제구력도 좋아 보였고 특히 다양한 변화구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야구는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 아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애리조나에는 다저스 팬들이 많아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 나 역시 류현진과의 맞대결이 기대된다”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리그 1위 팀, 게다가 상대팀 1선발을 상대해야 하기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마치 보란 듯이 6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 내며 6피안타 3실점 볼넷 하나를 기록,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7시즌 동안 올린 98승과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2승을 합쳐 한미프로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또 이날 애리조나의 에이스 케네디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치는 등 3타수 3안타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케네디는 경기 후 가진 미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에게 맞은 3안타를 가리키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자책할 정도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애리조나 Fox 스포츠의 캐스터와 해설자는 과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였던 베이브 루스(Babe Ruth)에 빗대 “류현진을 베이브 류스(Babe Ryu-th)라고 불러야 한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 타격코치, “타격 재능을 타고난 선수”

현역시절 메이저리그 홈런타자였던 마크 맥과이어 LA 다저스 타격코치.
이날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에는 류현진을 보기 위해 그의 형과 부모도 경기장을 찾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자신의 라커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미프로통산 100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타격 역시 마찬가지다. 항상 개인기록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통산 100승을 달성한 현장에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곤 부모님이 항상 오셨다. 한 경기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느라 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투수 류현진이 타석에서 보여준 3타수 3안타의 기록은 다저스 팬들은 물론 그의 동료들에게도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로 64년째 다저스 경기를 홀로 중계하며 ‘다저스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 스컬리(86) 다저스 전담 캐스터는 기자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류현진이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 다저스 투수 가운데 지난 2009년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랜디 울프의 기록을 깼으면 했지만 1루 주자가 견제사당하는 바람에 류현진의 타격 기회가 무산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류현진의 부모와 형이 경기장을 찾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가능한 한 우리 TV 중계 카메라가 그들의 모습을 자주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의 1선발 클레이튼 커쇼 또한 류현진의 활약을 가리켜 “멋진 타격이었다. 류현진은 앞으로 타자로 전향해도 되겠다”며 찬사를 보냈다. 과거 메이저리그 홈런타자 출신으로 현재 다저스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는 경기 다음 날인 1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류현진은 타격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투수는 홈경기를 할 때만 타격연습을 하고 원정 땐 타격훈련을 할 장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연습을 생략한다. 타격훈련도 안 한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친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타격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맥과이어 코치에게 한국에는 지명타자제도가 있기 때문에 류현진이 고교 졸업 후 8년간 타격을 한 적이 없다고 알려주자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칠 수 있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할 정도였다. 맥과이어 코치는 현역시절 통산 홈런 583개(역대 10위)를 터뜨리며 ‘빅맥(Big Mac)’이란 애칭으로 유명했던 거포였다.
류현진은 이후 멀리 동부지역으로 날아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그리고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했다. 이 두 경기 역시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투수로서 자기 몫을 다했지만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진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류현진 한 경기 탈삼진 12개, ‘닥터 K’ 위력 발산
동부지역 원정을 마치고 다시 LA로 돌아온 류현진은 미국시간으로 4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콜로라도는 당시 애리조나를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역시 상대팀 투수는 팀 내 1선발을 맡고 있던 좌완 호르헤 데 라 로사였다. 멕시코 출신인 데 라 로사는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좋은 투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경기는 당초 제구력이 좋은 두 좌완투수의 지루한 투수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다저스 타선이 오랜 만에 폭발하며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하며 또 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 특히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를 상대로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1995년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달성한 탈삼진 13개 이후 다저스 신인 중 최다 기록이었을 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류현진이 개막 한 달 만에 3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팀 내 2선발 투수로서의 가치와 실력을 입증하자 그동안 류현진을 꾸준히 따라다니던 미국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시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그에 대한 호평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3승 1패라는 표면적인 성적도 좋지만 류현진의 투구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잘 던졌는지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37.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46개를 잡아냈다. 이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마다 평균 6.2이닝을 던졌고, 매 이닝 평균 삼진 1.24개를 잡았다는 뜻이다.
현대야구에서 요구하는 바람직한 선발투수의 능력 중에 하나는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 바로 6이닝이다. 류현진처럼 등판한 경기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투수를 가리켜 흔히 이닝이터(Inning eater)라고 부른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져야만 중간계투 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수 있고 그로 인해 감독에게는 그만큼 투수운용이 용이해지는 이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 팀 승리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
야구에서 삼진을 K로 표시한다. 그래서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를 가리켜 일명 ‘닥터K’라고 부른다. 홈런이 타자의 훈장이라면 투수에겐 삼진이 그렇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가 대접을 받듯 투수는 삼진을 많이 잡으면 위상이 올라간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신인임에도 이닝이터로서의 면모와 닥터K의 가능성을 함께 선보이자 미국 내 최대 스포츠채널인 ESPN은 류현진을 ‘올 한 해 가장 주목해야 할 신인투수’로 꼽았다. 또 다른 미국 현지 언론은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한 해 16승 11패의 성적을 거둬 신인왕이 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았다.
‘코리언몬스터’ 류현진, 그의 호투비결은?

투수 류현진이 타석에서 보여준 3타수 3안타의 기록은 다저스 팬들은 물론 그의 동료들에게도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올해로 64년째 다저스 경기를 홀로 중계하며 ‘다저스의 목소리’로 불리는 빈 스컬리(86) 다저스 전담 캐스터는 기자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류현진이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쳐 다저스 투수 가운데 지난 2009년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던 랜디 울프의 기록을 깼으면 했지만 1루 주자가 견제사당하는 바람에 류현진의 타격 기회가 무산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류현진의 부모와 형이 경기장을 찾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가능한 한 우리 TV 중계 카메라가 그들의 모습을 자주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의 1선발 클레이튼 커쇼 또한 류현진의 활약을 가리켜 “멋진 타격이었다. 류현진은 앞으로 타자로 전향해도 되겠다”며 찬사를 보냈다. 과거 메이저리그 홈런타자 출신으로 현재 다저스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는 경기 다음 날인 1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류현진은 타격 재능을 타고난 선수가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투수는 홈경기를 할 때만 타격연습을 하고 원정 땐 타격훈련을 할 장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연습을 생략한다. 타격훈련도 안 한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3안타를 몰아친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타격에 재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맥과이어 코치에게 한국에는 지명타자제도가 있기 때문에 류현진이 고교 졸업 후 8년간 타격을 한 적이 없다고 알려주자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칠 수 있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반문할 정도였다. 맥과이어 코치는 현역시절 통산 홈런 583개(역대 10위)를 터뜨리며 ‘빅맥(Big Mac)’이란 애칭으로 유명했던 거포였다.
류현진은 이후 멀리 동부지역으로 날아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그리고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했다. 이 두 경기 역시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며 선발투수로서 자기 몫을 다했지만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진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류현진 한 경기 탈삼진 12개, ‘닥터 K’ 위력 발산
동부지역 원정을 마치고 다시 LA로 돌아온 류현진은 미국시간으로 4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콜로라도는 당시 애리조나를 밀어내고 내셔널리그 서부조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역시 상대팀 투수는 팀 내 1선발을 맡고 있던 좌완 호르헤 데 라 로사였다. 멕시코 출신인 데 라 로사는 류현진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좋은 투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경기는 당초 제구력이 좋은 두 좌완투수의 지루한 투수전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다저스 타선이 오랜 만에 폭발하며 류현진의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 강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하며 또 다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 특히 류현진은 이날 콜로라도를 상대로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는 1995년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달성한 탈삼진 13개 이후 다저스 신인 중 최다 기록이었을 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류현진이 개막 한 달 만에 3승 1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팀 내 2선발 투수로서의 가치와 실력을 입증하자 그동안 류현진을 꾸준히 따라다니던 미국 현지 언론의 부정적인 시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대신 그에 대한 호평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3승 1패라는 표면적인 성적도 좋지만 류현진의 투구내용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잘 던졌는지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 후 4월 한 달간 6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37.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46개를 잡아냈다. 이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마다 평균 6.2이닝을 던졌고, 매 이닝 평균 삼진 1.24개를 잡았다는 뜻이다.
현대야구에서 요구하는 바람직한 선발투수의 능력 중에 하나는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 바로 6이닝이다. 류현진처럼 등판한 경기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투수를 가리켜 흔히 이닝이터(Inning eater)라고 부른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져야만 중간계투 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수 있고 그로 인해 감독에게는 그만큼 투수운용이 용이해지는 이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 팀 승리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
야구에서 삼진을 K로 표시한다. 그래서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를 가리켜 일명 ‘닥터K’라고 부른다. 홈런이 타자의 훈장이라면 투수에겐 삼진이 그렇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가 대접을 받듯 투수는 삼진을 많이 잡으면 위상이 올라간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신인임에도 이닝이터로서의 면모와 닥터K의 가능성을 함께 선보이자 미국 내 최대 스포츠채널인 ESPN은 류현진을 ‘올 한 해 가장 주목해야 할 신인투수’로 꼽았다. 또 다른 미국 현지 언론은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한 해 16승 11패의 성적을 거둬 신인왕이 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았다.
‘코리언몬스터’ 류현진, 그의 호투비결은?

류현진은 지난 4월 14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한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이날 승리투수가 되었다.
메이저리그 신인인 류현진의 호성적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류현진의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 그리고 마운드 위에서의 담대함과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대한 완벽한 적응 등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먼저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와 달리 가죽 표면이 미끄럽고 실밥이 덜 튀어나와 있다. 그래서 류현진처럼 변화구가 주무기인 투수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변화구는 투수가 손가락으로 실밥을 비틀어 가능한 한 공에 회전을 많이 주어야만 완성도가 높은 구종이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때 고전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정규시즌 개막 후 갈수록 투구내용이 좋아지며 삼진도 많이 잡아낼 수 있은 것은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끝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4월 30일 콜로라도 전에서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을 때 결정구로 사용한 구종이 바로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였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간 뛴 경험은 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 그렇다 보니 마운드에서의 담력과 자신감이 그 누구보다 좋다. 웬만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한국과 다른 낯선 미국생활 적응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실제로 다저스 라커룸에서 만난 류현진은 항상 당당한 모습이었다. 영어를 못해 동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순 없지만 주눅들지 않고 항상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그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결국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에서도 항상 자기 공을 마음껏 뿌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류현진이 보유한 다양한 구종도 호투의 비결이다. 류현진은 직구 외에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 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메이저리그 평균인 150km에도 못 미치지만 그의 느린 변화구와 최대 25km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타자들이 류현진의 느린 변화구를 연거푸 보다가 그의 직구를 보면 더 빠르게 느껴지는 대비착시 효과가 있다. 이는 앞서 피츠버그 투수코치가 지적했듯이 타자들의 공격타이밍을 뺏거나 타격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데 유용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류현진 특유의 투구폼을 들 수 있다. 류현진의 경기를 중계했던 SNY(Sports Net New York) 방송의 캐스터 게리 코헨과 해설가 론 달링은 류현진 호투의 비결로 그의 투구폼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투수가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팔의 스윙 속도가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류현진의 경우는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팔의 스윙 속도가 일정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의 투구폼만으로는 그가 무슨 공을 던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달링은 이런 이유를 근거로 “류현진이 올 시즌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한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호투는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메이저 리그 국내 인기 되살아나
미국에서 류현진의 호투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일부 야구팬들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신음하던 1990년대 후반,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박찬호의 역동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류현진에게 환호하고 있다.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개척자였다면 류현진은 기존의 추신수(31·신시내티) 선수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전성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비록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활약에 고무된 한국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과 탈삼진 타이틀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정복 길에 나선 류현진은 ‘4월 한 달’이란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시즌 종료까지 그에게 남은 시간은 다섯 달. 과연 류현진은 앞으로어떤 행보를 이어 갈까? 수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한국산 ‘괴물투수’ 류현진에게 집중되고 있다.⊙
먼저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한국프로야구 공인구와 달리 가죽 표면이 미끄럽고 실밥이 덜 튀어나와 있다. 그래서 류현진처럼 변화구가 주무기인 투수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변화구는 투수가 손가락으로 실밥을 비틀어 가능한 한 공에 회전을 많이 주어야만 완성도가 높은 구종이다.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때 고전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이 정규시즌 개막 후 갈수록 투구내용이 좋아지며 삼진도 많이 잡아낼 수 있은 것은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대한 적응이 끝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4월 30일 콜로라도 전에서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을 때 결정구로 사용한 구종이 바로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였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간 뛴 경험은 물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나 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 그렇다 보니 마운드에서의 담력과 자신감이 그 누구보다 좋다. 웬만한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 이런 그의 자신감은 한국과 다른 낯선 미국생활 적응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실제로 다저스 라커룸에서 만난 류현진은 항상 당당한 모습이었다. 영어를 못해 동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순 없지만 주눅들지 않고 항상 당당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런 그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결국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에서도 항상 자기 공을 마음껏 뿌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류현진이 보유한 다양한 구종도 호투의 비결이다. 류현진은 직구 외에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 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메이저리그 평균인 150km에도 못 미치지만 그의 느린 변화구와 최대 25km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타자들이 류현진의 느린 변화구를 연거푸 보다가 그의 직구를 보면 더 빠르게 느껴지는 대비착시 효과가 있다. 이는 앞서 피츠버그 투수코치가 지적했듯이 타자들의 공격타이밍을 뺏거나 타격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데 유용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류현진 특유의 투구폼을 들 수 있다. 류현진의 경기를 중계했던 SNY(Sports Net New York) 방송의 캐스터 게리 코헨과 해설가 론 달링은 류현진 호투의 비결로 그의 투구폼을 꼽았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투수가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팔의 스윙 속도가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류현진의 경우는 직구와 변화구를 던질 때 팔의 스윙 속도가 일정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의 투구폼만으로는 그가 무슨 공을 던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달링은 이런 이유를 근거로 “류현진이 올 시즌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한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호투는 계속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메이저 리그 국내 인기 되살아나
미국에서 류현진의 호투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일부 야구팬들은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신음하던 1990년대 후반,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박찬호의 역동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류현진에게 환호하고 있다.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개척자였다면 류현진은 기존의 추신수(31·신시내티) 선수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전성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비록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류현진의 활약에 고무된 한국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신인왕과 탈삼진 타이틀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정복 길에 나선 류현진은 ‘4월 한 달’이란 첫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시즌 종료까지 그에게 남은 시간은 다섯 달. 과연 류현진은 앞으로어떤 행보를 이어 갈까? 수많은 야구팬들의 이목이 한국산 ‘괴물투수’ 류현진에게 집중되고 있다.⊙
[야구는 눈이다!] 0.1초의 비밀
출처: http://sports.donga.com/home/3/all/20130606/55687842/3
2013-06-07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2013-06-07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스포츠동아·한국체육과학연구원 공동기획 ‘과학으로 본 야구’
타격의 기본은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치는 것. 그러나 그에 앞서 타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공을 정확히 골라내는 능력이다. 바로 ‘선구안’이다. 눈이 좋아야 야구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선구안은 무엇이며,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타자는 누구일까.
타격의 기본은 공을 정확하고 강하게 치는 것. 그러나 그에 앞서 타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공을 정확히 골라내는 능력이다. 바로 ‘선구안’이다. 눈이 좋아야 야구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선구안은 무엇이며,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타자는 누구일까.
안타칠 수 있는 공 즉각 식별하는 능력
150km 강속구일땐 0.3초만에 홈 통과
0.1초 보고 0.1초 판단…0.1초에 타격
최고 선구안 김태균, 전설 장효조에 도전
● 좋은 눈에서 좋은 타격이 나온다!
‘선구안(選球眼)’은 영어로 ‘배팅 아이(batting eye)’라고 하는데, 일반적 시력과 배팅 아이는 다르다. ‘정지시력(停止視力)’보다는 동체시력(動體視力)과 더 밀접한데, 크게는 투수의 투구를 순간적으로 보고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더 깊이 보면 타자 스스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과 그렇지 못한 공을 순간적으로 식별해내는 능력을 일컫는다. 개인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볼도 안타를 생산하기 좋은 코스와 구종이 있고, 스트라이크도 확률이 떨어지는 코스와 구종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스포츠과학산업연구실장은 “잘 치기 위한 타격능력은 시각행동과도 연관이 깊다”면서 “시각적으로 투수가 던진 공을 잘 판단해 휘두를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눈과 소리에 의한 인간의 반응능력은 0.1초∼0.3초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투수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는 18.44m. 투수가 던진 시속 150km의 강속구는 약 0.3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 쉽게 말해 0.1초간 보고, 0.1초간 판단하고, 0.1초간 타격을 통해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잘못 보고, 잘못 판단하면 안타와 홈런을 만들기 어렵다. 타격의 첫 작업인 보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선구안의 전설’ 장효조 양준혁, 전설에 도전하는 김태균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타자로는 고 장효조와 양준혁이라는 데 이견을 달 야구인은 없다. ‘타격의 달인’ 장효조는 통산 0.331의 타율과 0.427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3000타수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 타율 1위와 출루율 1위에 올라있다. “장효조가 치지 않으면 볼이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그는 탁월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선구안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볼넷/삼진’ 비율 역시 1.75로 역대 1위다. 그는 통산 506개의 볼넷을 얻으면서 삼진은 289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1983년 39개의 삼진을 당한 것이 개인의 한 시즌 최다 삼진 기록이었다. 양준혁은 통산 타율(0.3161)과 통산 출루율(0.421) 부문에서 장효조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역대 타자 중 가장 많은 1278개의 볼넷을 골라냈으며 통산 볼넷/삼진 비율도 1.40으로 장효조에 이어 2위다.
장효조와 양준혁의 뒤를 이을 만한 현역 타자로는 단연 김태균(한화)이 꼽힌다. 6일까지 통산 타율 0.3159로 역대 3위다. 양준혁에 2모 가량 뒤져있다. 지난달 31일 연속경기 출루 행진이 52경기에서 끝났지만, 통산 출루율 역시 0.419로 양준혁을 2리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역대 3위이자 현역 1위의 기록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150km 강속구일땐 0.3초만에 홈 통과
0.1초 보고 0.1초 판단…0.1초에 타격
최고 선구안 김태균, 전설 장효조에 도전
● 좋은 눈에서 좋은 타격이 나온다!
‘선구안(選球眼)’은 영어로 ‘배팅 아이(batting eye)’라고 하는데, 일반적 시력과 배팅 아이는 다르다. ‘정지시력(停止視力)’보다는 동체시력(動體視力)과 더 밀접한데, 크게는 투수의 투구를 순간적으로 보고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해내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더 깊이 보면 타자 스스로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과 그렇지 못한 공을 순간적으로 식별해내는 능력을 일컫는다. 개인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볼도 안타를 생산하기 좋은 코스와 구종이 있고, 스트라이크도 확률이 떨어지는 코스와 구종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스포츠과학산업연구실장은 “잘 치기 위한 타격능력은 시각행동과도 연관이 깊다”면서 “시각적으로 투수가 던진 공을 잘 판단해 휘두를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있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눈과 소리에 의한 인간의 반응능력은 0.1초∼0.3초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투수판에서 홈플레이트까지는 18.44m. 투수가 던진 시속 150km의 강속구는 약 0.3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 쉽게 말해 0.1초간 보고, 0.1초간 판단하고, 0.1초간 타격을 통해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잘못 보고, 잘못 판단하면 안타와 홈런을 만들기 어렵다. 타격의 첫 작업인 보는 일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선구안의 전설’ 장효조 양준혁, 전설에 도전하는 김태균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타자로는 고 장효조와 양준혁이라는 데 이견을 달 야구인은 없다. ‘타격의 달인’ 장효조는 통산 0.331의 타율과 0.427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3000타수 이상을 기록한 타자 중 타율 1위와 출루율 1위에 올라있다. “장효조가 치지 않으면 볼이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그는 탁월한 선구안을 자랑했다. 선구안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볼넷/삼진’ 비율 역시 1.75로 역대 1위다. 그는 통산 506개의 볼넷을 얻으면서 삼진은 289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1983년 39개의 삼진을 당한 것이 개인의 한 시즌 최다 삼진 기록이었다. 양준혁은 통산 타율(0.3161)과 통산 출루율(0.421) 부문에서 장효조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역대 타자 중 가장 많은 1278개의 볼넷을 골라냈으며 통산 볼넷/삼진 비율도 1.40으로 장효조에 이어 2위다.
장효조와 양준혁의 뒤를 이을 만한 현역 타자로는 단연 김태균(한화)이 꼽힌다. 6일까지 통산 타율 0.3159로 역대 3위다. 양준혁에 2모 가량 뒤져있다. 지난달 31일 연속경기 출루 행진이 52경기에서 끝났지만, 통산 출루율 역시 0.419로 양준혁을 2리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역대 3위이자 현역 1위의 기록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2013년 6월 6일 목요일
2013년 6월 5일 수요일
NC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눈을 감는다?’
출처: http://isplus.joinsmsn.com/article/729/11709729.html?cloc=
2013.06.04
이형석 기자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눈을 감아라.'
막내 구단 NC는 개막 한 달이 지나면서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됐다. 또한 타격 역시 좋아졌다. 팀 타율이 4월 0.235(9위)에서 5월 0.287(2위)로 뛰어 올랐다. 득점권 타율 역시 0.271(8위)에서 5월 0.328(2위)로 높아졌다. 김광림(52) NC 타격코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자신이 공략할 공과 치지 말아야 할 공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림 코치는 개막전부터 꾸준히 선수들에게 구종 보다는 코스 공략을 주문했다. 직구 혹은 변화구를 노리기 보다는 특정한 존을 머릿속에 새겨 놓고 타석에 들어서라는 의미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지는 한가운데는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바깥쪽과 몸쪽 중 한 곳을 추가적으로 노리는 식이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는 철저한 노림수로 자신있게 스윙하라'는 뜻으로 성공 확률도 높다고 봐서다.
김 코치는 "구종의 경우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5가지라고 하면 예측 성공 확률이 20% 밖에 안 된다. 반면 코스의 경우 가운데+몸쪽, 가운데+바깥쪽으로 크게 2가지로 범위를 좁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네가 노린 존이 아니면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눈을 감아라'고 주문했다. 당연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이 같은 노림수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개막 한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통하기 시작했다.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많지 않은 선수들은 2S 이전 승부요령을 터득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는 성적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NC 타자들의 4월 2스트라이크 이전 타율은 0.295였다. 하지만 5월에는 0.365로 높아졌다. 특히 타수는 1.19배(346→433회) 증가했지만 타점은 2.7배(30→81개)나 높아졌다.
2013.06.04
이형석 기자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눈을 감아라.'
막내 구단 NC는 개막 한 달이 지나면서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됐다. 또한 타격 역시 좋아졌다. 팀 타율이 4월 0.235(9위)에서 5월 0.287(2위)로 뛰어 올랐다. 득점권 타율 역시 0.271(8위)에서 5월 0.328(2위)로 높아졌다. 김광림(52) NC 타격코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자신이 공략할 공과 치지 말아야 할 공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림 코치는 개막전부터 꾸준히 선수들에게 구종 보다는 코스 공략을 주문했다. 직구 혹은 변화구를 노리기 보다는 특정한 존을 머릿속에 새겨 놓고 타석에 들어서라는 의미다.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지는 한가운데는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바깥쪽과 몸쪽 중 한 곳을 추가적으로 노리는 식이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는 철저한 노림수로 자신있게 스윙하라'는 뜻으로 성공 확률도 높다고 봐서다.
김 코치는 "구종의 경우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5가지라고 하면 예측 성공 확률이 20% 밖에 안 된다. 반면 코스의 경우 가운데+몸쪽, 가운데+바깥쪽으로 크게 2가지로 범위를 좁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네가 노린 존이 아니면 스트라이크가 들어와도 눈을 감아라'고 주문했다. 당연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이 같은 노림수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에는 큰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개막 한 달이 지나면서 조금씩 통하기 시작했다.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많지 않은 선수들은 2S 이전 승부요령을 터득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는 성적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NC 타자들의 4월 2스트라이크 이전 타율은 0.295였다. 하지만 5월에는 0.365로 높아졌다. 특히 타수는 1.19배(346→433회) 증가했지만 타점은 2.7배(30→81개)나 높아졌다.
반면 4월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은 0.181에서 5월 0.211로, 타수는 1.1배(386→426회) 증가했지만 타점은 1.49배(29→43개) 높아지는데 그쳤다. 확실히 2스트라이크 이전 성적이 좋아지면서 팀 타율이 높아진 것이다. 이는 상대 투수 입장에선 전처럼 섣불리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오다 맞을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김광림 코치는 "선수들이 초반에는 스트라이크존에 상관없이 정신없이 때렸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존을 설정해서 2스트라이크 이전 승부를 확실히 잘 한다"며 "타석에서 기다릴 줄도 알고 자신있게 친다"고 흐뭇해했다. 주장 이호준(37)은 "선수들이 타석에서 혼란을 덜 느끼는 것 같다. 코스를 노리니까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김광림 코치는 "선수들이 초반에는 스트라이크존에 상관없이 정신없이 때렸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존을 설정해서 2스트라이크 이전 승부를 확실히 잘 한다"며 "타석에서 기다릴 줄도 알고 자신있게 친다"고 흐뭇해했다. 주장 이호준(37)은 "선수들이 타석에서 혼란을 덜 느끼는 것 같다. 코스를 노리니까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2013년 6월 2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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