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2일 월요일

[인터뷰] A.J.엘리스, "류현진과 친해 궁합 더 좋아"

출처: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308130100098590007368&servicedate=20130812
2013-08-12
LA=곽종완 통신원


12일(한국시각) 탬파베이전에 앞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한 A.J.엘리스. LA=곽종완 통신원

"류현진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면서 배터리 호흡도 좋아졌다."

12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 LA 다저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경기를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다저스 주전포수 A.J.엘리스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과 가까워진 게 호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엘리스는 과거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최향남(KIA)에 대해서도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선수"라고 표현하는 등 최향남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7년간의 마이너리그 경험, 내겐 큰 자산

엘리스는 2008년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딛은 뒤, 2012년에서야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가 2003년 데뷔 시즌부터 2011년까지 9년간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9년을 뛰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팬들이 많다.

엘리스는 과거 마이너리그 생활에 대해 "오랜 마이너 생활은 분명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 때를 되돌아보면, 내가 성장한 큰 밑거름이 됐던 시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랜 인고의 시간은 현재의 엘리스를 만들었다. 엘리스는 "마이너리그 시절엔 포수로서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블로킹과 도루저지와 같은 포수의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면서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렸다. 그때의 노력과 경험이 빅리그에 올라와서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엘리스가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불리우는 과정엔 어렵고 힘든 마이너리그 시절, 기본에 충실한 연습이 있었다.

▶마이너리그 시절, 최향남과의 인연

엘리스와 최향남은 2009년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인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38세였던 최향남은 33경기서 57⅔이닝 동안 9승2패, 평균자책점 2.34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빅리그 진입을 기대했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LA 다저스 포수 A.J.엘리스의 타격 장면.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6

엘리스는 최향남의 이야기가 나오자 "Oh, Mr.Choi"라며 숨을 고른 뒤,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최향남은 내가 인간적으로 존경했던 선수"라고 말했다.

그는 "최향남은 매사에 모범적인 최고의 팀메이트였다. 경기운영이 굉장히 빨랐고,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를 지배하는 느낌을 주는 선수였다"고 최향남을 회상했다. 이어 "내가 지금껏 공을 받아본 투수들 가운데 최고 중 한 명"이라며 최향남의 구위가 매우 좋았다고 강조했다.

엘리스에게 과거 최향남이 '엘리스는 야구와 가족 밖에 모르던 선수였다. 언제나 연습에 충실했고, 빅리거를 꿈꿨다. 투수들의 마음을 정말 편하게 만들 줄 아는 포수였다'고 말했다고 하자, 그는 무척 감동한 듯 "정말 감사한 말이다. 마이너리거 시절 그와 함께 했던 날들이 생각난다. 함께 다저스에서 뛰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분명 통했을 실력이었다"고 했다.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 A.J.엘리스

류현진은 엘리스에 대해 "포수로서 투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다른 다저스 투수들도 이구동성으로 편안하게 리드하는 엘리스를 칭찬해왔다.

엘리스는 다저스 투수들이 자신은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투수는 포수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마이너 시절부터 경기를 앞두고 투수와 미팅을 하면, 내 의견보다는 투수들 의견을 들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어 엘리스는 "반대로 나도 좋은 투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포수는 투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투수가 더 좋은 공을 던지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이라며 "포수는 투수가 흔들리면 잡아주고, 잘 던지면 독려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답변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엘리스의 표정엔 확신이 차 있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때 불펜피칭에서 호흡을 맞춘 뒤 대화를 나누고 있는 류현진(왼쪽)과 A.J.엘리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2.14/

그에게 포수는 어떤 자리인지 물었다. "철학적인 질문"이라며 미소를 지은 엘리스는 "포수는 감독의 연장선이다. 필드에서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수의 결정은 경기의 승패에도 영향이 있고, 투수가 던질 거의 모든 공을 결정한다. 무거운 책임감도 따르지만, 내 천직인 것 같다"며 웃었다. 오랜 마이너리거 생활 끝에 31세의 나이에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베테랑 다운 여유가 묻어났다.

▶진화하는 류현진과의 궁합,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키플레이어

류현진은 선발등판한 22경기 중 15경기에서 엘리스와 호흡을 맞췄다. 엘리스와 호흡을 맞췄을 때 평균자책점은 2.84로 시즌 평균자책점 2.99보다 좋다. 엘리스는 최근 류현진과의 배터리 호흡에 대해 "투수와 포수가 서로를 잘 알고, 각자의 장단점을 잘 알 때 궁합이 좋아진다. 류현진과 난 좋은 관계이고, 최근 더욱 친해지고 있다"며 "서로를 잘 알게 되면서 배터리 궁합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엘리스는 포스트시즌에 갔을 때 류현진이 키플레이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지만, 오래 전부터 10월에 뛰는 걸 상상해왔다"며 "요즘 들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큰 무대에서도 평소처럼 플레이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현재 상태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는 가정 하에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그리고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큰 경기일수록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1,2선발인 커쇼, 그레인키와 함께 류현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엘리스에게 '한국팬들도 당신의 가치를 알고 있다. 많은 팬들이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다저스 상승세의 숨은 공신으로 생각한다'는 말을 건네자, 그는 "그렇게 말해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류현진이란 좋은 투수를 영입하면서 다저스를 응원하는 한국팬들이 많아졌다. 팬들의 사랑을 받는 건 선수에게 기쁜 일이다. 한국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LA=곽종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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