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31일 금요일

박찬호 발차기 추억을 회상하는 LA 다저스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09607862
OSEN= 손용호 기자
2013.05.31



[OSEN=이슈팀]LA 다저스가 박찬호의 이단 옆차기 사건의 추억을 회상 했다.

LA 에인젤스와 ‘프리웨이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둔 LA 다저스는 구단 공식 트위터에 박찬호의 이단 옆차기사진을 '박찬호가 팀 벨처에게 드롭킥을 날리다'라는 설명과 함께 올리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다저스가 류현진 인기 상승에 따라 같은 한국인인 박찬호 발차기를 그 당시 상대팀이었던 에인절스 경기에 앞서 구단 공식 트위터에 올려놓는 재치를 발휘한 것.

하지만 박찬호(38, 오릭스)의 메이저리그 시절 이단 옆차기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불명예 행동 중 하나로 뽑혔다.

2011년 미국 스포츠전문 웹진 <블리처리포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용서할 수 없는 행동 50'을 선정하면서 44위에 박찬호의 발차기를 올려놓았다.

'박찬호가 팀 벨처에게 드롭킥을 날린다'는 제목의 이 글은 지난 1999년 6월 6일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가 애너하임 에인절스 투수 팀 벨처를 향해 이단옆차기를 하는 사진까지 함께 실었다.

박찬호가 맷 월벡에게 만루포를 맞은 다저스가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0-4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박찬호는 상대 선발 벨처의 2구를 1루쪽 보내기 번트로 연결했다. 타구를 잡은 벨처는 1루로 뛰던 박찬호의 가슴을 강하게 태그, 아웃시켰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벨처는 멈춰서던 박찬호의 오른팔을 감으며 뭐라고 말을 던졌다. 그러자 박찬호는 발끈하며 왼팔꿈치로 벨처의 얼굴을 거세게 밀쳐낸 뒤 곧바로 이단옆차리를 날린 것이다. 그러자 순식간에 양팀간 집단 난투극으로 번졌고 박찬호는 퇴장 명령을 받았다. 박찬호는 최근 이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리처리포트> 역시 이 부분을 언급했다. 하지만 몇몇 설명이 더 덧붙여졌다. 박찬호가 앞서 랜디 벨라드를 맞혔고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뒤에는 이에 불만을 가져 다시 벨라드를 맞혔다는 것이다. 결국 박찬호의 위협구가 이날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이는 맞지 않다. 박찬호가 벨라드 몸쪽으로 날아가는 볼을 던진 것은 맞지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찬호의 발차기 사건은 얼마전 메이저리그 역대 최악의 난투극 톱10으로 뽑히기도 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용서할 수 없는 행동 1위는 흑인을 리그에 들이지 않은 인종차별 정책이 꼽혔다. 메이저리그는 1947년 재키 로빈슨을 인정할 때까지 수많은 흑인 야구 인재들을 놓쳤다./photo@osen.co.kr



국대 출신 포수 홍성흔, 강민호 쿨하게 인정한 사연

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롯데를 떠나보니 강민호가 얼마나 대단한 포수인지 알겠다."

한때는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며 포수 신분으로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홍성흔(37)이 후배 포수 강민호(28·롯데)를 치켜세웠다. 홍성흔은 "같은 팀에 있을 때에는 못 느꼈는데 상대팀으로 만나니 다들 왜 강민호를 대단하다고 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면서 "이번 수싸움에서는 내가 졌다"고 깨끗하게 인정했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홍성흔은 후배의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홍성흔은 이번 주중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16타수 2안타의 성적을 올렸다. 3연전의 마지막날인 30일 안타 2개를 때려내기 전까지 그는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홍성흔은 "물론 롯데 투수들이 잘 던지기도 했지만, (강)민호의 투수 리드와 경기 풀어가는 능력, 수싸움이 상당히 좋았다"고 칭찬했다.

홍성흔과 강민호는 작년까지 4년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8시즌 이후 첫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한 홍성흔이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했기 때문. 홍성흔과 강민호는 롯데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홍성흔은 지난 2007년 허벅지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벗고 지명타자로 전향했지만, 롯데에 있는 내내 강민호에게 수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홍성흔은 "내가 롯데에 있을 때 민호한테 '야, 너는 그것밖에 못하냐'며 엄청 구박했었다"면서 "그때는 왜 그렇게 민호가 부족해 보였는지, 그게 선배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홍성흔은 지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포수로 4번의 국제대회에 나섰다. 그곳에서 2개의 금메달과 2개의 동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홍성흔을 놀래 킨 강민호의 능력은 또 있었다. 그는 "내가 타석에 들어 섰을 때 어찌나 말이 많던지, 자존심이 상해서 대답을 안 해줄 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면서 "'형, 박정태 타격코치님이 그렇게 밀어치라고 했는데 아직도 당겨쳐요' '직구 들어옵니다 망설이지 말고 치세요' 등 차라리 같은 팀이었던 것이 더 나았던 것 같다"는 농담을 건넸다.

이번 맞대결에서는 아쉬움을 삼켰지만, 다음엔 지지 않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홍성흔은 "단단히 준비를 해둬야겠다"고 전했다.


김유정 기자 kyj7658@joongang.co.kr



2013년 5월 25일 토요일

“제구 엉망” → “커브 훌륭” → “ML 선발감”

출처: http://news.donga.com/Main/3/all/20130525/55397814/1
2013-05-25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스카우트들의 ‘다저스 마이너시절 박찬호’ 보고서 공개
1994년 입단, ML직행 2경기 뒤 강등… 1년반 조련 거쳐 1997년 14승 투수로

LA 다저스의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였던 1996년 4월 7일 시카고 방문경기에 구원 등판해 4번 타자 새미 소사에게 시속 154km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동아일보DB

“속구는 그의 급한 성질만큼이나 빠르다.”

‘코리안 특급’ 반찬호가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 앨버커키에서 뛸 때 그를 지켜본 존 콕스 스카우트(당시 볼티모어)의 평가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올해를 ‘스카우트의 해’로 정하고, 전현직 스카우트들에게 자신들이 선수를 지켜보면서 기록한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부탁해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이 중에는 박찬호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3명의 보고서도 포함돼 있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됐다. 미국 선수까지 따져도 통산 17번째 메이저리그 직행이었다. 그러나 이는 LA 다저스에서 그의 실력보다 LA 교민 사회를 겨냥한 ‘상품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 박찬호는 결국 두 경기 등판 만에 1년 반에 걸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이 기간을 거치면서 공만 빠르던 ‘한양대 2학년 휴학생’ 박찬호는 제구력도 기르고 완급조절도 할 줄 아는 ‘메이저리그 투수’로 거듭났다.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다.

1995년 7월 2일 보고서에서 그의 강속구를 최대 강점으로 꼽은 콕스는 “투구 템포가 너무 빨라 컨트롤에 문제가 있다. 또 체인지업과 커브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썼다. 그가 본 박찬호는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을 줄 모르는 투수였다. 

한 달이 지난 8월 3일 보고서 내용은 조금 달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게리 펠런트 스카우트는 “폭발적인 속구는 물론이고 커브볼도 평균 이상”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펠런트는 “박찬호는 속구와 커브, 두 구종에 의존하는 투 피치(2 pitch) 투수”라면서 “그를 영입한 뒤 마무리 투수로 쓰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체인지업에 대한 평도 좋아졌다. 역시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마이크 스고바는 11월 15일 보고서에서 “체인지업 속도 조절에 아주 능하다. 1∼2년 안에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썼다. 박찬호는 이로부터 2년 뒤인 1997년 14승을 거두며 스고바의 예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리고 17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며 동양인 최다승(124승)으로 커리어를 마쳤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인사이드MLB] 몰리나, 왜 ML 최고의 포수인가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24&article_id=0000002851
2013-05-21
기사제공 : 김형준 칼럼


'몰리나 시리즈'의 최종 완성품? ⓒ gettyimages/멀티비츠

1사 1루. 그리고 시작된 폭투-폭투-볼넷-폭투-(삼진)-폭투-볼넷-안타-볼넷-폭투-볼넷-안타의 대참사.
2000년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스무 살의 릭 앤킬(33)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 이닝 5폭투'를 기록함으로써 척 노블락 이후 사라진 스티브 블래스의 이름을 다시 등장하게 만들었다. 이듬해 첫 7경기에서 24이닝 25볼넷을 기록한 앤킬은, 자신감 회복을 위해 루키 리그로 보내졌다. 그리고 그 곳에서 한 18살짜리 포수의 매력에 푹 빠졌다. 둘은 메이저리그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했다.
팔꿈치 부상과 토미존 수술. 구단의 권유에 따라 투수를 포기한 앤킬은, 2005년 외야수로서 메이저리그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이미 세인트루이스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던 그 포수와 만났다(비록 투수와 포수로서의 재회는 아니었지만). 5년 전의 그 루키리그 포수는 바로 야디에르 몰리나(30)였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22살의 몰리나에게 주전 마스크를 씌우기 위해, 5년 간 세 번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며 투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던 한 베테랑 포수와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 베테랑 포수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의 감독으로 부임한 마이크 매시니였다(매시니는 2005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적, 4번째 골드글러브를 따냈지만, 이듬해 공을 잡다 넘어지면서 비운의 뇌진탕 부상을 당했고,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못했다). 매시니는 다른 포수 출신 감독들과 달리 벤치 사인을 많이 내지 않는다. 그의 포수가 몰리나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통산 두 번째 등판에서 5.1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의 불안한 피칭을 하고도 2실점의 선발승을 따낸 셸비 밀러(22)는, 데뷔 첫 승에 대한 소감을 묻자 가장 먼저 한 사람에게 감사를 표했다. 자기의 공을 받아준 몰리나였다.
크리스 카펜터가 빠져 있는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현재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2.63)을 기록하고 있다(판타스틱4로 불렸던 2011년의 필리스는 2.86이었다). 웨인라이트(5승3패 .2.51)가 부활에 성공하고 밀러(5승2패 1.40)가 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웨스트브룩(2승1패 1.62) 랜스 린(6승1패 3.27) 하이메 가르시아(5승2패 3.58) 등이 완벽히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 신인 존 개스트마저 부상 중인 웨스트브룩을 대신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세인트루이스는, 시즌아웃 위기에 몰린 가르시아를 대신해 또 한 명의 신인(타일러 라이언스)을 불러올릴 전망이다. 물론 성공의 제1 비결은 자체생산이다. 그러나 재계약 후 '누구 때문에 남은 거야'라고 한 웨스트브룩 말처럼, 몰리나의 지분 또한 적지 않다.
조 마우어(세 번의 포수 타격왕) 버스터 포지(70년 만의 NL 포수 타격왕) 그리고 몰리나까지. 누구의 말마따나 1990년대 중후반이 '슈퍼 유격수'(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시대였다면 요즘 메이저리그는 '슈퍼 포수'의 시대다. 마크 맥과이어 코치를 만난 후 공격력이 일취월장한 몰리나는 지난해 OPS에서 포지(.336 .408 .549)에 이은 ML 포수 2위(.315 .373 .501)에 올랐는데, 몰리나는 여기에 12개의 도루를 보탬으로써 이반 로드리게스(2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할-20홈런-10도루-장타율 .500을 기록한 포수가 됐다. 하지만 몰리나가 다른 두 명을 압도하고 있는 것은, 포수로서 최고의 경지에 올라 있는 수비력이다(물론 세 개의 골드글러브를 가지고 있는 마우어와 지난해 가장 많은 도루 저지를 해낸 포지도 수준급 수비수들이긴 하지만).
ESPN 전문가 스캇 스프랫은 지난해 '포지가 아닌 몰리나를 내셔널리그 MVP로 뽑아야 한다'는 칼럼에서 몰리나와 포지의 공격력 차이보다 수비력의 차이가 훨씬 크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 몰리나가 런세이브에서 16으로 포수 1위에 오른 반면(2위 살바도르 페레스 9. 3위 라이언 해니건 7) 포지는 -1이었다. 그리고 몰리나(3.60)와 백업 포수 토니 크루스(4.30)의 '포수 평균자책점'(CERA) 차이가 0.70이었던 반면, 포지(3.50)와 헥터 산체스(4.00)는 0.50이었던 것을 또 다른 증거로 제시했다(물론 단순히 포수 평균자책점으로 비교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 <팬그래프닷컴> 기고가인 맷 클라슨은 도루 저지/수비 실책/송구 실책/포수 패스트볼과 폭투 대처 등의 항목을 나눠 포수의 수비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는데, 클라슨이 매긴 지난해 순위는 다음과 같았다(괄호안은 도루 저지율).
1. 야디에르 몰리나 : 16.3 (46%)2. 라이언 해니건  : 14.0 (43%)
3. 맷 위터스    : 12.5 (36%)
4. 미겔 몬테로   :  7.3 (34%)
5. 버스터 포지   :  6.9 (26%)
6. 카를로스 루이스 :  5.9 (25%)
7. A J 엘리스   :  5.4 (27%)
하위 : 윌린 로사리오(-11.4) 로드 바라하스(-9.2) 제이슨 카스트로(-6.5)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항목 하나가 빠져 있다. 어쩌면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흔히 '미트질'로 불려지는 프레이밍(framing) 능력이다. 프레이밍이 뛰어난 포수는 볼도 스트라이크로 둔갑시키는 반면, 그렇지 않은 포수는 스트라이크마저 볼 판정을 받게 만든다. 어느 팀을 가나 전담 포수를 요구했던 그렉 매덕스가 좋아했던 포수들(에디 페레스, 폴 바코, 헨리 블랑코 등)은 바로 프레이밍 능력이 뛰어난 포수들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분석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Pitch F/X를 통해 포수의 프레이밍 능력 또한 계산이 가능해졌다. Pitch F/X상의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었을 때 기대 득점의 감소분과 Pitch F/X상 스트라이크를 볼로 만들었을 때의 기대 득점 증가분을 합산하는 것이다. 지난해 다르빗슈는 마이크 나폴리와 호흡을 맞춘 경기에서 5.68, 요르빗 토리알바와 함께 한 경기에서 3.7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포수가 지오반니 소토로 바뀌고 나서는 2.35를 기록했다. 이들의 프레이밍 지수는 나폴리가 -10, 토레알바가 5, 소토가 6이었다.
둘째 형 호세. 몰리나 형제들은 우승반지도 두 개씩 가지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세이버메트리션 기법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구단인 탬파베이는 지난해 36살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는 호세 몰리나(37)와 2년 계약(300만)을 맺었다. 포수임을 감안하더라도 최악의 공격력을 가진 몰리나는 아니나 다를까, 102경기에서 .223 .286 .355에 그쳤다. 하지만 탬파베이 구단의 예측은 적중했다. 몰리나가 발군의 프레이밍 능력을 발휘하며(22. ML 1위) 상대 타자들을 미치고 펄쩍 뛰게 만든 것. 덕분에 탬파베이는 AL 팀으로는 1990년 오클랜드 이후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3.19)과 1973년 지명타자 도입 후 가장 좋은 팀 피안타율(.229) 그리고 역대 최다 탈삼진을 기록할 수 있었다.
호세 몰리나에게 야디에르 몰리나의 공격력이 있었다면, 그는 역대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호세 몰리나의 동생답게, 지난해 야디에르도 4라는 수준급 프레이밍 지수를 기록했다. [야디의 프레이밍 장면]
상위 : 호세 몰리나(22) 아빌라(14) 톨리(14) 살탈라마키아(12) 바비 윌슨(10)
하위 : 더밋(-16) 카스트로(-15) 나폴리(-10) 엘리스(-10) 산타나(-9)
*다른 주요 포수들 : 마우어(6) 마틴(6) 위터스(6) 포지(-2)
 피어진스키(-4)
무시무시한 송구 능력을 통해 투수에게서 도루 부담을 덜어주고, 주자에게 포수 견제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줌으로써 아예 리드 폭 자체를 줄여버리는 몰리나는, 또 다른 방법으로도 팀 수비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일례로 좌완 하이메 가르시아가 우타자의 발등 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back-foot slider)를 승부처에서 던지면, 몰리나는 동료들만 알 수 있는 특정 동작을 취한다. 그 사인을 본 3루수 데이빗 프리스는 자신에게 타구가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더욱 집중하게 된다. 존 제이는 중견수 자리에서도 알아 볼 수 있는 몰리나의 이러한 사인은 한 경기에서 3~4회 정도 나오며, 그 때마다 기가 막힐 정도로 몰리나의 예측 방향으로 타구가 날아온다고 밝혔다. 제이는 몰리나의 동작을 다른 팀에서 알아챌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크게 웃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분석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는 2010년 이후 몰리나의 경기에서 인플레이된 볼을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이 .708인 반면, 다른 포수가 마스크를 쓴 경기에서는 .692를 기록함으로써 무려 .016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한 해 70개의 안타를 감소시킨 것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 이를 다시 실점으로 환산할 경우 몰리나는 평균적으로 한 해 35점을 막아낸다는 분석이다.
20세 시즌부터 29세 시즌까지 10연패를 했으며 이후 세 개를 더 보탠 이반 로드리게스는 역사상 가장 많은 골드글러브를 따낸 포수다(2위 자니 벤치 10개. 3위 밥 분 7개). 25세부터 29세까지 5연패에 성공한 몰리나(역대 5위)는 로드리게스의 숫자를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강한 어깨 말고는 숫자로 확인하기 힘들었던 로드리게스 시절과 달리, 몰리나의 수비력은 여러 세이버메트리션 지표들에 의해 낱낱이 확인되고 또 분석되고 있다.
앨버트 푸홀스에게 마지막까지 '2억달러 불가'를 외치다 마지막에서야 10년간 2억2000만달러 계약을 제시했던 세인트루이스는(이미 그 때는 다른 팀들의 조건을 확인한 후였을 가능성이 높다), 푸홀스와 결별하자마자 몰리나와 5년간 75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몰리나는 지난해 푸홀스를 대신해 리그 MVP 투표 4위에 올랐다. 그렇게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의 팀이 됐다.

기사제공 : 김형준 칼럼



호세 몰리나: Jose Molina Catching Slow Motion - Blocking Mechanics How To Block A Pitch In Dirt Gold Glove



호세 몰리나(야디에르 몰리나의 형), 현재 MLB 최고의 포수
블로킹!

호세 몰리나: Jose Molina Amazing Frame Slow Motion Catching - How to Frame an Inside Pitch Gold Glove receiving



호세 몰리나(야디에르 몰리나의 형), 현재 MLB 최고의 포수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미트질!

야디에르 몰리나: Yadier Molina Catching Throwing Mechanics Slow Motion Catcher Pop Time Instruction MLB Baseball



야디에르 몰리나, 현재 MLB 최고의 포수
도루저지!

야디에르 몰리나: Yadier Molina Amazing Block Slow Motion Catching Mechanics - How to Block a Ball in Dirt Tips



야디에르 몰리나, 현재 MLB 최고의 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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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디에르 몰리나: Yadier Molina Amazing Frame Slow Motion Catching - How to Frame A Pitch Gold Glove Tips



야디에르 몰리나, 현재 MLB 최고의 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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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7일 금요일

김경문 감독은 왜 ‘파이어볼러’ 나성범을 타자로 돌렸나?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30511/55068033/5
2013-05-11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나성범은 NC의 간판타자로 활약 중이지만 대학시절 ‘좌완 파이어볼러’로 명성을 떨쳤던 투수 출신 선수다. 타자 전향은 NC 김경문 감독의 권유에서 비롯된 변화였다. 스포츠동아 DB

■ “10승 투수보다 국민타자 돼라”

연세대시절 어깨부상 후 구속 주춤
NC 우선지명때부터 타자활용 염두
투수코치도 인정한 공·수·주 3박자
술·담배 안하고 오직 야구에 올인
“추신수 이승엽처럼” 목표의식 뚜렷

NC 나성범(24)은 연세대학교 좌완에이스였다. 1학년 때는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져 미국 명문구단 뉴욕 양키스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은 뒤 곧바로 타자로 바꿨다. NC 김경문 감독의 권유였다. 지금은 ‘신의 한 수’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당시만 해도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 감독은 왜 투수가 1명이라도 아쉬운 신생팀에서, 그것도 ‘지옥에서라도 데리고 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를 타자로 전향시켰을까.

○대성 가능성↑ 대학 때부터 알아봤다

김 감독은 나성범을 연세대 1학년 때부터 지켜봤다. 고려대학교 출신인 김 감독이 우연히 고연(연고)전을 보다 선발투수로 공을 던지다 1번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는 새내기를 발견한 것이다. 김 감독은 “1학년이 경기에 나가기도 쉽지 않은데 선발로 공을 던지고 곧바로 타석에 들어서더라. 그게 나성범이었다. 그때 투구도 좋았지만, 안타를 치고 뛰는 모습도 범상치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김 감독은 매년 나성범을 체크했다. 2학년 때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를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투수가 어깨를 다치면 폼이 움츠러들어 다시 자기 공을 던지기 쉽지 않을 텐데…’라고 걱정했다. 김 감독의 예상대로 3학년 나성범은 예전 같이 위력적인 볼을 뿌리지 못하고 있었다.

○타자로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김 감독은 NC가 우선지명권으로 나성범을 지명한다고 했을 때 이미 투수가 아닌 타자로 활용방안을 구상하고 있었다. 입단 후 훈련 모습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 팀은 투수 1명이 아쉬운 상황이어서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물었더니 ‘좋다’고 하더라. 투수코치가 인정할 정도로 (나)성범이는 타자로서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투수로서도 가능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10승은 할 수 있었겠지만 승수보다 패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봤다”며 “대신 타자로는 국내에 장타력 있고, 발 빠른 외야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할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이 본격적으로 타석에 들어선 지 이제 2년. 1군 무대를 밟은 것도 고작 며칠밖에 되지 않지만 벌서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8일 한화전에서 데뷔 첫 안타와 두 번째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해 슈퍼루키의 스타 탄생을 알렸다. NC 이호준은 “(나)성범이는 추신수, 이승엽 같은 선수가 되겠다는 확실한 목표의식이 있다. 술, 담배 안 하고 오직 야구에만 몰두한다. 그동안 많은 후배들을 봐왔지만 그릇이 다르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도 “앞으로 고전할 수 있다”고 전제했지만 “생각보다 1군에 빨리 적응해 놀랐다. 무엇보다 묵묵히 중심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야구계는 오랜 만에 나타난 대형 신인 타자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클릭! 취재 인사이드] 美 메이저리그 호령하는 류현진 선수의 ‘성공 DNA 3가지’는?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5/01/2013050101931.html
2013.05.02 03:21
강호철 스포츠부 차장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 소속의 류현진(26) 선수가 1일 LA 홈구장에서 기분좋은 3승을 달성했습니다. 이날 12개의 삼진에다 메이저리그 데뷔후 첫 타점까지 올리며 기염을 토한 모습을 지켜본 소감 어떠셨습니까? 류현진은 19세 고졸 신인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입단한 첫해인 2006년, 투수 부문 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신인왕과 MVP까지 움켜쥐었죠.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후 7년 동안 활약하다가 올해 미국으로 건너간 첫번째 토종(土種) 한국인 메이저리거입니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어느 한국인 선수도 이루지 못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성공 스토리를 써가는 비결은 뭘까요?

①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

“현진아, 야구 한 번 해 볼래?” 아버지 류재천씨가 이렇게 말하면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류현진의 눈이 반짝거렸다고 합니다. 심부름을 시키면 입부터 쭉 내밀다가도 “야구장 데려갈께” 한 마디에 순한 양(羊)이 됐다는군요. 아버지와 같이 틈만나면 인천 도원야구장을 찾았던 류현진은 그해 인천 창영초등학교에서 캐치볼테스트에 합격한 후 1996년 9월말부터 이 학교 야구팀에서 선수 인생을 시작했지요.


 2005년 6월 9일 청룡기 야구 결승전에서 팀 승리에 기여한 고교시절 류현진. /조선일보 DB

류재천씨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현진이는 그때부터 야구 외에는 도통 다른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5~6학년 형들보다 4학년인 현진이의 폼이 더 유연하고 예뻐 ‘신동(神童)’으로 불렸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아듣고 그대로 흡수했다. 승부욕이 남달라 게임에서 지고서는 분을 참지 못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류현진은 훈련이 힘들다거나, 선배들이 못살게 군다거나, 놀고 싶다고 해서 야구하기 싫다고 도망가는 일이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오히려 땡볕에서 고생하는 아들이 안쓰러워 류씨가 “야구 좀 쉬어가면서 해라”고 하면, 류현진은 “아빠 난 야구해서 평생 먹고 살테니 걱정 마세요”라며 큰소리치며 절대 글러브를 벗지 않았다고 합니다. ‘프로페셔널로서 야구’를 하겠다는 DNA를 어렸을 때부터 타고났던 걸까요?

고교 1년때 혹사로 인해 고2 때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선수생활 중단 위기에 몰렸을 때도 이런 DNA는 큰 힘이 됐습니다. 당시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7시 직행버스를 타고 인천 집을 출발해 서울 잠심 재활센터에서 치료를 받다가 밤 9시가 돼서야 귀가하는 생활을 7개월 동안 했답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기약도 할 수 없는 참 속상한 상황인데도 눈물을 흘리기는커녕 인상조차 찌푸린 적이 없었다고 하네요.

재활 다음해인 2005년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 주전 투수로 뛰어 모교인 인천 동산고 우승의 주역이 됐던 류현진은 소감을 묻는 말에 “고 2때 다친 후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동료를 보면 견딜 수 없었다. 분(憤)을 삭이며 마운드에 오를 생각만 하면서 혼자 학교 운동장을 돌고 또 돌았다”고 했습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승부근성 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그에게 야구는 삶의 전부였던 거죠. 그가 수술을 받고 나서 찍은 팔꿈치 사진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도 그걸 보면서 투지를 불사르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류현진의 학창시절/출처= 류현진 싸이월드 홈페이지

②부모의 희생과 지극정성…“내 인생의 VIP는 가족”

류현진의 야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은 그의 아버지 류재천(57)씨와 어머니 박승순(54)씨입니다. 야구를 좋아했던 류 씨는 당시 살던 인천 주안동 집 앞마당이 길어 류현진과 캐치볼 놀이를 했는데, 아들이 재능을 보이자 아예 옥상에 라이트와 그물까지 설치해 놓고 야간훈련까지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선수로의 길을 열어준 아버지는 이후 자나깨나 류현진의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코치이자 멘토 역할을 했습니다. 아들의 담력과 배짱을 키우기 위해 공동묘지와 바이킹도 숱하게 애용했답니다.

“인천 월미도에 가면 바이킹 타는 데가 있는데 하루는 전날의 숙취가 채 가시지 않았는데도 꾹 참고 현진이와 함께 올라탔다가 기절 직전에 내렸다. 부평에 있는 공동묘지도 자주 들렀다. 새벽 1~2시쯤 현진이를 태우고 공동묘지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현진이를 내려놓고 난 밑에서 기다렸다. 나도 마음이 결코 편치 않았다. 주위가 온통 어두컴컴한데다 공동묘지의 으스스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현진이가 밑에 내려왔을 때는 옷이 흠뻑 젖어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아버지가 바이킹을 타라고 해도, 공동묘지에 가자고 해도, 홈런을 맞더라도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라고 닦달해도 류현진은 무조건 ‘네’ 하면서 뜻을 따랐다는 점입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제구력 난조로 고생한 뒤 “다음 경기에선 볼넷을 한 개도 주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는 아버지가 어린시절부터 강조한 “경기에 져도 좋으니 볼넷을 절대 내주지 말라”는 교훈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타자와 정면승부를 벌이지 못하고 도망가면 진정한 남자가 아니다”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얘기했다고 합니다. 류현진은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습니다.

어머니인 박승순씨도 류현진의 중고교 시절 야구팀 총무를 맡아 선수들 뒷바라지에 직접 뛰어들었고 부족한 경비를 대기위해 발품을 팔며 파트타임 일까지 했다고 합니다. 툭하면 외지의 야구선수들을 집에 묵게 해 식사와 빨래는 물론 선수들 유니폼을 빳빳이 다려서 제공했고 그때마다 삼겹살 파티를 열어줬는데, 워낙 많은 양을 굽고 뒤집다보니 손 근육이 저렸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헌신적으로 희생하고 도와준 부모님 때문인지 류현진 선수는 “지금도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 즉 VIP는 가족이다”고 단언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에너지를 샘솟게 하는 원천이자 가장 큰 힘도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③“달리기 보다 진짜 중요한 건 투수 실력”…담력·배짱·후츠파!

류현진에게서 또다른 성공DNA는 특유의 배짱과 담력 같은 감성적 요인들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공동묘지를 자주 다닌 효험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화 류현진이 인터뷰 도중 얼음과자를 맛있게 먹고 있다. /조선일보 DB

2006년 8월, 19세 고졸 신인으로 한국프로야구에 태풍을 일으키던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대전 한밭야구장을 찾았을 때였습니다. 류현진은 제 앞에 빙과(쮸쮸바 종류)를 입에 쭉쭉 빨면서 나타났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선배의 빙과 심부름을 다녀오던 길에 한 개 집어들고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온 겁니다. 구단 관계자들이 화들짝 놀라 빙과를 내려놓으라고 했지만, 류현진은 전혀 개의치 않고 끝까지 먹으며 자기 얘기를 하더군요. 아무리 베테랑 선수라도 공식 인터뷰라면 격식을 차리기 마련인데, “참 배짱이 두둑한 좋은 선수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죠.

이런 당당함은 다저스의 입단 계약이나 스프링캠프 때도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LA로 건너가 연봉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류현진은 마이너리그 조항 삽입(구단이 필요할 경우 마이너리그에 내려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조항을 놓고 구단과 줄다리기를 펼쳤습니다. 웬만한 선수 같으면 자신에게 큰 베팅을 한 다저스의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었지만, 류현진은 끝까지 버텼습니다. 한국 최고의 투수라는 자존심 때문이었을 겁니다. 결국 다저스는 계약 시한 1초를 남겨놓고 류현진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3600만 달러, 약 403억원이란 거금 앞에 그렇게 배짱을 부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류현진은 올 3월 스프링캠프에서도 등판일 사이에 불펜 피칭을 권하는 다저스 코치진에게 “한국에선 불펜 피칭을 하지 않았다. 하던 대로 하게 해 달라”며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미국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류현진으로선 매우 당돌한 행동이었지요.

선수단 달리기 훈련 도중 중도포기한 게 미국 현지 언론의 질타를 받을 때에도 그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습니다. “투수에게는 달리기 능력 보다 좋은 투구로써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자신만의 논리와 소신으로 당당하게 맞받아쳤지요. 그리고 그런 생각이 맞다는 걸 발군의 ‘성적’과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스라엘 창조경제의 원동력으로 꼽힌다는 ‘후츠파(Chutzpah·뻔뻔스런 자신감)’ 같은 거죠.

류현진은 매우 낙천적입니다. 안 좋은 일을 당하더라도 금세 잊어버리는 성격입니다. 한화에 있을 때 류현진은 호투하고도 승리를 날려버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타선이 침묵하거나, 그가 마운드에서 물러나면 불펜 투수들이 난타당해 역전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한화 시절 그와 친한 구단 관계자는 “다른 투수 같으면 벽을 주먹으로 치고, 소리를 지를 텐데, 류현진은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워낙 포커페이스라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홈런을 맞아도, 승리를 불펜이 날려보내도 류현진은 언제나 “어쩔 수 없지, 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야구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쾌조의 3승을 올린 류현진의 앞날이 물론 장밋빛 만은 아닐 겁니다. 지난번 미국 동부원정 경기에서 나타난 것처럼 체력적인 약점과 본격 현미경을 들이댈 상대 구단의 분석도 넘어서야 합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자기 인생의 한 부분으로 동화시키는 류현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야구에 대한 몰입, 배짱 같은 DNA로 볼 때 그가 수년 후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최고 투수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호철 스포츠부 차장



[美야구] 추신수 연타석 홈런 등 4안타 불방망이

출처: http://www.yonhapnews.co.kr/sports/2013/05/16/1001000000AKR20130516056853007.HTML
2013/05/16
sncwook@yna.co.kr




추신수의 '홈런' 여유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가 15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 4회에 솔로 홈런을 날린 뒤 방망이를 내려 놓으며 공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8호 홈런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개인통산 9번째 멀티홈런, 7번째 4안타 경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추추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는 등 한 경기 4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추신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솔로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와 2타점, 3득점을 올렸다.

추신수가 한 경기 두 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9번째다.

2008년 9월 20일 디트로이트전에서 개인 통산 첫 '멀티 홈런'을 때린 것을 시작으로 2009년 한 차례, 2010년 네 차례나 한 경기 두 개 이상의 홈런을 몰아쳤다.

2012년 한 차례 하루 두 개 홈런을 터뜨린 추신수는 올해에는 이달 8일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6, 7호 홈런을 잇따라 때리며 팀의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8일 만에 8, 9호 홈런을 만들어내며 맹렬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계속 이렇게...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오른쪽)가 15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 4회에 솔로홈런을 친 뒤 동료 세자르 이스투리스의 환영을 받고 있다. 6회에도 1점 홈런을 날렸다. bulls@yna.co.kr

추신수의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은 2010년 9월 18일 캔자스시티전에서 때린 3개다.

개인 최다인 한 경기 네 개의 안타를 때린 것도 이날이 7번째다.

2009년 세 차례 한 경기 4안타를 기록했고 2010년 한 차례, 2012년 두 차례 4안타 경기를 치렀다.

추신수는 또 이날 맹타로 개인 통산 홈런 92개와 타점 392개를 기록했다. 각각 8개씩만 더하면 통산 100홈런과 400타점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1회 첫 타석부터 예리하게 돌아갔다.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추신수는 후속 타자의 볼넷으로 2루를 밟은 뒤 브랜든 필립스의 2루타로 홈을 밟아 첫 득점을 올렸다.



<그래픽> 추신수 시즌 8·9호 홈런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가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1-0으로 앞선 4회와 3-0으로 앞선 6회 각각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zeroground@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추신수는 2회에도 2사 후 좌전 안타를 때렸으나 이번에는 후속타가 없어 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두 차례 안타로 감각을 끌어올린 추신수는 4회부터 본격적인 장타의 포문을 열었다.

4회 1사 후 볼카운트 1B-2S에서 상대 선발 알렉스 사나비아의 시속 150㎞ 싱커가 높게 들어오자 추신수는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돌려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6회에도 2사 후 사나비아와 다시 만난 추신수는 이번에도 싱커를 고집한 상대의 시속 143㎞ 공이 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그러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헛스윙 삼진당했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322로 올랐다.

신시내티는 추신수의 활약에 힘입어 4-0으로 이겼다.



2013년 5월 3일 금요일

[정성주의 스카우트 일지] 프로야구 스타가 되는 12가지 방법 ②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405&article_id=0000000105
2013-05-03
글: LG 트윈스 스카우트 정성주
편집: 배지헌

<스크루볼 코미디>에서는 현직 프로구단 스카우트로 활동중인 LG 트윈스 정성주 차장의 스카우트 이야기를 매달 1회에 걸쳐 야구팬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1992년 LG에 입단해 1996년부터 스카우트 업무를 시작한 정 차장은 LG에서 스카우트로만 18년째 일하고 있는 장수 스카우트다오랜 현장 생활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스카우트의 업무와 선수 선발 기준스카우트의 희로애락에 대해 들려줄 것이다야구팬들이 야구단의 성패를 좌우하는 스카우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프로야구 스타가 되는 12가지 방법 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5. 전력을 다해 뛰어라!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잠깐 우리 스카우트들이 일하는 모습을 살펴볼까요스카우트들이 야구장에 출근할 때 항상 갖고 다니는 몇 가지 준비물이 있습니다.우선 투수의 볼 스피드를 재는 스피드건노트북 컴퓨터비디오 카메라스카우팅 노트와 필기구 등이 필요하겠죠그리고 여기에 더해 결코 빠뜨려선 안될 필수 장비로 초시계가 있습니다 
스카우트들은 경기를 관전할 때 언제나 손에서 초시계를 놓는 법이 없습니다초시계가 왜 필요할까요투수의 슬라이드 스텝(퀵모션)을 재려는 것도 있지만가장 주요한 용도는 타자가 타격한 뒤 1루까지 뛰는 스피드를 측정하기 위해서입니다다들 아시겠지만 1루는 다른 베이스와 달리 타자주자가 밟고 그대로 지나가도 무방합니다그래서 대부분의 선수가 슬라이딩 대신 뛰어서 들어가는 쪽을 선호하죠또 1루에서 2, 2루에서 3루간의 거리가 주자의 리드폭과 경기 상황에 따라 차이가 나는 반면에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는 어떤 상황 어떤 타자든 똑같습니다좌타자냐 우타자냐에 따른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그래서 타석에서 1루까지 달리는 속도를 재면 선수가 지닌 주력과 순간 스피드 등을 비교적 객관적인’ 잣대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보통 1루까지 4초 초반이면 꽤 스피드가 빠른 선수로 간주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투수의 스피드 측정과 달리이 1루까지 뛰는 속도를 재는 게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투수는 경기당 100개가 넘는 공을 던지는데다언제 손에서 공이 떨어질지 어렵지 않게 예측이 가능하죠게다가 요즘 나오는 스피드건은 그냥 손에 들고만 있어도 자동으로 볼 빠르기를 측정해서 보여줍니다타격은 그렇지가 않습니다타자가 이번 공에 스윙을 할지 안 할지스윙을 한다 해도 그게 파울이 될지 헛스윙일지 아니면 외야에 뜬 공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타격과 동시에 초시계를 누르고, 1루를 지날 때 정지 버튼을 눌러서 정확한 스피드를 측정하려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양준혁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항상 1루까지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은퇴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도 1루를 향해 질주했다. 팬들이 돈을 내고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열심히 뛰는 것은 야구 선수가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사진=삼성라이온즈)

1루로 뛰는 스피드를 잴 기회가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입니다가령 제가 고등학교의 선수의 스피드를 재고 싶어서 경기 내내 지켜본다고 가정하죠첫 번째 타석투수의 변화구에 속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납니다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또 기회를 놓쳤네요이제 세 번째 타석이번에는 좀 뛰는 걸 볼 수 있을까 했더니 초구에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걸어 나갑니다이렇게 되면 기회는 마지막 네 번째 타석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기다렸던 마지막 타석하는 소리와 함께 선수의 타구가 유격수쪽으로 굴러갑니다재빨리 초시계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이게 웬일입니까당연히 아웃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이 선수가 1루로 뛰지 않고 천천히 조깅하듯 걸어서 갑니다결국 저는 오늘 하루를 공치고’ 말았네요다음 기회는 없습니다. B 선수가 속한 학교가 이 경기를 끝으로 토너먼트에서 탈락했거든요 
이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우선 저는 선수의 주력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할 기회를 놓쳤습니다스카우트 보고서에 주력과 관련된 항목은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 어렵겠죠사실 스피드는 스카우트의 선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입니다발이 빠른 선수는 팀에서 활용 가치가 높고대체로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이라 프로에서 기량이 향상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죠현장에서도 되도록 발이 빠른 선수를 많이 뽑아달라고 스카우트에게 주문할 때가 많습니다타격이나 수비는 영 아닌데 프로에서 예상보다 높은 순위에 지명된 선수가 있다면십중팔구 빠른 발을 지닌 선수일 가능성이 높죠그러니 주력이 좋은 선수라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스피드를 최대한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1루까지 뛸 때도 풀 스피드로 질주하고공수교대할 때도 과거 야생마 이상훈처럼 전력을 다해 뛰어서 자신의 주력을 보여야죠안타깝게도 선수는 프로 구단에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린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B 선수가 마지막 타석에서 보여준 무성의한 모습이 저를 굉장히 실망시켰다는 데 있습니다이 선수는 자신이 친 타구가 아웃일 거라고 지레짐작한 나머지 1루까지 슬렁슬렁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스카우트 입장에서 이렇게 1루로 조깅하는 모습을 보면, 그 선수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성실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됩니다. 저 친구 혹시 훈련할 때도 저렇게 대충대충 성의없이 하는 건 아닐까농땡이나 피우면서 팀 분위기를 흐려놓는 선수는 아닐까의심하게 되는 거죠. 
생각해 보세요스카우트들은 자기 구단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울 선수를 뽑는 사람들입니다무성의하고 불성실한 선수를 좋아할 스카우트는 아마 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같은 실력이라도 매사에 의욕적이고진지하고열과 성을 다해 플레이하는 선수에게 훨씬 매력을 느끼게 마련이죠 
정말로 안타까운 건, 상습적으로 1루로 걸어가는 선수 중 상당수가 팀에서 제법 야구를 잘하는 축에 드는 재능 있는 선수일 때가 많다는 겁니다심지어 드물긴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열심히 달리는 걸 창피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더군요하지만 아마추어에서 아무리 야구를 잘해봐야 결국 아마추어 선수 아니겠어요프로에서 원하는 건 고등학교·대학교에서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프로에 와서 야구를 잘 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그리고 프로에서 잘하려면 재능은 기본그에 더해 성실한 훈련태도와 야구에 대한 진지한 마음가짐이 필수입니다야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근성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 자연히 허슬 플레이가 몸에 배게 마련입니다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성적과 멋진 장면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아마추어에서 좀 잘한다고 건방을 떨면서 대충 야구하는 선수는 프로에서 선호하지 않을 뿐더러뽑히더라도 성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선수의 전력질주는 단지 프로팀에 뽑히기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야구선수로서의 기본이자,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위한 지극히 당연한 의무입니다. 팬들은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기 원하니까요선수들은 메이저리그의 대스타였던 조 디마지오의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디마지오는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언제나 팬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죠. 

1루로 뛸 때나, 공수교대할 때나, 최선을 다해 뛴다면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사진=배지헌)
스카우트의 한 사람으로서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학생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제발 여러분이 지닌 주력을 경기장을 찾은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마음껏 펼쳐 보여 주세요어슬렁거리며 걷거나 조깅하지 말고, 1루로 뛸 때나 공수교대 할 때나 전력을 다해 뛰어 주기를 부탁합니다설령 심판이 1루를 밟기도 전에 아웃을 선언했더라도최선을 다해 베이스 끝까지 달리세요동료들이 걸어서 수비위치로 향할 때도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한 경기에서 달리기 실력을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타석에 나오는 건 많아야 5공수교대 왕복 횟수는 9번 정도입니다한번 눈썹이 휘날리게 뛰어 봅시다뛰다 보면분명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6. 메모하는 습관을 갖자 
오래전 프로야구의 모 감독님은 몽당연필 한 자루가 우수한 두뇌보다 낫다는 말을 즐겨 하셨습니다메모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씀이죠선수들도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하루가 지나면 흐릿해지고닷새가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게 보통입니다메이저리그의 대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은 내가 얻어맞은 공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했지만모두가 매튜슨처럼 비상한 두뇌를 소유한 것은 아닙니다머리만 믿고 감독·코치의 지시사항이나 그날그날 배운 것들을 적어두지 않으면,나중에는 전부 잊어버려서 실제 야구할 때 전혀 써먹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매일매일 훈련하고 경기를 하면서 배운 것들느낀 점실수한 부분과 잘한 부분 등을 차근차근 수첩에 메모해 보세요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메모하는데 특정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투수라면 홈런맞은 공과 삼진잡은 공이 어떤 코스였는지 적어둘 수도 있겠고이렇게 훈련했더니 다른 때보다 잘 되더라공을 좀 더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니까 공 끝이 살더라코치님께 이러저러한 지적을 들었는데 고쳐야겠다 등등 자유롭게 적으면 됩니다또 나 자신에 대한 것은 물론 상대하는 선수에 대해서도 적어 두면 나중에 다시 상대할 때 좋은 자료가 됩니다전력 분석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남이 분석해서 전해주는 것과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낀 것은 차이가 크죠이렇게 적어둔 내용을 잘 정리해서 나중에 살펴보고 참고하면자신의 야구를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 중에는 중고교 시절부터 일찌감치 메모하고 야구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인 선수가 많습니다가령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 선수의 경우 그 자신도 매우 훌륭한 투수지만그럼에도 오승환이나 박희수 등 다른 투수들의 좋은 점을 메모해 뒀다가 연습할 때 참고한다고 합니다어떤 투수는 슬럼프에 빠지면 자신이 가장 좋았을 때 메모해둔 내용을 보면서 그때의 투구폼과 감각을 되찾는데 도움을 받는다고 하구요요즘에는 손으로 쓰는 메모만이 아니라 직접 자기 폼이나 훈련하는 모습을 촬영해 뒀다가 필요할 때 활용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습니다아무 생각없이 되는대로 야구하는 게 아니라자신의 야구를 차분하게 반성하고 돌아볼 줄 아는 선수가 더 큰 선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이렇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선수는 나중에 은퇴한 뒤 지도자가 되어서도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성공을 거둡니다메모해서 손해될 것 하나도 없습니다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7. 승부 근성을 보여라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감독인 바비 콕스는 예전에 야구는 지능과 열정그리고 배짱으로 하는 것이란 말을 했습니다타고난 신체조건이나 재능도 중요하지만어차피 프로라면 대부분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끼리 겨루는 곳입니다.남들보다 더 지능과 열정배짱이 뛰어난 선수가 앞서가는 게 당연한 이치겠죠저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열정과 배짱다른 말로 바꾸면 근성’ 있는 선수가 프로에서 성공을 거둔다고 믿습니다가령 SK 2루수 정근우나 롯데 손아섭 같이 악바리’ 근성을 갖춘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한 선수들처럼 말입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승부 근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인 로저 클레멘스는 경기장에서는 항상 잔뜩 화가 난 사람처럼 보였다고 합니다이에 대해 그는 나는 화난 게 아니다나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다라고 해명했다고 하죠얼마나 이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으면 상대 팀과 타자에 대해 화난 것처럼 보였을까요대투수로 이름 높은 돈 드라이스데일도 비슷한 얘기를 했죠그는 타자들이 죽도록 미웠다나는 경기가 시작되면 미쳐버렸고끝나고 나서야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약간 극단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런 승부 근성 덕분에 드라이스데일은 프로 14년 동안 통산 209승과 평균자책 2.95를 기록하며 나중에는 명예의 전당까지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타자를 정말로 증오하거나경기장에서 이성을 상실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그만큼 경기에서 열정적으로근성을 갖고 임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근성 넘치는 투수로 잘 알려진 LG 봉중근의 투구 모습. (사진=LG 트윈스)
승부 근성은 선수의 플레이하는 모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투지 넘치고 강한 정신력을 갖춘 선수는 경기하는 모습이 다르죠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가 자기도 모르게 나오고파인 플레이를 수시로 만들어냅니다이런 선수들은 위기상황이나 어려운 시기가 와도 쉽게 물러나는 법이 없습니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뒤에도 어떻게든 커트해서 투수를 괴롭히려고 하고다른 선수라면 포기할 법한 타구도 끝까지 쫓아가서 아웃으로 잡아냅니다이런 선수는 동료들을 독려하며 팀의 사기를 북돋워주는 역할도 합니다근성은 팀 동료 선수에게 고스란히전염이 되니까요근성 있는 선수가 많은 팀은 극적인 역전승과 멋진 명승부도 자주 만들어 냅니다팬들은 그런 야구를 하는 팀에 열광하죠더 많은 승리와 더 많은 팬을 가져다 주는 게 바로 승부 근성인 셈입니다. 
또 근성을 갖췄다는 건 그 밖에 다른 요소들 적극성끈기용기성실성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지금은 기량이 비슷하더라도보다 근성 있는 선수 쪽이 발전 가능성도 높고 실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볼 만하죠프로 구단에서 원하는 건 바로 이런 선수입니다스카우트들 역시 야구를 하는둥 마는둥 별로 의욕을 보이지 않는 선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라운드에서 악착같이 최선을 다하는 선수이기려는 의욕과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 경기에서 지고 나면 분해서 다음엔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는 선수, “나는배트와 함께 잠을 잔다던 리치 애쉬번처럼 자나 깨나 항상 야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선수. 이런 선수를 보면 스카우트를 떠나 야구를 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죠. 
예전 어느 기사를 보니 1970년대 공군 야구팀 시절이종도 선수가 박철순 선수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왕 시작한 거죽도록 한 번 해보고 나서 그만둬야 후회가 없지 않겠어?” 
제가 학생 선수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그라운드에서 후회를 남기지 맙시다.  
8. 생각하는 야구를 하자 
야구는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경기 시간이 긴 편입니다보통 3시간 안팎에서 길게는 3시간 반 동안 진행되죠하지만 실제로 선수들이 공을 던지고치고잡아내는 시간만 따지면 그 시간은 크게 줄어듭니다경기당 투구수가 300개라고 치면 공 하나를 던지는 시간은 2타자가 치고 수비수가 잡아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5이렇게 계산하면 야구에서 실제 플레이가 펼쳐지는 시간은 경기당 10분 안팎에 지나지 않는 셈이죠 
그럼 나머지 2시간 50분은투수가 교체되고수비수들이 자기 위치로 뛰어가고,타자가 타석에 나오고투수에게 공을 바꿔주고경기장에 난입한 관중을 쫓아내는데 드는 시간입니다그리고 이 시간은야구 선수들이 단 10분 동안 펼쳐질 던지고 치고 달리는 플레이를 위해서 미리 생각을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플레이와 플레이 사이 간격이 야구보다 길게 주어지는 스포츠는 없습니다야구가 생각하는’ 스포츠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은 미리미리 해야 합니다야구에서 모든 플레이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니까요정작 대기타석에 있을 때는 집에 가서 밥 먹을 생각이나 하다가아무 생각없이 타석에 나가면 생각하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습니다그냥 투수가 던지는 대로 되는대로 배트를 휘두르다 덕아웃으로 돌아오게 되죠주자 역시 경기 상황이나 수비수이 움직임타석에 있는 선수의 공격력 등을 생각하지 않고 딴청만 피우다 막상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난 뒤에 뭔가를 생각하고 판단하면 늦습니다볼데드 상황일 때 미리 수비수들의 위치를 살피고중견수의 어깨가 강한지 약한지안타가 나오면 한 베이스를 더 가야 할지 멈추는 게 좋을지 생각하고 대비해 둬야 합니다야구에서 플레이가 이뤄지는 시간은 10분이지만바로 그 10분이 3시간 동안의 승부를 좌우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야구는 생각할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운동이다. 생각은 타석에서 공이 날아오는 0.3초 동안 하지 말고,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는 동안 미리미리 하자. (사진=배지헌)
생각은 경기장 뿐만 아니라 훈련할 때도 중요합니다한번을 연습하더라도 ?’라는 의문을 갖고원리를 알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그냥 감독님이 시키니까남들이 하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해갖고는 연습을 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목표의식도 없고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무엇보다 재미없는 단순노동처럼 느껴질 테니까요내가 왜 이 훈련을 해야 하는지이렇게 하면 어떤 부분이 좋아지는지이걸 제대로 안 하면 어떤 면에서 마이너스인지 생각하면서 훈련해 보세요그러다 보면 좀 더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노하우도 생기고코치가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깨우치는 응용력이 자연스럽게 생길 겁니다스카우트로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생각하면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선수가 기량이 향상되는 속도도 빠릅니다체격조건이나 힘은 좋은데 야구가 늘지 않는 선수의 경우미안한 얘기지만 두뇌회전이 좀 느리거나 별다른 생각 없이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요즘 젊은 선수들은 과거 선배들에 비해 체격조건이나 운동능력이 월등히 뛰어납니다어떤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췄죠그런데 그렇게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막상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실망스럽다 못해 탄식이 나올 때가 많다는 게 아쉽습니다프로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본헤드 플레이영혼없는 스윙아무런 목적이 없이 그냥 카운트 잡으러 던지는 직구신체적인 조건은 과거보다 좋아졌지만 정말 야구를 깊이 생각하면서야구를 잘 알고 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프로야구 경기력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겠죠 
생각하는 야구도 습관입니다학생 야구 선수라면 지금부터 매 순간마다 생각하는 야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훈련할 때는 물론이고 경기장에서도 생각생각생각하면서 야구를 합시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야구는 세상에서 가장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스포츠입니다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맙시다 
: LG 트윈스 스카우트 정성주편집배지헌 
마지막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