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홍희정의 아웃사이더] 경찰 소속 포수 강진성 -한승택 이야기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459&article_id=0000000038
2014-11-29
홍희정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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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택- 강진성
 ‘FA 최대어’로 손꼽혔던 최정은 4년에 총 86억으로 프로야구 사상 역대 FA 최고액을 다시 썼고 김강민도 4년에 56억이라는 잿팟을 터트렸습니다. 조동화도 4년 22억으로 예상을 훨씬 웃도는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에게 각각 80억과 65억(4년 계약), 그리고 조동찬도 28억이라는 거액을 손에 쥐었고 박용택도 50억에 영원한 LG맨을 선택했습니다. 한화의 유일한 FA선수 김경언은 3년 총액 8억 5천에 합의, 그나마 가장 이해 타당한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28일엔 김사율.박기혁,박경수가 연이어 kt의 부름을 받아 확실한 1군 자리를 보장받았고 권혁은 4년 계약에 32억으로 한화행을 결정했습니다. 또 롯데의 88억 제안도 거절하고 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장원준이 두산행(4년 계약)을 확정지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제 남은 선수는 6명. 앞으로 또 어떤 소식이 전해질지 궁금해집니다. 
야구계는 물론이고 야구팬들은 이들의 몸값이 적정수준이냐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잔류를 결정한 이들은 프랜차이즈로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일종의 퇴직금이 될 법 합니다. 하지만 타 구단으로부터의 영입은 구단으로썬 적잖은 손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전 소속팀에 보상선수 1명과 FA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200%를 지불해야 하고 만약 보상선수를 원치 않는다면 전년도 연봉의 300%를 내줘야 합니다.
FA 선수 영입은 금전적이 출혈 이외에도 무형의 가치까지도 포기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뒷짐만 지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주판알을 튕겨야 합니다. 
FA 광풍 뿐 만 아니라 kt 위즈가 28일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 선수가 발표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울 이슈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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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학 구장에서 송구연습 중이던 강진성-한승택
*세상사 뒤로 한 채
 조용히 다음 시즌 준비하는 경찰야구단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여유롭게 제주도의 따스한 바람과 자연을 만끽(?)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경찰야구단 선수들입니다.
올해도 예외 없이 북부리그 우승을 꿰찬 경찰야구단은 지난 6일부터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정은 30일까지 이어집니다. 경찰야구단 창단 이래 매년 이 곳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은 항상 단출합니다. 절반 가까운 인원이 전역을 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투수 10명, 포수2명. 내외야 합쳐 8명 총 20명이 참가했습니다. 인원이 적다 보니 연습경기는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 단체 훈련이 주를 이루긴 해도 부족한 개인기를 연마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서귀포 강창학구장과 숙소 내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차례로 방문. 내년 아니 향후 10년 이 기대되는 두 포수를 마주했습니다. 강진성(21)-한승택(20)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 강진성[175cm/88kg/우투우타]
   경기고 출신 2012 신인드래프트 NC 4라운드(전체 33번)

 2년 간 퓨처스 리그에서 뛰다 지난해 12월 경찰야구단의 일원이 된 강진성은 이미 알려진 대로 KBO(한국야구위원회)심판위원 강광회(46)씨의 장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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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5일 강광회 심판은 역대 21번째 개인통산 1500경기 출장 달성으로 시상식에 나섰고 이날 강진성은 프로 입단 첫 1군 등록으로 아버지의 수상 장면을 지켜봤다
1994년 쌍방울에서 프로선수로 생활하다 1995년부터 심판으로 활동중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아 강진성도 학창시절 제법 방망이 좋은 내야수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신의 주포지션 3루수가 아닌 포수로 게임에 나왔습니다.
실제로 강창학 구장에서도 홈 플레이트 주변에서 한승택과 교대로 캐치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내야수에서 포수 전업
“5월 말쯤 구단에서 유승안 감독님께 포수로 바꾸면 어떻겠냐고 의향을 물었고 감독님께서 어깨 상태를 파악하신 뒤 나쁘지 않다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내야는 경쟁도 치열하고 또 외국인 타자 영입 가능성도 있잖아요. 나름 이쪽이 전망이 더 좋다고 생각해 그러기로 했죠. 아버지께서도 잘 했다 하시더군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포수로 뛴 경험이 있긴 했으나 고교시절부터 쭉 3루수로만 뛰었던 터라 처음엔 망설였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게 뭐지 하는 허탈한 마음이 컸어요.프로 와서도 줄곧 3루를 봤는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게 너무 막연했어요. 그래도 이럭저럭 시즌을 마치고 나니 이젠 어느 정도 적응 된 거 같아요. 물론 아직 멀었지만 말이죠.”
강진성은 올 시즌 총 82경기에 출전 122타수 39안타 타율 3할 2푼 6홈런 35타점 1도루를 기록했습니다. 삼진수가 9개에 불과합니다. 거포 자질에 빼어난 선구안까지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그는 포수로 수비를 갈아타면서 타격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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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경찰) 코치의 집중 훈련을 받고 있는 강진성-한승택
“야수는 글러브 하나만 챙기면 끝인데 포수는 여러 장비를 챙겨야 하잖아요.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허둥지둥했죠. 늘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게 힘들더군요. 송구 동작이 아직 내야수 감이 남아 있어 고쳐야 해요. 앞으로  연습 많이해야죠.”

 ○ 심판 아들이라는 특별한 굴레
경기고 2학년 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였지만  그 해 겨울 팔꿈치 수술로 3학년 진학 후에는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맘고생이 컸습니다. 
“아버지가 더 속상해 하셨어요. 전 저대로 아버지 기대만큼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더 스트레스 받고(웃음). 프로는 힘들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NC의 지명을 받은 거에요. 정말 너무 감사했죠.”
대를 물려 2세도 야구를 하면 대부분 아버지로서가 아닌 선배로서 조언도 해주고 넉넉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강광회 심판은 훨씬 더 열성적으로 아들을 챙겼습니다. 특히 직접 훈련을 진두지휘 하며 혹독하게 다뤄 야구계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습니다. 
“학교 훈련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버지의 특훈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남들 다 잘 시간에 말이죠. 할당량을 다 채워야 잘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버텼나 싶어요(웃음). 그래도 결과적으로 아버지 덕분에 프로에 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몸에 좋다는 거 다 챙겨주시고  웨이트의 중요성도 귀가 닳도록 알려 주시고 운동 외적인 부분도 큰 도움 주셨죠.”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사실 고교시절 강진성은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와 요구가 버겁다고 여러차례 속내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지금도 전화통화상으로는 달라진 거 없어요. 잔소리 진짜 많으시고(웃음) 그런데 막상 만나면 전혀 야구 얘기는 꺼내지 않으세요. 이젠 알아서하겠지 하고 믿어주시는 것 같아요. 어릴 땐 누구누구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싫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부담스러웠어요. 아버지 덕 본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잘하는 것 뿐이라는 걸 깨달았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젠 크게 의식하지 않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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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의 강진성-한승택
* 한승택 [174cm/83kg/우투우타 ]
   덕수고 출신 2013 신인 드래프트 한화 3라운드(전체 23번)
 

한승택의 행보는 여느 신인들과 달랐습니다. 체구는 작지만 민첩한 움직임과 활기 넘치는 플레이로 입단 후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응룡 감독의 시선을 끌었고 개막전 선발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고졸신인이 그것도 포수가 1군 엔트리에 그것도 개막전에 나선 건 국내 프로야구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출발로 그는 주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4월 19일 두산전에서 오재원과 홈에서 충돌로 왼 무릎 내측 인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그  이후 주춤했습니다. 총 24경기에서 33타수 1안타. 1군에서 뛰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타격이었고 수비에서도 가다듬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차세대 독수리군단의 안방마님으로 성장 할 것이라는 한화 구단과 야구팬의 기대감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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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경찰 합격 이후 예상치 못한 이적
그런데 꼭 1년 전 이맘때 쯤 그는 FA 후폭풍을 맞았습니다. FA자격을 쥔 이용규가 한화행을 선택, KIA가 보상선수로 그를 지목한 것입니다. 보호명단 속에 제외되어 있었던 이유는 경찰야구단 입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죠. 2년간 쓰지도 못할 저를 뽑으리라고는 구단도  상상하지 못했겠죠. 팀을 떠나는 게 많이 아쉬웠죠.  다들 잘 챙겨주셨는데 말이죠. 그런데 선배님들은 좋은 기회라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가치가 높다는 의미라면서 말이죠. 저도 어차피 2년 간 떠나 있어야 하는 거니까 딴 생각 말고 운동만 열심히 하자 다짐했죠. 그런데 벌써 1년이 흘렀네요.”
올 시즌 82경기 출장 133타수 39안타 타율 2할9푼 3리 1홈런 25타점을 기록했습니다. 프로 입문 첫해보다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투수들의 볼도 공략할 줄 알게 되고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읽게 됐다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 운 좋게 경찰야구단에 왔잖아요. 허송세월로 보낼 순 없죠. 실력 키워 더 발전해야죠. ” 
내년 9월 대전이 아닌 광주로 가야한다는 점에 살짝 긴장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홍)재호형 (박)기철이 형에게 몇 번 팀 분위기나 팀 돌아가는 전후 사정등을 물어봤죠. 그런데  재호형이 걱정 할 것 하나도 없다고 하던군요. 글쎄요? 급한 건 아니니까 내년 복귀 할 때 쯤 이런저런 소식 좀 알아봐야죠(웃음). 그런데 감독님도 새로 오시고 변화가 꽤 있지 않을까 싶네요.” 

 ○ 공격형 포수 되고자 체중 늘리고 힘 키우는 중
한승택도 강진성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대표 출신.  2013년 신인지명에서는 고졸 포수 중 가장 먼저 호명 되기도 했습니다. 정윤진(덕수고)감독의 가르침 아래 타격보다는 수비 쪽에 치중한 결과 송구,블로킹.도루저지 능력까지 고졸답지 않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선수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프로에 와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프로 와서 잘 해보자는 의욕만 앞선 나머지 체력 관리를 잘 못했어요. 살도 많이 빠지고 대신 몸은 가벼웠죠. 그런데 시즌 들어가선 몇 게임 뛰지 않아도 힘들더군요. 체력적으로 확실히 기존 선수들과 차이가 나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경찰 와서는 죽기 살기로 살을 찌웠죠. 여기 와서 거의 10kg 정도 체중이 불었어요. 하루도 쉬지 않고 웨이트도 하고 확실히 힘이 붙은 거 같아요. 물론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그건 연습으로 채워야죠. 올해 타율이 3할 좀 안되는데 내년엔 타격의 질을 높여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수비형 포수라 불렸는데 이젠 사양할래요. 방망이를 잘 쳐야 수비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잖아요.”
한승택은 수비 못지않게 타격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옆에 서 조용히 듣고 있던 강진성을 바라보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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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전경쟁? no!  win-win 효과 기대
내년 시즌 경찰야구단 포수로는 이들과 더불어 얼마전 입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사훈(롯데)과 김태우(NC)까지 총 4명. 하지만 전역을 앞둔 기수에게 기회를 먼저 주는 편이라 강진성-한승택이 돌아가며 주전 마스크를 쓸 공산이 큽니다. 
한 살 터울의 어린 포수들의 보이지 않는 주전경쟁이 은근 치열할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들은 ‘전혀’ 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나이 차 많은 선배보다야 (강)진성이 형이랑 같이 하는 게 훨씬 더 좋죠. 재미있고 서로 잘 통하는 편이에요. 잠신중학교 선배에요. 2년간 같이 야구했었고 아무래도 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입장이니까 자주 게임에 나가야죠. 딱 절반씩 나눠 뛰면 좋겠어요.”
“갑자기 포수로 돌리면서 고민 많았는데 (한)승택이가 많이 도와 줬어요. 경쟁? 그런 생각 없어요. 군 팀에서 굳이 그럴 이유도 없고(웃음) 지금도 승택이한테 배우고 있는 입장이거든요. 저로썬 가급적 많은 게임에 나가 경험을 쌓아야죠."
한승택은 강진성의 방망이를,강진성은 한승택의 수비 능력을 내심 부러워하는 듯 했습니다.
경찰야구단을 이끌고 있는 유승안 감독은 현역 시절 명포수로 명성을 떨친 바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기를 거친 선수 중에 양의지.최재훈(이상 두산) 장성우(롯데) 등 유독 포수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고졸 출신의 어린 나이에 군 입대, 한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강진성-한승택. 모쪼록 내년 시즌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성적을 다 꿰차고 웃으며 팀에 복귀하길 바랍니다. 누가 아나요?  이들도 향후 몇 백억의 FA 대박을 터트릴지. 


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혹사 방지를 위한 Pitch Smart 프로젝트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41117105155712&gid=110326
2014.11.17
민기자 칼럼

김광현과 양현종의 포스팅 과정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MLB 팀은 저마다 투수들의 부상, 특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인 '토미 존 수술'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로인해 어떻게든 투수 자원을 많이 확보하려는 추세이고 그 일원으로 두 한국 투수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MLB 사무국에서도 올들어 선수의 건강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투수들의 부상이 점점 잦아진데다 특히 호세 페르난데스, 맷 하비, 맷 무어 등 MLB의 미래를 짊어질 영건들이 잇달아 수술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츠버그 헌팅턴 단장은 MLB 개막전 로스터에 든 투수 중에 3분의1 정도가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는 끔찍한 통계도 내놨습니다.
급기야 MLB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 구성을 지시했고 미국 야구협회와의 협조 아래 '현명한 투구(Pitch Smart)' 프로젝트를 제작,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mlb 신성 투수인 호세 페르난데스, 맷 하비, 맷 무어는 20대 중반 전에 모두 팔꿈치 수술을 받았습니다. >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안전하게 투구 연습을 하고 경기에 등판해서 큰 부상을 방지하는데 있습니다. 선수와 부모와 그리고 지도자들에게 혹사로 인한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령에 따른 투구 수와 등판 간격, 투수의 관리법 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pitchsmart.org에 가면 누구나 자세히 내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MLB는 지난 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단장 회의에서 이를 발표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조 토리 전 감독이자 현 MLB 야구 운영 부사장은 "심층적인 조사를 했다. 의학계의 전문가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아주 기본부터 모든 것을 차근차근 살폈다. 처음으로 야구계에 팔꿈치와 어깨 부상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조언을 제시하려고 한다. '피치 스마트 프로젝트'가 우리 야구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피치 스마트에 따르면 미국 아마 야구의 투수 혹사 사례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문 의료팀과의 긴밀한 협력 하에 완성된 이 프로젝트에서 지적한 부상 위험이 커지는 요인들을 살펴보면 아마추어 야구, 학생 야구가 활성화된 국내 야구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아마 야구는 물론 심지어 프로야구에서조차 혹사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즌 중에는 물론이고 쉬어야할 시기에 쉬지 못하는 문제도 계속해서 대부분 프로 팀에서 논란이 돼 왔습니다. 안 그래도 투수력이 약화로 '타고 투저' 현상이 두드러지고, 내년이면 팀 당 144경기를 치러야하는 마당에 특히 투수들의 부상 방지는 앞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 부상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들 >
▶피로한 상태에서 피칭- 경기 중, 시즌 중, 그리고 연중 내내 피로감의 신호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미국스포츠의학협회(ASMI)에 따르면 청소년기 투수 중에 팔이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던진 경우 팔꿈치가 어깨 수술 비율이 36배나 높아졌다.

▶한 해 동안에 너무 많은 이닝을 던짐

- ASMI 조사에 따르면 한 해라도 1년에 1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100이닝 이하로 던진 투수보다 부상 확률이 3.5배 높아졌다. 경기 뿐 아니라 트라이아웃 등 어떤 상황에서의 피칭 이닝도 연간 100이닝에 포함돼야 한다.

휴식기의 부족 -1년에 8개월 이상을 던진 투수는 수술을 요하는 부상을 입을 확률이 5배나 커지는 것으로 ASMI 조사 결과 밝혀졌다. 1년에 2-3개월은 아예 공을 잡지 말아야하며, 적어도 4개월은 경기에 등판하면 안 된다. 아마 선수의 13.2%가 8개월 이상 리그 등에서 투수로 뛰는 것으로 드러났다.

▶너무 많은 투구수와 휴식 부족 -

한 경기나 1주 간격, 그리고 1년을 따져서도 어린 투수들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은 혹사, 즉 너무 많이 던지는 것이다. 한 경기에서 많은 투구를 하고 등판 사이에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투수가 부상 위험도가 훨씬 커진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의학적인 연구에서 적절한 투구수를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투구수를 정확히 제한한 2011년 리틀리그 프로그램은 부상을 50%나 감소시켰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구수 제한을 정하고 그것을 시즌 내내 정확히 지키는 것이다.
조사 결과 미국 아마 선수 중에 45%가 투구수 제한 규정이 없거나 지켜지지 않는 리그에서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투

- 투구수에 상관없이 가능한 한 이틀 연속 등판은 삼가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틀 연속 투구한 투수는 그렇지 않은 투수보다 팔의 통증이 2.5배 증가한다. 미국 아마추어 투수의 43.5%가 연투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수 외의 과도한 던지기

- 투수는 포수를 함께 맡아서는 안 된다. 포수는 투수를 제외한 다른 어떤 포지션의 선수보다 많이 던지기 때문이다. ASMI 연구에 따르면 투수가 아닌 아마추어 포수의 경우도 다른 야수들보다 팔 부상의 위험도가 2.7배 높아졌다.

▶동시에 여러 팀에서 뛰는 것

- 동시에 두 팀 이상에서 뛸 경우 투구 카운트나 휴식 등을 제대로 모니터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상 위험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학생 선수 중에 30.4%가 리그가 겹치거나 동시에 다른 팀에서 투수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는 하루에 두 경기에 등판하기도 했다.

▶몸 다른 부위의 부상을 안고 피칭

- 부상 후에 복귀는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발목 부상이나 다리 근육 염좌 등 팔과 무관한 부상도 투수의 동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투구 동작에 변형이 오면 팔에 훨씬 압박이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체력과 컨디션 유지 운동은 필수 -

체력과 컨디션 훈련을 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어깨와 팔꿈치 운동이다. 팔의 근력과 유연성 부족이 심각한 팔 부상과 직관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에서 이미 드러난 바 있다.

▶트라이아웃의 위험성 -

흔히 쇼우케이스(showcase)라고 불리는 대학 코치나 프로 스카우트 앞에서 펼치는 행사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기회지만 특히 오프 시즌에 하는 트라이아웃은 부상 위험이 아주 크다. 평소 시즌 때 경기를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고 너무 무리하게 세게 던지려다 부상이 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린 나이에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

연구에 따르면 어린 나이에 커브를 던지는 투수는 팔의 통증을 느끼는 비율이 1.6배 높았고,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는 팔꿈치 통증을 느끼는 비율이 86%가 많았다.

▶레이더건 -

레이더건 자체가 팔의 부상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더 빠른 구속을 찍겠다는 욕심으로 점점 더 세게 던지려다보면 부상으로 이어질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들어본 적이 있고,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에서도 야구계 전체에 우려를 자아낼 정도이고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선수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야구협회의 폴 세일러 회장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레벨이든 미국 야구계에서 뛰는 선수들의 안전이다. MLB와의 협조 하에 앞으로 더욱 안전하고 더 나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도록, 그런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보다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고 MLB.com과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또 한 가지 미국 야구계에서 우려하는 점은 토미 존 수술에 대한 잘못된 시각입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 마치 팔의 통증에 대해서는 만병통치고 심지어 수술을 하고나면 구속이 더 빨라진다는 믿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수술은 100% 회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며, 회복에는 적어도 1년 이상의 혹독한 재활 과정을 견뎌내야 합니다. 어린 학생 선수들이 너무 쉽게 수술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또한, 수술 후 피칭 능력을 다시 찾는다 해도 10년 정도 지나면 팔꿈치 재부상 가능성이 재기되기도 하는 만큼 토미 존 수술은 전문가의 철저한 진단을 받아 마지막 수단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 MLB 의료 관계자들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야구 선수, 특히 투수의 혹사는 국내 아마추어나 프로야구에서도 오랜 기간 논란이 돼 왔습니다. 특히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부자유스런 동작으로 반복해서 사용하는 투수의 경우 부상 위험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타자들 역시 반복되는 경기와 훈련으로 신체의 다양한 부분에 무리가 와 시즌이 거듭될수록 잔부상을 달고 사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든 큰 부상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면 훈련만큼이나 예방과 휴식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사회인 야구도 대단히 활성화됐기 때문에 아마 선수들도 반드시 참고해야할 사항들입니다.
특히 학생 야구 선수들은 어려서 혹사를 당하면서 정작 프로 무대에 가면 곧바로 수술을 받거나 재활을 거치는 선수가 심각할 정도로 많습니다.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혹사 정도가 훨씬 덜하다고 하는데도 이렇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야구계 전체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전한 학원 야구와 아마 야구의 발전과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프로 야구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우리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신경을 써야할 부분입니다.

끝으로 Pitch Smart에서 제공하는 연령에 따른 적정 투구수와 휴식 일정표를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espn.com, MLB.com, baseballreference.com, fangraphs baseball, Wikipedia, baseballprospectus.com, Bleacher Report, minkiza.com 등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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