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8일 일요일

손아섭, 반창고 방망이는 고민의 산물

출처: 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SCD=EB21&newsid=01177526606119752&DCD=A20102
2014.06.08
박은별 기자


사진=롯데 자이언츠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롯데 손아섭은 최근 장타가 부쩍 늘어났다. 지난 1일부터 4경기서 2루타 2개에 3루타 1개,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도 하나 때려냈다. 

이전 47경기서 2루타 8개, 3루타 1개, 홈런 4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장타력이 더 생겼다. 최근 4경기선 8안타를 몰아쳤고, 이 기간 장타율은 8할3푼3리였다. 시즌 장타율 5할과 비교해도 훨씬 좋아진 수치다. 

지난 겨울 손아섭은 “내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선 장타력 보완이 필수다. 팀에 장타를 치는 선수들도 별로 없고, 팀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장타력을 보완해야한다. 땅볼을 줄여 장타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요즘 현실이 되고 있는 중이다. 손아섭도 늘어난 장타에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비결은 있다. 달라진 방망이다. 손아섭의 방망이엔 특별함이 있다. 방망이 끝부분에 반창고를 칭칭 감아놨다. 반창고 한 통을 그대로 껴넣은 것처럼 두껍게 감싸놓았다.



손아섭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다소 짧은 33인치의 방망이를 쓴다. 타석에 들어가면 손아섭은 방망이를 더 짧게 쥐어잡는다. 정확한 컨택트를 위해서다. 그러나 방망이의 얇은 부분을 잡고 휘두르다보니 손목에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반창고다. 손날 부분에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해줘 손목을 더 잘 돌릴 수 있게 했다. 

손아섭은 “손목을 제대로 걸고 치니까 손목이 더 잘 돌아간다. 조금씩 힘이 더 실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문학 SK전에서 때려낸 시즌 5호포도 변신시킨 방망이의 힘을 받은 아치였다. 손아섭은 “사실 그 타구도 잘 맞은 게 아니었다. 몸이 열리면서 맞았는데도 타구가 넘어갔다. 그런 걸 봤을 때 지금 방망이의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고민의 산물이었다. 손아섭은 “배트를 길게 잡고 치면 헤드가 잘 빠져나오지 않는다. 또 계속 안타만 치고 있으니까…. 그래서 짧게 잡은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타구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 방법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좋더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 방법으로 방망이를 치기 시작했더니 결과도 좋아졌다. 이젠 손아섭의 배트 가방에 담겨있는 방망이엔 모두 이 반창고가 칭칭 감겨있다. 

손아섭은 “당분간은 계속 이 방망이로 칠 생각이다. 성적이 조금 더 좋아지고 장타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매일 홈런을 치겠다는 건 아니지만 2루타, 3루타 나오고 있으니까 긍정적이다. 조금씩 타구에 힘이 더 실린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손아섭의 방망이를 본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도 “반창고 한 통을 다 썼네”라며 웃었다. 언제나 늘 타격 상위권에 올라있지만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더 연구하는 손아섭. 여기에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 내는 제자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인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박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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