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7일 월요일

이승엽, "20년 이상 프로야구, 매일매일이 공부"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10210563
2015.07.27
이상학 기자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39)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모처럼 홈런 손맛을 봤다. 15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대포가 침묵을 지켰던 이승엽이지만, 이날은 2회 선제 투런포와 7회 쐐기 솔로포로 멀티홈런을 가동했다. 대포 갈증을 씻어낸 이승엽의 활약으로 삼성도 한화를 상대로 시즌 첫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특히 7회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한화 투수 미치 탈보트의 3구 가운데 낮은 131km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다. 맞는 순간 크게 날아간 타구는 우측 담장을 새카맣게 넘어갔다. 장외로 향한 타구는 비거리 130m로측정됐다. 이승엽 스스로도 "아주 완벽한 홈런이었다. 오래만에 좋은 타구를 날렸다"고 만족했다.

사실 이승엽은 이날 전까지 7월 16경기에서 홈런 1개를 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타율은 3할6푼4리로 높았지만 트레이드마크인 홈런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승엽은 "조금 욕심을 내지 않았나 싶다. 안타를 치더라도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아 나도 모르게 의식했다"고 말했다.

힘 빼는 법을 알아야 야구가 잘된다고 했다. 이승엽도 새삼스럽게 실감했다. "20년 이상 프로야구에서 하고 있지만 야구가 참 그렇다. 매일 매일 이렇게 공부가 되는 것 같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해 올해로 21년차 베테랑이 됐지만 하면 할수록 야구가 어렵다는 걸 지금도 느낀다.

이제 이승엽은 팀의 1위 수성을 위해 남은 후반기 모든 힘을 쏟아낼 각오다. 그는 "순위 싸움이 워낙 치열하지만 거기에만 신경 쓰면 우리 스스로 페이스가 말릴 수 있다. 상대가 못하기를 바라는 것보다 우리가 잘해서 승리를 쌓고 싶다. 빨리 1위를 하고 싶다"며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욕심냈다.

삼성은 이번주 선두 경쟁을 벌이는 NC-두산과 6연전을 갖는다. 아주 중요한 승부처다. 이승엽은 "분명 어려움이 있겠지만 어느 팀이든 우승하는 게 목표다. 1위할 때까지 긴장 풀지 않고 하겠다. 이번주가 중요하다. 무조건 승리할 수 있도록 매타석 집중해서 한 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멀티홈런으로 또 하나 배운 이승엽의 여름 진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2015년 7월 24일 금요일

안방마님, 불방망이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23/2015072303911.html
2015.07.24
손장훈 기자

[포수 물방망이는 옛말… '공격형 포수' 전성시대]

롯데 강민호, 25홈런 때리며 도루저지율 등 수비도 제 몫
두산 양의지, 3할대 高타율… SK 이재원은 '타점 해결사'

넥센 박동원·KIA 이홍구도 결정적일 때 '한 방' 돋보여


프로야구 포수들은 매일 5㎏짜리 장비를 차고 150번씩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한여름엔 한 경기를 뛰고 나면 몸무게가 3㎏ 정도 빠진다. 체력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포수에게는 뛰어난 타격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포수는 투수 리드, 블로킹, 내·외야 수비 지시 등의 기본 역할만 잘해도 주전 자리를 꿰찬다. 하지만 올 시즌 KBO리그는 다르다. 맹타를 휘두르는 안방마님들이 대거 등장해 '포수는 물방망이'라는 야구의 통념을 깨뜨리고 있다.

◇75억원 아깝지 않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는 한동안 포수 품귀 현상을 겪었다. 우선 자신들도 "내가 이걸 왜 했나 싶다"고 할 정도로 힘든 자리라 포수 지망생 숫자 자체가 적었다. 투수 리드 등의 능력은 단기간에 배우기 어렵기 때문에 각 팀의 포수 세대교체는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은 상황. 당연히 몸값은 금값이 됐다. 이런 상황의 최대 수혜자가 롯데의 강민호였다. 그는 2013년 말 당시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 금액(4년 75억원)을 찍었다.


/Getty Images 멀티비츠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2010년 반짝(타율 0.305·23홈런)한 게 전부였기 때문에 거품 논란이 일었다. 강민호는 2014시즌 타율 0.229·16홈런·40타점에 그치면서 1년 내내 '몸값 못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올해 팀의 5~6번 타자로 나서 23일까지 25개의 대포를 쏘아 올려 벌써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종전 2010년 23개)을 넘어섰다. 수비에서도 0.309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면서 제 몫을 했다.

조성환 KBS N 해설위원은 "수비 부담까지 감안하면 최고의 활약"이라며 "지금 페이스라면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0년 박경완 40개)도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포수 최고 타율·타점 노린다

KBO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꼽히는 인물은 이만수 전 SK 감독이다.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한 그는 1984년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타율·홈런·타점 부문을 석권하는 것)을 달성하기도 했다.

두산의 양의지는 이만수 전 감독이 가진 역대 포수 단일 시즌 최고 타율(1987년 0.344)에 도전한다. 양의지의 타율은 현재 팀에서 가장 높은 0.333(258타수 86안타). 그는 7월 들어 타율 0.354(48타수 17안타)의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해 돋보이는 해결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SK의 이재원은 조인성(한화)이 2010년 세운 단일 시즌 포수 최다 타점 기록(107점)을 노린다. 그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0.394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면서 74타점을 올렸다. 산술적으론 앞으로 127타점까지 가능하다. 최근 팀의 4번 타자를 자주 맡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기회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이재원은 "중심 타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찬스에서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포의 8번 타자

삼성의 이지영은 하위 타순인 8번에서 타격 본능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올 시즌 타율은 0.320(206타수 66안타)다. 정교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특히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타율 0.500)과 NC(타율 0.333)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상위 타선으로 찬스를 연결하는 데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의 박동원과 KIA의 이홍구는 임팩트 있는 한 방으로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박동원은 홈런 8개 중 6개를 주자 있는 상황에서 터트렸다. 그 중 만루포가 2방이었다. 이홍구는 지난 4월 29일 광주 한화전에서 올 시즌 첫 홈런을 대타 만루포로 장식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손장훈 기자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사구 1, 2위'가 모두 포수, 왜 그럴까

출처: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43
2015-07-22
김지섭 기자



포수는 야수 포지션 가운데 가장 체력 소모가 크다. 무거운 장비를 차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또 바운드 공을 블로킹하기 위해 몸을 던져 막고 타자들의 파울 타구에 맞는 일도 잦다. 그런데 가뜩이나 수비 때도 맞는데 타석에서도 올해 유독 많이 맞는 포수들이 있다.

안방마님 양의지(28ㆍ두산)와 정상호(32ㆍSK)는 22일 현재 가장 많이 타석에서 몸에 맞았다. 양의지는 사구 17개로 1위, 정상호는 13개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몸에 맞는 볼 1위를 기록한 나성범(NC)의 15개를 벌써 양의지가 넘어섰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사구 기록은 1999년 김한수 현 삼성 코치의 31개. 경기당 평균 0.2번 공에 맞는 양의지는 산술적으로 올 시즌 최종 29개라는 계산이 나온다.

◇괴로운 포수들, 왜 많이 맞을까

역대 포수 중 통산 사구 1위는 박경완 SK 육성총괄이다. 총 166차례 맞았다. 포수 한 시즌 최다 사구 역시 2010년 박 총괄의 27개다. 뒤를 이어 김동수 LG 2군 감독이 130개, 이만수 전 SK 감독이 118개로 자리했다. 이들과 양의지, 정상호의 공통점을 살펴 보면 한 방을 터트릴 수 있는 파워와 공격력을 겸비했다.

흔히 야구계에서는 상대 팀 포수의 기를 살려주면 안 된다고 한다. 포수 출신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포수가 타격까지 잘 되면 분위기가 산다”고 말했다. 그래서 상대팀으로선 다른 야수한테 맞는 것보다 포수한테 한 방을 허용하면 타격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방망이를 잘 치는 포수라면 더욱 견제할 수밖에 없다. 박경완 총괄은 “포수가 타격이 좋으면 상대는 더욱 견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안 맞기 위해 치기 어려운 코스로 던지려고 몸에 바짝 붙이기도 하다 보니 몸에 맞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일본 출신의 하세베 유타카 SK 배터리 코치는 "포수의 사구가 많은 건 우연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빈볼성으로 포수에게 던지는 경우도 있다. 만약 우리 팀 선수가 공에 맞았다면 상대팀 포수의 사인으로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상대팀 포수에게 몸쪽 볼을 가장해 사구를 던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양의지-정상호, 맞더라도 과감히 돌린다

그 동안 양의지와 정상호는 사구와 거리가 있었다. 2007년 데뷔한 양의지는 한 시즌 최다 사구가 2012년의 10개다. 2001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정상호 역시 2011년 8개가 최다였다. 하지만 둘 모두 올해 자신의 최다 사구 기록을 훌쩍 넘겼다.

양의지는 몸쪽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꾸 맞다 보니 부상 위험 탓에 위축될 수 있지만 그는 “타석에서 피하면 상대 투수가 쉽게 볼 수 있으니까 악착같이 붙는다”고 강조했다. 정상호 또한 “타석에서 좀 더 집중하고 볼을 끝까지 보려고 하다 보니 몸에 맞는 볼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내가 몸쪽 공에 약한 부분도 있어 투수들이 그 쪽으로 던지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양의지(왼쪽)-SK 정상호.

김지섭 기자


2015년 7월 10일 금요일

[STAT CAST] '주자 킬러' 몰리나, 도루 저지 비결은 '팝 타임'

출처: http://www.spotv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1791
2015-07-10
스포츠팀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감독 마이크 매서니는 주전 포수 야디어 몰리나에 대한 질문에 "야구 감독이라면 누구든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팀에 데려와야 하는 선수다"라고 대답했다.

매서니 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몰리나는 팀 전력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 상대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볼 배합을 펼친다. 지난 2013년 수상한 포수 실버 슬러거와 함께 12년 통산 타율 0.284로 준수한 공격력도 자랑한다. 여기까진 '원탑' 메이저리그 포수라고 지칭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몰리나에겐 독보적인 도루 저지 능력이 있다.

지난 2005년 당시 프로 2년 차였던 몰리나는 무려 64.10%(14도루 25저지)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상대 주자들은 뛰는 족족 잡히자 도루 시도 자체를 줄였다. 몰리나의 12년 통산 도루 저지율은 45%로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40%를 넘는다.

이렇듯 완벽한 몰리나는 많은 이들로부터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로 꼽힌다. 주요 수상 경력은 이를 뒷받침한다. 두 번의 월드 시리즈 우승 반지(2006, 2011)를 손에 넣었다. 지난 2008년 이후 7년간 내셔널리그 골드 글러브를 휩쓸었다.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가로막은 벽으로 군림했다.

MLB 스탯 캐스트는 주자들의 '저승사자' 몰리나의 도루 저지를 분석했다. 스탯 캐스트는 팝 타임을 주목했다. 팝 타임은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히는 순간(Pop)부터 내야수 미트에 포수 송구가 꽂히는 시간을 뜻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팝 타임을 도루 저지에 대한 골든 타임으로 정의함과 동시에 포수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한다. 메이저리그 포수들의 평균 팝 타임은 1.98이다. 팝 타임이 2초를 넘어가는 포수에겐 '낙제점'이 내려진다. 1.90-1.94면 '수준급', 그리고 1.89 이하면 정상급으로 분류한다. 몰리나의 평균 팝 타임 1.85다.

2.0초가 넘어가는 야스마니 그랜달(LA 다저스)의 통산 도루 저지율은 20%에(143도루 35저지) 그친다. 데빈 메소라코(신시내티 레즈) 역시 팝 타임이 2.0을 넘어가면서 통산 도루 저지율 25%(146도루 49저지)를 기록하고 있다.

팬 그래프 닷컴은 도루를 잡기 위해선 투수의 릴리즈 타임(퀵 모션)과 포수의 팝 타임이 도합 3.3초를 넘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합산이 3.6초를 넘어가면 도루 저지율은 33%에 그친다. 3.2-3.3초대에 릴리즈 타임이 형성된다면 도루 저지율은 52.78%로 상승한다. 그리고 2.8-3.1초대로 빨라지면 도루 저지율은 무려 85.71%로 높아진다.


지난 4일 몰리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맷 켐프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공을 받은 몰리나는 앉은 상태로 2루에 공을 뿌렸고 이때 팝 타임은 1.74로 측정됐다. 완전치 않은 자세에서도 몰리나의 손에서 떠난 공은 78.88마일의 속도로 2루에 도달했고 켐프를 여유 있게 잡아냈다.

몰리나의 도루 저지에 대한 비밀이 풀리면서 미국 아마 야구에서도 팝 타임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란코 베르나도 고교 3학년이었던 알렉스 잭슨은 대회에서 1.73의 놀라운 팝 타임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1라운드 6번째로 지명을 받았다.

현역 시절 통산 35% 도루 저지율(552도루 298저지)을 기록했던 매서니 감독은 "내 팝 타임은 좋았을 때 1.8초대 후반에서 1.9초대 초반을 오갔지만, 몰리나의 팝 타임은 1.8초대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정말로 엄청나다."라며 경의감을 표했다. '주자들의 저승사자' 몰리나의 존재가 세인트루이스를 강팀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사진] 야디어 몰리나 ⓒ Gettyimages
[영상] 4일 몰리나 도루 저지 ⓒ 스포티비뉴스 송경택
스포츠팀


2015년 7월 8일 수요일

[베이스볼 브레이크] ‘포수 방어율’로 본 10개구단 포수들의 능력치

출처: http://sports.donga.com/3/all/20150708/72344388/4
2015-07-08
김영준 기자


이지영. 스포츠동아DB

포수 방어율, 이지영 3.98로 주전포수 중 1위
넥센 박동원 4.09, NC 김태군 4.16 뒤 이어
3.46 이재원, 백업포수 중 최고 포수 방어율
포수 방어율보다 더 중요한 건 투수의 믿음

올 시즌 kt와 한화는 각각 포수 장성우(25)와 허도환(31)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성적이 상승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과 kt 조범현 감독은 포수의 비중을 아주 높게 평가하는 지도자다. 포수의 볼 배합과 경기운영 능력에 따라 경기를 이길 수 있고, 무너질 투수도 끌고 갈 수 있다고 믿는다. 포수를 통해 자기 색깔의 야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15년 경력의 포수 제이슨 켄달은 책 ‘Throw back’에서 포수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알려준다. 포수는 전력분석을 통해 상대 타자의 약점을 머릿속에 담고 나와야 할 뿐 아니라 경기에 들어가면 우리 투수가 무엇을 잘 던지는지, 타자의 스탠스를 보고 무슨 공을 노리는지, 지금 심판의 심리상태가 어떤지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순발력이 생명이다. 이렇게 중요한 포수의 능력치를 측정하는 보편타당한 수단이 있을까.

● 포수의 방어율

투수의 방어율도 결함이 많은 통계인데, 포수의 방어율은 더욱 절대적일 수 없다. 다만 포수의 안정적 경기운영과 볼 배합 능력은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포수의 폭투나 패스트볼 숫자로 포수의 수비 적극성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 주전과 백업포수들의 ‘방어율’을 살펴보면 SK 이재원이 3.46으로 투수들을 이끌어 1위다. 그러나 이재원은 24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거의 전 경기를 도맡은 포수 중에선 삼성 이지영(62경기 3.98), 넥센 박동원(63경기 4.09), NC 김태군(76경기 4.16)이 ‘포수 방어율’ 상위권을 점령했다. 화려한 공격형 포수가 아닌 희생하는 유형의 포수들이 알짜성적을 냈고, 실제 이 팀들이 성적도 좋다.


● 신뢰를 어떻게 얻느냐?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별개이듯 ‘포수 방어율’로는 결정적 상황에서의 투수리드 능력을 잡을 수 없다. SK만 봐도 이재원보다 정상호(51경기)의 포수 비중이 훨씬 높다. LG도 베테랑인 최경철과 샛별 유강남의 포수 방어율은 별 차이가 없다. KIA 이성우와 이홍구도 데이터로는 비슷하다. 그러나 LG는 최경철이 나가야 안정감이 생긴다고 내부에서 말한다. KIA 김기태 감독도 양현종, 윤석민 등 필승카드가 등판하면 이성우를 앉힌다. 심리적 안정감을 중하는 것이다.

결국 투수의 믿음을 얻는 데서 포수의 성패가 갈린다고 볼 수 있다. 박경완(전 SK)이 역대급 포수로 칭송받는 것은 신기의 볼 배합 덕분이 아니다. 박경완이 사인을 내면 투수가 수긍을 했기에 최선의 결과가 곧잘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광현이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게 해준다. 그럴 때 경험적으로 결과가 좋았다”는 이재원의 얘기는 곱씹을 만하다. 어디까지나 포수는 투수의 공을 받는 자다.

김영준 기자



2015년 7월 1일 수요일

2015 최고 포수 전쟁, "강민호 앞서고 양의지-장성우 추격"

 출처: http://www.xportsnews.com/jsports/?ac=article_view&entry_id=604048&_REFERER=http%3A%2F%2Fsports.news.naver.com%2Fsports%2Findex.nhn%3Fcategory%3Dbaseball%26ctg%3Dnews%26mod%3Dread%26office_id%3D311%26article_id%3D0000489662
2015.07.01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2015 KBO리그가 중반을 치닫으면서 포지션 별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인 포수 부문은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의 독주체제가 견고하지만, 두산 베어스의 양의지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한편 kt 위즈로 이적해 첫 번째 풀타임을 보내고 있는 장성우도 경쟁자들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패기 넘치게 도전하고 있는 형세다.

▲ '홈런' 강민호, '정교함' 양의지

올 시즌 타격 부문에서 강민호는 포수 포지션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강민호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131로 NC 테임즈(1.185), 한화 김태균(1.164)에 이어 3위다. 그는 지난 시즌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특히 강민호에게 주목할 것은 장타율이다. 24개의 홈런으로 박병호와 '홈런왕 타이틀'경쟁을 펼치고 있는 강민호의 장타율은 0.694로 리그 2위다. 강민호는 소속팀인 롯데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는데, '클러치 상황'에서의 타율도 높다. 강민호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4할4리 타점은 38개나 기록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이지만 강민호가 팀 내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다.

강민호를 추격하는 양의지도 타격에서 뜨겁다. 강민호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할5푼2리, 홈런 1개, 2타점으로 부진하는 틈을 타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양의지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5푼1리, 홈런 4개, 타점 12개를 기록하며 강민호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 양의지는 홈런에서 손해를 볼 수 있는 입장이지만 올 시즌 14개의 홈런을 뽑아내고 있다. 14개의 홈런 중 잠실에서 뽑은 홈런은 4개로 전체 29%를 차지했다. 양의지가 강민호에게 앞서는 유일한 타격 지표는 '타율'이다. 양의지의 올 시즌 타율은 3할2푼9리로 강민호보다 9리 앞선다. 양의지의 OPS는 0.990으로 리그 6위다. 양의지 역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강민호'라는 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경쟁에서는 많이 뒤져있지만 신생팀 kt의 안방마님 장성우의 활약도 눈에 띈다. 한 타수가 부족으로 정규타석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타율 2할9푼, OPS 0.793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성우는 다른 경쟁자에 비해 유독 홈 경기와 원정 경기에 기복이 심한 편이다. 장성우는 홈경기에서 3할6푼8리의 타율로 불탔지만, 원정에서는 2할1푼2리로 차갑게 식었다. 원정 경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경쟁을 떠나 장성우의 성장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수비율' 양의지, '도루저지율' 강민호

타격에서는 불리한 형세지만 양의지의 팀인 두산은 선두 삼성과 한 게임 차 뒤진 3위로 리그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만약 두산이 올 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면, 주전 포수 양의지의 평가도 달라져야할지 모른다. 현재 두산의 선발평균자책점은 4.55로 이 부문 리그 4위다. 장원준의 영입으로 두산의 선발진이 두터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허준혁과 호흡을 맞춰 2승을 만든 포수가 양의지다. 양의지의 경기 운영 능력이 많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또한 올 시즌 양의지는 492.2이닝을 수비해 포일 2개, 수비율 9할9훈8리를 기록하고 있다. 강민호의 입장에서는 팀 성적이 아쉽다.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무너져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만큼의 경기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롯데의 선발평균자책점은 5.01로 리그 8위다. 리그에서 선발평균자책점이 '5'가 넘어가는 팀은 한화(5.32)와 kt(5.95) 뿐이다. 하지만 강민호는 양의지보다 도루저지율에서 앞선다. 그의 도루저지율은 3할3푼3리, 21명의 주자를 잡아냈다. 양의지의 도루저지율이 2할2푼6리로 강민호에 미치지 못한다. 강민호는 516이닝을 수비해 포일 4개, 수비율 9할8푼9리를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양의지에게 조금 뒤졌다.

한편, kt의 장성우는 수비율 9할9푼4리, 포일 2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도루저지율은 2할4리로 낮은 편이다. 소속팀인 kt가 수비에서 세밀하지 못한 점이 장성우의 수비력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장성우에게 올 시즌은 한 걸음 성장의 시간인 것이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박진태 기자



높아지는 강민호의 피로도, 백업 포수 성장의 중요성

출처: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1506281546453&sec_id=510201&pt=nv
2015-06-28
김하진 기자


롯데 강민호. 김기남 기자

강민호(30·롯데)는 지난 24일 사직 삼성전을 마친 후 경기 내용을 돌이켜보며 고개를 저었다.

경기 결과만 보면 기뻐해야 할 날이었다. 롯데는 13-9로 승리했고 강민호는 시즌 24번째 홈런을 쳤다.

그러나 강민호는 “주전 포수가 공을 3개나 놓쳤다”며 선발 투수 송승준과의 호흡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강민호가 공을 세 차례나 놓친 것이 단순 실수였을까. 최근 주전 포수로 휴식 없이 9회까지 지키고 있는 강민호이기에 체력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사직 넥센전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일이 있었다. 강민호는 6회 파울을 친 뒤 왼쪽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구단 지정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햄스트링 파열은 없으며 순간적인 경직 및 통증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단 측은 “경기 간 휴식 및 조절로 치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롯데는 이제 강민호 없이도 경기를 치러야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번 부상이 아니더라도 강민호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도 됐다.

올시즌 팀 내에서 강민호의 자리는 크다. 앞선 2시즌의 부진을 딛고 강민호는 27일 현재 홈런 부문 리그 1위(24개)를 달리며 타율 3할2푼(222타수 71안타)의 성적을 내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강민호가 해야할 일이 많다. 강민호의 부담이 커지기 시작한 건 지난 5월초 백업 포수 장성우가 KT로 트레이드 되면서부터다. 장성우가 있을 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강민호에게 휴식일이 있었다. 경기 후반에 포수 교체도 가능했다. 하지만 장성우가 간 뒤에는 강민호의 휴식 시간도 줄었다.

강민호의 뒤를 맡던 안중열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지난 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현재 백업 포수로는 김준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민호가 올 시즌을 끝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하려면 백업포수들의 자체 성장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부산고 출신의 1995년생 안중열은 2014년 KT 2차 특별 15순위로 프로 무대에 데뷔해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안중열보다 한 살이 더 많은 김준태는 경남고 출신으로 2012년 육성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군에서 4경기에 출장한 경험이 있다. 안중열은 수비, 김준태는 공격 쪽으로 좀 더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시즌을 앞두고 특별한 외부 영입을 하지 않은 롯데는 선수 자체 성장에 더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 때 강민호, 장성우, 용덕한을 모두 보유해 ‘포수 왕국’이라 불렸던 롯데였지만 자체 성장의 초점을 포수 부문에 맞춰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김하진 기자



[베이스볼 비키니]안방 바뀐 ‘안방마님’이 살아남으려면…

출처: http://news.donga.com/3/all/20150701/72206767/1
2015-07-01
황규인 기자


포수 허도환은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포일이나 폭투 때 공을 뒤로 빠뜨리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오른쪽 사진은 넥센 시절의 허도환. 동아일보DB

“포수에게 블로킹이란 책임감의 또 다른 표현이며 신뢰를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뢰는 투수와 믿음을 쌓는 것이며 책임감은 한 베이스를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말한다. 사실 포수가 투수의 마음을 사는 가장 빠른 길은 블로킹이다. 팀을 옮긴 포수들의 그해 패스트볼 비율이 확실히 줄어드는 것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새 팀에서 새로운 투수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포수의 노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프로야구 한화 김정준 전력분석 코치가 SBS스포츠 해설위원 시절 펴낸 책 ‘포수란 무엇인가’에 실린 글입니다. 마침 한화는 올해 넥센에서 포수 허도환(31)을 트레이드 해왔습니다. 김 코치가 쓴 것처럼 팀을 옮긴 허도환은 패스트볼(passed ball·포일)이 줄었을까요? 일단 정답은 ‘네’입니다.

기록을 확인하기 전에 개념부터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잡지 못해 뒤로 빠뜨리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공식 기록원이 판단하기에 포수의 잘못일 때는 포일로, 투수의 잘못일 때는 폭투로 기록합니다. 그런데 보통 야구팬들이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또 포수가 블로킹에 성공했다면 폭투로 기록되지 않았을 투구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둘을 묶어서 따져 봤습니다.

넥센에서 뛰던 2012∼2014년 허도환의 9이닝당 ‘포일+폭투’는 0.435개였습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로는 이 수치가 0.314개로 줄었습니다. 올 시즌 현재 한화 포수들 전체 기록이 0.665개인 것을 감안하면 172이닝 동안 투수의 공을 받은 허도환이 그저 운이 좋았다고만 볼 수 없을 겁니다.

물론 블로킹은 믿음을 얻는 첫 단계일 뿐입니다. 투수를 제대로 리드하지 못하는 포수는 믿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허도환이 요즘 상대 타자들의 성향을 기록한 두툼한 종이 뭉치를 들고 다니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허도환은 “경기 전날 숙소에 가서 미리 예습하고 다음 날 전력분석팀과 생각을 주고받는다. 여기에 최근 컨디션과 몸 상태를 파악해 리드에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덕분에 김성근 한화 감독도 “허도환의 리드는 어느 한 부분을 콕 짚기보다 요소요소 배합이 살아 있다”고 칭찬할 정도가 됐습니다. 처음 허도환이 팀에 합류했을 때 ‘포수로서 장점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김 감독은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허도환만 이렇게 달라진 건 아닙니다. 장성우(25)는 2012∼2014년 롯데에서 9이닝당 ‘포일+폭투’가 0.608개였지만 올 시즌 kt에서는 0.543개로 줄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투·포수가 많은 kt 전체 기록이 0.814개(최다 1위)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변화입니다. LG 최경철(35)도 넥센에서 뛰던 2012년에는 0.537개였지만 LG로 트레이드 된 2013년에는 0.481개로 줄었습니다.

블로킹은 기본기라고 해도 좋을 만큼 포수들이 열심히 훈련하는 기술입니다. 새로 믿음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포수들은 새삼 그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걸 무의식중에 깨닫게 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거겠죠.

벌써 2015년도 절반이 지났습니다. 올해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초심이 뒤로 빠지지 않게 잘 블로킹하고 계신가요?

황규인 기자


김태군을 '철인'으로 만든 원동력, '포수 신념' 그리고 신뢰

출처: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8139901&cloc=
안희수 기자
2015.07.01



NC 김태군(26)은 지난달까지 팀이 치즌 72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10구단 포수 중 유일하다. 리그가 막 반환점을 돈 시점이기에 전 경기 출장 선수가 적진 않지만, 체력 소모가 큰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그의 행보는 유독 돋보인다.

포수는 3kg에 육박하는 보호 장비를 갖추고 한 경기에도 수 없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단지 신체 능력과 체력이 좋다는 이유로는 올 시즌 김태군의 '철인' 면모를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태군에게 강행군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을 물었다. 특별히 보양식이나 보충제를 먹는지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물리적 관리가 아닌 마음가짐을 이유로 들었다. 

사령탑 김경문(57) 감독의 신뢰가 김태군에겐 자양분이었다. 오랜 시간 잠재력을 드러내지 못했던 그는 지난 2012년 11월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뒤 점차 기량이 만개했다. 김태군은 "누군가에게 기회를 얻고, 신뢰를 쌓는 일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젠 '내 일'이 됐다. 믿음에 부응하려는 각오가 항상 큰 힘을 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노련한 '조련법'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다. 평소 김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다. 누구보다 고생하고 있는 김태군에게도 마찬가지다. "지금을 잘 넘기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며 채찍질을 먼저 했다. 한창 타격이 좋았을 때도 "더 잘해야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김태군은 "감독님께서 앞에선 안 그러시지만 뒤에선 마음을 많이 써 주신다. 경기력이 좋을 때보다 오히려 패하거나 아쉬움을 남았을 때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신다"며 웃었다. 긴장의 고삐는 늦추지 않으면서도 팀에 헌신하려는 마음은 커진다. 선수와 팀 모두에게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 

다른 원동력은 '수비형 포수'로서의 자부심과 신념이다. 김태군은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포수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한 가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는 "사실 아직은 눈에 보이는 성적이 인정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프로 무대를 꿈꾸는 어린 포수들에게 수비만 잘해도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김태군은 항상 팀을 먼저 강조한다. 자신의 가장 큰 임무는 투수 리드라고 여긴다. 올 시즌 목표도 지난 2시즌 동안 상위권(2013년 3위, 2014년 1위)에 있던 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전 경기 선발 출장'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젠 자신의 경기력이 기존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매 경기 출장을 하는데 동기 부여가 될만하다. 

NC는 지난달 kt로부터 베테랑 포수 용덕한(34)을 영입했다. 김태군의 부담도 덜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그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한결 같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전 포수가 있어 NC의 선두 경쟁 전망도 밝아 보인다.

마산=안희수 기자



[베이스볼 브레이크] 백업포수 존재감, 144G 체제서 더 빛난다

출처: http://sports.donga.com/3/all/20150630/72205758/3
2015-07-01
이명노 기자


NC 용덕한-삼성 이흥련-두산 최재훈(맨 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장기레이스 ‘포수 체력관리’ 중요성 커져
NC 트레이드로 용덕한 영입해 선두 경쟁
롯데 안중열 기량차 커 강민호 부상 부담
삼성 이흥련·두산 최재훈 있어 체력안배

사상 첫 144경기 체제를 앞두고 많은 예측들이 쏟아졌다. 공통적인 것은 ‘체질이 좋은 팀’, 즉 진짜 강팀이 가려질 것이란 예상이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 순위싸움은 오리무중이다. ‘3강’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NC-두산의 공통점은 있다. 두꺼운 포수진이다. 확실한 백업포수의 존재감으로 장기 레이스에서 포수들의 ‘체력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최근 포수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한동안 아마추어야구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포지션인 포수를 기피하기 시작하면서 포수 기근 현상이 시작됐고, 기존 주전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새로운 포수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결국 괜찮은 포수 한 명 키우기 힘들다는 푸념과 함께 트레이드 시장에서 포수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NC는 6월 21일 kt와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해 포수 용덕한을 영입했다. 주전 포수 김태군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NC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이가 아파서 엔트리에서 빠지거나 하는 일이 오기 전에 뒤를 받쳐줄 포수를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7∼8월이 되면 뒷받침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올 시즌 선두 싸움을 펼치며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NC다. 그 중심에는 1군 진입 첫 해였던 2013년부터 공백 없이 안방을 지켜온 김태군이 있다.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리드하면서 팀 방어율이 매년 상위권에 머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김태군의 전 경기 출장을 지원해왔다. 그것도 전 경기 선발출장이다. 김태군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김 감독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부상 위험 때문이었다. 항상 무거운 장비를 차고 끊임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데, 그것도 모자라 홈플레이트에서 투구와 파울 타구를 온몸으로 막아내야 한다. 예방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부상이 올 수밖에 없다.

최근 롯데는 주전 포수 강민호의 햄스트링 통증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즌 초반 백업포수 장성우를 kt로 트레이드하면서 강민호의 부담감이 커졌다. kt에서 데려온 안중열이 있지만, 장성우와는 기량차가 크다. 다행히 햄스트링 부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상황. 롯데는 대체 불가능한 강민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키지 않고, 휴식을 주면서 회복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수준급 백업포수가 있었다면,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휴식을 줄 수도 있었다.

선두권을 유지 중인 삼성과 두산은 포수 걱정이 없는 팀이다. 삼성은 이지영-이흥련 체제가 굳건하고, 두산도 양의지-최재훈이 믿음직스럽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에 맞춰서 포수를 기용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백업 이흥련이 선발출장할 때는 자연스레 체력안배가 된다. 두산은 수비력이 좋은 최재훈의 존재감 덕분에 라인업 운용이 수월하다.

탄탄한 포수진을 자랑하는 삼성, 두산과 더불어 NC도 용덕한이라는 수준급 자원을 확보함에 따라 3강의 안방은 더욱 든든해졌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 상위 3개 팀은 벌써 남들이 갖지 못한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 

이명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