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연봉으로 살펴본 KS,부자군단 삼성VS고효율 두산

출처: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1257219.htm
2013.10.21
김경윤기자


삼성-두산 KS 주력선수 연봉 비교표 / 스포츠서울

올시즌 9개 구단 연봉 총액 1위를 기록한 삼성과 3위에 오른 두산(55억 1700만원)이 한국시리즈(KS)에 나란히 진출했다. 양 팀 모두 프로야구 9개 구단 평균 금액을 웃도는 자금을 투입했고, 이에 걸맞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내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은 고액 연봉자들이 이름값을 했지만 두산은 저연봉 선수들의 활약상이 더 뛰어났다.


◇삼성과 두산, 들인 돈은 비슷했다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3.7% 오른 67억 1200만원을 투입했다.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60억원이 넘는다. 최하위 NC(24억 5100만원)에 비해 2배가 넘는 인건비를 지불했다. 삼성의 선수 평균 연봉은 1억 2204만원이다. 이 역시 1위다. 두산은 55억 1700만원(3위)을 투자했다. 지난해에 비해 1.4% 올랐다. 두산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31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KS 엔트리에 합류할 주요 주전 선수들의 연봉을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의 예상 출전 선수들의 총 몸 값은 두산의 2배가 넘는다. 삼성은 정확한 투자를 했고, 두산은 저연봉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고 할 수 있다.


◇저연봉 선수들이 활약한 두산


두산은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기여도가 높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유희관이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2600만원. 프로야구 최저연봉(24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는 이번 KS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투수 변진수(4500만원), 오현택(3000만원), 윤명준(2400만원)이 예상 밖의 깜짝 활약을 펼쳤고, 포수 최재훈(3500만원), 야수 김재호(7000만원), 오재일(5000만원), 최주환(5000만원), 민병헌(5200만원)도 자신의 몸값을 뛰어 넘는 역할을 했다. 많은 돈을 받고도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도 있다. 김선우(5억원), 정재훈(3억5000만원)은 포스트시즌(PS)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다. 김현수(3억1000만원)는 부상여파로 KS 초반 선발 출전이 불투명하고 김동주(7억원), 이혜천(2억원)은 아예 PS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고연봉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삼성


삼성은 고연봉 선수들이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이번 KS에서도 고연봉자들의 어깨가 무겁다. 끝판왕 오승환(5억5000만원)을 비롯해 10승 트리오 배영수(4억5000만원), 장원삼(4억원), 윤성환(3억원), 불펜핵심 안지만(3억원), 권혁(2억 2000만원)이 대표적이다. 주전 야수들의 몸값도 ‘억소리’가 난다. 이승엽(8억원), 진갑용(4억원), 박한이(3억5000만원), 박석민, 최형우(이상 2억8000만원) 등 5명의 야수가 받는 총 연봉이 전 선수단 연봉의 30%가 넘는다. 이번 KS에서 뛸 것으로 예상되는 저 연봉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대폭적인 연봉 삭감의 아픔을 겪은 채태인(5000만원), 배영섭(8500만원)과 정형식(6000만원)이 있다. 부상을 입은 김상수와 조동찬을 대신해 정병곤(2700만)과 김태완(7000만원)이 뛴다. 마운드에선 심창민(6000만원)이 비교적 적은 연봉을 받는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이창호의 야구, 야구인]아버지와 아들, 이토와 최재훈

출처: http://news.hankooki.com/lpage/sports/201310/h2013102116224391670.htm
2013.10.21
이창호기자

이토를 만나 야구 보는 눈을 바꾸다, 가을의 지배자가 되다


두산 포수 최재훈이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앉아 야수들에게 투 아웃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보는 사람들마다 아버지와 아들 같다고 했어요."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올해 '가을 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포수 최재훈(24)의 이야기가 나오자 서슴지 않고 말한다. 올해부터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령탑을 맡아 라쿠덴과 퍼시픽리그 클라이막스 파이널 스테이지를 치르고 있는 이토 쓰토무(伊東 勤·51) 전 두산 수석코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재훈은 이토 코치가 생각날 때면 "함께 있을 때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저 역시 아버지처럼 따랐어요. 그 때는 내가 아들이 된 느낌이었죠"라며 털어놓곤 한다.

'아버지와 아들-'

두산의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최재훈의 성장 스토리 속에서 이토 코치의 역할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아니면 그만 두고 다른 삶을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시절, 정신적 멘토였을 뿐 아니라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준 길잡이였다.

▶ 두산의 '가을 야구'를 지배하는 포수 최재훈

최재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9게임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 때 선발에서 빠진 뒤 교체 멤버로 출전했을 뿐이다. 나머지 7게임은 당당하게 주전으로서 홈플레이트를 지켰다. 

올해 포스트시즌 9게임에서 25타수에 홈런 1개를 포함한 7안타로 타율 2할8푼과 2타점, 희생타 3개, 몸에 맞는 공 2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때는 0-1로 뒤진 6회말 1사 1루에서 밴 헤켄으로부터 좌중간 외야 관중석에다 역전 결승 2점포를 날려 벼랑 끝에 몰린 곰에게 기사회생의 기회를 안겨 주었다. 

최재훈은 그동안 양의지보다 타격이 약해 백업 멤버에 머물렀지만 이 한방으로 방망이도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최재훈의 진짜 능력은 공격보다 수비에 있다. 천부적으로 강한 어깨에서 쏘아대는 2루 송구 뿐 아니라 정확하고 과감한 판단력으로 상대 작전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하고, 공격의 맥을 끊어내기도 한다. 

20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이 1-0으로 아슬아슬 앞서가던 3회초 무사 1루에선 9번 윤요섭의 투수 앞 보내기 번트 때 빠르고, 크고 분명한 동작으로 타구를 잡은 유희관이 매끄럽게 2루 송구를 할 수 있도록 콜 플레이를 했다. 중전 안타로 출루했던 손주인은 2루에서 포스 아웃. LG는 동점 기회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4회초 무사 1, 2루에서도 5번 이병규의 투수 앞 보내기 번트가 나오자 주저하지 않고 3루 송구를 지시해 2루 주자 이진영을 잡아냈다.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포수가 단순하게 투구의 공만 받아주는 역할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라운드를 지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줬다. 

투수 리드와 볼 배합도 만점이었다. 타자들의 고정된 머리 속 계산을 역으로 이용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재훈은 무명이다. 

2008년 덕수고를 졸업했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는 팀이 없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선수로 여겼다. 결국 두산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주목 받지 못하다 2010년 경찰청에 복무하면서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2011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타율 3할3푼3리와 홈런 16개, 타점 79개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2012년 두산에 돌아와 세이부 감독에서 물러나 쉬고 있다가 한국 무대를 밟게 된 명포수 출신의 이토 코치를 만나 잠재 능력을 끌어올렸다. 

▶ 일본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이토, 한국에서의 좌절 

이토 코치는 1982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위로 세이브에 입단해 22년 동안 현역 생활을 하는 동안 11차례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고, 퍼시픽 리그 우승 14회와 8번 재팬 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낸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4년 은퇴와 함께 세이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1점이 소중한 야구', '1점을 지키는 야구'를 강조하면서 그 해 12년 만에 재팬 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그러나 그 후 계속된 성적 부진으로 2007년 감독에서 물러나 해설가로서 야구의 폭을 넓히다 두산에서 '러브 콜'을 하자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땅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토는 두산의 수석코치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2012년 큰 꿈을 안고 한국 생활을 시작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야구와 현실 속의 한국 야구와는 차이가 컸다. 우여곡절을 겪었다. 수석 코치로 출발해 시즌 도중 수석 코치와 타격 코치를 겸직하다 다시 이름 뿐인 수석코치로서 남아야 했다. 

결국 "한국 야구를 바꿔보고 싶다"던 생각을 내려놓고 한발 물러섰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타격 코치를 그만둘 때는 "사실상 강등"이라고 쿨하게 인정했고, 포수 조련에 집중했다. 

▶ 두산에서 찾은 희망, 신고 선수 출신의 무명 포수 최재훈 

이 때부터 오죽하면 '이토는 (최)재훈이 하고 만 논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토 코치는 최재훈에게 애정을 쏟았다. 때론 따끔하게 혼냈고, 때론 덕아웃에서도 장난을 치며 살갑게 지냈다.

"너에게 전부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 "내가 갖고 있는 포수에 관한 것을 3분의 1은 꼭 전수 하겠다"고도 했다. 그럼 최재훈은 "모두 뺐겠다"며 스스럼없이 대꾸하면서 이토를 졸졸 따라다녔다. 

이토는 최재훈에게 포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 체력 뿐 아니라 경기를 보는 방법, 볼 배합하는 요령, 타자와 수 싸움하는 법, 사인 내는 법 등에 대해 두루 지도했다.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의 차이 탓에 벽에 부딪히면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재훈은 잘 따라 했다. 어느 날 이토 코치는 최재훈을 라커룸으로 불러 "홈런을 맞은 것은 너의 실수"라고 날 선 지적을 한 뒤 "반성해"라는 말만 던지고 돌아섰다. 이토 코치가 야속하고 무서웠지만 곧 훌훌 털어냈다. 다음 훈련 때는 다시 웃는 얼굴로 찾아가 이토 코치의 지도에 따라 비지 땀을 흘렸다. 

최재훈은 한 때 "나는 주전감도 아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며 회의에 빠졌다. "야구를 계속해야 하나"하며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토가 남긴 한마디, "너는 나를 뛰어 넘을 선수" 

그러나 이토 코치를 만나 "너는 나를 뛰어 넘을 선수"라는 격려를 받았다. 자신감이 생겼고, 당당함을 알게 됐다. 또 "실수는 털어버리고 담담하게 야구해라, 항상 겸손해야 더 잘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마음 속 깊이 새겨 놓았다.

최재훈은 이토를 만나 포수로서 생각하는 방법을 바꿨다. 바꾼 생각은 이제 그라운드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 '가을 야구'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소중한 별로 자리 잡았다.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도 '가을 야구'가 한창이다. 이토 롯데 감독도 최재훈의 소식을 듣게 되면 환한 미소를 머금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이 땀 흘리며 쌓아 온 '사나이의 정과 약속'을 뜨겁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한국아이닷컴 이창호기자 chang@hankooki.com



[KS] ‘일등공신’ 최재훈, “저 아직도 멀었어요”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09709557
2013.10.22
OSEN= 박현철 기자

[OSEN=박현철 기자] “제가 잘한다고 생각지 않아요. 제가 먼저 그런 생각을 갖게되면 결국 제 하락세를 스스로 만드는 꼴이 될 테니까요”.

위력적인 도루 저지와 허를 찌르는 투수리드. 준플레이오프 승부처 역전 결승포에 플레이오프에서는 크로스플레이에서 주자를 피하지 않는 투혼으로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그러나 더욱 높이 평가받을 만한 부분은 바로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는 투지와 겸손함이다. 5년 만의 팀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포수 최재훈(24, 두산 베어스)은 “저 아직 멀었어요”라며 더욱 고개를 숙였다.

2008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신고선수 입단한 최재훈은 2010~2011년 경찰청 2년 복무 동안 유승안 감독 등 경찰청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으며 1군에 걸맞는 선수로 자라났다. 지난해와 올 시즌 주전 양의지를 보좌하는 백업 포수로 경험을 쌓은 최재훈은 후반기 허리 통증과 체력 고갈로 인해 흔들린 양의지를 대신해 포스트시즌 마스크를 쓰고 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서 2할9푼4리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최재훈은 LG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서 2할5푼의 타격 성적을 남겼다.



최재훈이 돋보인 부분은 바로 수비 능력. 상대 타자들의 약점을 찌르는 리드로 두산의 큰 힘이 된 최재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는 도루 저지 능력으로 넥센 주자들의 그린라이트 특권을 대폭 줄였다. LG와의 플레이오프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는데 특히 3차전 정성훈과 이병규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한 주자들과의 충돌에도 공을 놓지 않고 아웃을 이끄는 투혼을 발휘했다. 3차전 5-4 신승을 거둔 뒤 최재훈은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했으나 이튿날에도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고 5-1 승리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은 팬들과 미디어의 집중도 차이가 확실히 다르다. 실수를 하면 엄청난 비난 공세를 받지만 좋은 플레이에는 칭찬의 정도가 굉장히 높아진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2연속 업셋을 이끈 최재훈을 향한 야구 관계자들의 팬들의 극찬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수 본인은 “아직도 멀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저는 제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스스로 ‘나 잘하고 있어. 이 정도면 잘 하는 거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결국 기량 성장폭과 페이스의 저하를 제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아직 멀었어요”.

예전부터 최재훈은 야구 욕심이 컸고 또 그만큼 훈련량도 대단했다. 지난해 두산 수석코치를 맡았던 이토 쓰토무 현 지바 롯데 감독은 고마키 유이치 불펜코치와 함께 최재훈을 괴롭히는 듯이 맹훈련을 시켰다. 그냥 괴롭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러다 울겠다 싶을 정도의 강훈련이었다. 그러나 최재훈은 꾹 참고 이를 모두 소화했다. 이토 감독은 최재훈을 괴롭히며 웃으면서도 “저 녀석은 훗날 한국의 국가대표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재훈을 칭찬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토 감독이 블로킹, 도루 저지, 크로스 플레이 등 포수로서 기본적인 수비 능력을 강조했고 현재 두산 배터리 코치를 맡고 있는 강성우 코치는 상대 약점을 찌르는 데 대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최재훈은 강 코치의 지도에 따라 상대를 괴롭히는 포수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원래 경기 중 고생이 많고 훈련 강도도 높은 포수 포지션이지만 최재훈은 군말없이 훈련들을 모두 소화했고 지금은 팀을 살리는 숨은 영웅이 되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 선수가 자신을 둘러싼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섣불리 부화뇌동되고 더 클 수 있는 선수가 아쉬운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도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야구 원로는 “팬들이 좋아한다고 그에 만족하고 자만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결국 이는 리그의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최재훈은 어깨를 으쓱하기보다 “난 더 해야 한다”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farinelli@osen.co.kr


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두산 최재훈, 홍성흔과 추억 간직한 채 꿈 키워

출처: http://sports.donga.com/SPORTS/3/all/20131020/58343484/3
2013-10-21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두산 최재훈, 홍성흔과 추억 간직한 채 꿈 키워

올 시즌 초 어느 날이었다. 두산 홍성흔(37)이 라커룸에 앉아 있을 때, 최재훈(24)이 살며시 다가왔다. 최재훈은 지난해까지 롯데에 몸담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대선배에게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쑥스러운 듯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그가 내민 빛바랜 사진 한 장에는 둘의 13년 전 추억이 깃들어 있었다.


2000년 5월 5일이었다. 지금은 지명타자로 뛰고 있지만 한때 국가대표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홍성흔은 두산의 안방마님으로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짝이 된 한 초등학교 야구선수가 서 있었다. 홍성흔의 머릿속에선 이미 지워진 기억이었지만, 그 초등학교 꼬마 어린이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한 손에 풍선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홍성흔의 손을 꼭 잡고 식전행사를 지켜보고 있던 그 소년이 바로 최재훈이었다. 최재훈은 그날 이후 이 사진을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며 ‘홍성흔 같은 포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홍성흔은 13년 전 추억을 되살려준 최재훈이 무척 고맙고 같은 팀에 선수로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 그 사진을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에 다시 담았다.

최재훈은 고교 졸업 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고난의 시절을 거쳐 올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는 LG와의 PO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한껏 증명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