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5
기사제공 : 송민구 칼럼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거포로 성장한 박병호)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팬들에게는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주고, 상대팀에게는 스윙 한번으로 비거리 만큼이나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홈런이 많았던 해에는 항상 관중이 많았으며, 홈런 타자들의 경기에는 항상 관중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일례로 2003년에는 팬들이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해 잠자리 채 까지 사서 야구장에 입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홈런에 대해서, 기록에 나타나는 숫자 외에 크게 알려진 것은 없다. 간간이 어떤 코스의, 또는 어떤 구종에서 홈런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들을 수는 있었으나, 자세한 수치를 내놓는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에서는 지금까지 잘 알수 없었던 ‘홈런’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본다.
1.좌타자와 우타자, 어느 방향의 홈런이 많을까?
힘이 좋은 타자들은 밀어쳐서도 공을 외야 펜스 너머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리그에서 그정도의 힘을 가진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홈런의 대부분은 타자의 방향, 즉 우타자의 경우 좌익수쪽, 좌타자의 경우 우익수쪽으로 가게 마련.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우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이 좌익수쪽(73.3%)으로 갔으며, 좌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은 우익수쪽(71.1%)으로 갔다. 즉 밀어쳐서 나오는 홈런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홈런은 그렇지 않다는 것. 최형우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우익수쪽, 박병호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좌익수쪽 자리를 잡아 앉아 있는것이 조금이나마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우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이 좌익수쪽(73.3%)으로 갔으며, 좌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은 우익수쪽(71.1%)으로 갔다. 즉 밀어쳐서 나오는 홈런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홈런은 그렇지 않다는 것. 최형우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우익수쪽, 박병호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좌익수쪽 자리를 잡아 앉아 있는것이 조금이나마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2,변화구와 직구, 어디서 홈런이 많이 나올까?
변화구와 직구, 시속 160km의 패스트볼과 시속 100km의 커브볼은 홈 플레이트에 도달하기 까지 0.25초 정도의 시간차이를 보인다. 160km 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 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0.38초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시간차가 있는 셈. 그래서 ‘변화구를 칠 때의 홈런수가 직구를 칠 때보다 많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그러할까. 아래는 2013시즌 메이저리그의 전체 홈런을 투수의 구속 별로 나눈 것이다.

위 그래프에 나타나는 대로, 시속 140km를 넘는 공의 비율이 그 이하에 비해 월등히 많다. 수치로 따지면, 140km이상의 공을 쳐 홈런이 된 공의 비율이 61.2%정도. 140km이상의 공 중에서도 물론 슬라이더, 스플리터 같은 공들이 있을 수 있기에, 한국에서 ‘직구’라 통용되는 포심, 투심 패스트볼만을 따로 묶어 ‘직구’라는 항목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변화구’로 묶어 그 비율을 조사해 보았다.
홈런 중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
직구 - 51.9% / 변화구 - 48.1%
직구 - 51.9% / 변화구 - 48.1%
2013시즌 전체 투구수
직구 - 49.1% / 변화구 - 50.9%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비율
직구 - 0.67% / 변화구 - 0.60%
직구 - 49.1% / 변화구 - 50.9%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비율
직구 - 0.67% / 변화구 - 0.60%
홈런 중에서의 비율로 따지자면 직구를 쳤을 때의 홈런개수가 변화구를 쳤을 때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하지만 리그 전체에서 직구의 구사비율이 높다면, 이것을 그대로 ‘직구의 홈런 비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올시즌 전체 투구수에서 직구의 비율을 조사해 보았고, 이에 따른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의 비율을 다시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직구는 1000개당 6.7개, 변화구는 1000개당 6개의 꼴로 홈런이 터져나왔다.(1000개당 6개 정도라 하여 아주 적게 들리지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동안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총 개수는 약 70만개 정도. 그래서 시즌당 4300~4500개, 경기당 1.7~1.9개의 홈런이 생산된다.)
하지만 리그 전체에서 직구의 구사비율이 높다면, 이것을 그대로 ‘직구의 홈런 비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올시즌 전체 투구수에서 직구의 비율을 조사해 보았고, 이에 따른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의 비율을 다시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직구는 1000개당 6.7개, 변화구는 1000개당 6개의 꼴로 홈런이 터져나왔다.(1000개당 6개 정도라 하여 아주 적게 들리지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동안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총 개수는 약 70만개 정도. 그래서 시즌당 4300~4500개, 경기당 1.7~1.9개의 홈런이 생산된다.)
넓은 의미의 패스트볼(패스트볼의 범주에 스플리터, 커터, 싱커가 포함)로 따지자면 홈런 중 패스트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지지만, 한국적 의미의 ‘직구’와 ‘변화구’로 따지면 둘 사이의 차는 크지 않다는 점. 참고로 코스별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은 아래와 같다.

스트라이크존 위쪽에서는 직구를 쳐서 홈런을 만들어낸 비율이 높았으나, 타자의 벨트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변화구의 비중이 높았다.
3.정중앙 코스는 홈런의 제물일까
투수들이 왠만해서 던지려 하지 않는 코스. 바로 스트라이크 정중앙이다. ‘실투’로 여겨지는 이 코스는 타자가 좋은 타구를 날리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런에 있어서는 약간 다를 수 있는데, 개인의 스윙 궤적에 따라 낮은 공을 선호하는 선수도 있고, 벨트 높이 위쪽의 높은 공을 선호하는 선수도 있다. 아래의 좌/우타자별 전체 홈런 개수를 보자.(그림의 왼쪽이 우타자의 타석, 오른쪽이 좌타자의 타석)

좌우타자 할것 없이, 역시나 정중앙은 홈런의 지름길이다. 정중앙으로 던진 공의 홈런 개수가 가장 많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좌타자들의 홈런분포이다. 우타자들은 안쪽 코스의 홈런비율이 바깥쪽 보다 높았던 반면, 좌타자들은 그 반대이거나 거의 비슷한 편이었다. 투수들은 좌/우타자 가릴것 없이 바깥쪽 승부를 선호하기에 바깥쪽 코스의 홈런(비율이 아닌) 개수가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타자는 안쪽 코스의 홈런 개수가 많았다는 점은 그만큼 메이저리그 장타자들이 당겨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은, 중앙으로 던지면 크게 맞는다는 점.
4.발사 각도는 어느정도의 영향을 줄까
타격은 순간적인 접촉을 통해 공의 운동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는 운동이기에 굉장히 많은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홈런을 치는 경우라면 더욱. 140km로 들어오는 공을 145km로 되받아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임팩트 순간은 0.001초정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홈런은 이러한 ‘되받아치는’ 순간에 더해, ‘적정 발사각’을 요구한다. 아무리 잘 받아쳐 본들, 공이 땅으로 향한다거나 하늘 높이 치솟아 버린다면, 결과는 뻔하다. 내야 뜬공 또는 땅볼. 그래서 타자가 공을 시속 144km로 되받아친다고 가정했을 때, 발사각도에 따른 비거리를 계산해 보았다.(해발 0미터, 온도 24도, 습도 50%를 기준으로 함)
하지만 홈런은 이러한 ‘되받아치는’ 순간에 더해, ‘적정 발사각’을 요구한다. 아무리 잘 받아쳐 본들, 공이 땅으로 향한다거나 하늘 높이 치솟아 버린다면, 결과는 뻔하다. 내야 뜬공 또는 땅볼. 그래서 타자가 공을 시속 144km로 되받아친다고 가정했을 때, 발사각도에 따른 비거리를 계산해 보았다.(해발 0미터, 온도 24도, 습도 50%를 기준으로 함)

(공을 치는 순간 공의 회전방향이 바뀌면서, 지금까지와 반대의 회전력이 작용하게 되는 관계로 45도의 발사각 보다는 30~35도 사이의 발사각에서 좀더 높은 비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발사각 15도 정도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같은 속도라 해도 멀리 나가지 못한다. 가장 많은 비거리를 기대할 수 있는 발사각은 30~35도 사이이며,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그 차이는 꽤나 크다.
타자가 0.001초의 찰나에 ‘아 이번엔 이공을 33도로 쳐야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에 30~35도 사이의 발사각을 보인다면 홈런이 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것.
참고로, 매 시즌 꼭 한두번은 나오는 ‘라인드라이브성 홈런’, 즉 거의 직선을 그리며 홈런이 되는 타구들이 있는데, 이들은 보통의 타구보다 속도가 현저히 빠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라는 것이 이미 정타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의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는데, 발사각 20도로 외야펜스를 3.3초 이내에 넘기는 타구를 만들려면 타격 시점에서 타구의 속도는 시속 110마일, 즉 시속 176km에 육박해야 한다.
타자가 0.001초의 찰나에 ‘아 이번엔 이공을 33도로 쳐야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에 30~35도 사이의 발사각을 보인다면 홈런이 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것.
참고로, 매 시즌 꼭 한두번은 나오는 ‘라인드라이브성 홈런’, 즉 거의 직선을 그리며 홈런이 되는 타구들이 있는데, 이들은 보통의 타구보다 속도가 현저히 빠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라는 것이 이미 정타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의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는데, 발사각 20도로 외야펜스를 3.3초 이내에 넘기는 타구를 만들려면 타격 시점에서 타구의 속도는 시속 110마일, 즉 시속 176km에 육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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