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9
박현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송구 시 순발력은 이미 프로무대 선배들을 능가할 정도. 포수로 본격 전향한 지 1년도 안 된 선수임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하다. 젊은 포수진을 구축한 넥센 히어로즈가 고교 최대어 포수 서울고 주효상(18)을 1차 지명 신인으로 선택하며 경쟁 체제를 더욱 공고히 구축했다.
넥센은 29일 오후 “서울고 포수 주효상을 2016년 신인 1차 지명자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얻으며 경기에 나섰던 주효상은 지난해 24경기 0.337 1홈런 25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4경기 0.404 19타점(29일 현재)을 기록하며 주축 타자로서 활약 중이다.
더욱 대단한 것은 포수로서 성장 가능성과 기본기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점. 주효상은 송구 시 미트에서 공을 뺀 뒤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까지의 시간이 1.4초대에 불과할 정도로 빠른 동작을 자랑한다. 프로 무대에서도 이 동작이 1.6초대면 특급으로 평가받는데 주효상은 이를 능가하는 순발력을 갖췄다. 모 구단 프로 스카우트 팀장은 “주효상은 송구 동작이 빠를 뿐 더러 송구 시 공의 회전수가 많아 송구가 슬라이스 되지 않고 정확하고 힘 있게 날아간다”고 극찬했다.
박동원, 유선정, 김재현 등 포수진이 상대적으로 젊은 편인 넥센은 올해 고교 포수 최대어인 주효상까지 품에 안으면서 미래가 기대되는 안방을 구축했다. 주효상은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처럼 뛰어난 포수가 되고 싶다”라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허도환이 지난 4월 한화로 트레이드되며 넥센 안방마님들의 연령은 더욱 낮아졌다. 넥센 포수 중 가장 나이와 경력이 많은 유선정이 우리 나이 서른으로 아직 한창 나이다. 다만 군경팀 복무가 아닌 공익근무로 소집해제한 후 실전 공백이 생기면서 강점이던 송구 능력이 다소 떨어진 점은 아쉽다. 올 시즌 주전 포수인 박동원(25)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시행착오 끝에 확고부동한 주전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김재현과 임태준, 이용하 등도 젊은 포수로서 1군에서의 출장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중. 여기에 지재옥이 상무에서 제대하고 새내기 주효상까지 가세하면 넥센은 20대 젊은 포수들로 가득한 팀이 된다. 갓 고교를 졸업하는 주효상이 단숨에 넥센 주전 포수 경쟁을 뒤흔들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간결한 송구 동작과 힘과 정확도를 겸비한 송구가 뛰어나다. 투수리드 외 포수로서 기본기를 확실히 갖춘 선수인 만큼 넥센 기존 포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재임 이래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에게는 믿음을 보이되 전체적으로 경쟁을 촉구한 지도자다. 특히 포수 포지션에서는 2013시즌 전 기존 주전 포수인 허도환 대신 박동원을 주전으로 중용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허도환에게 긴장을 심어주고 박동원을 비롯한 백업 포수들에게 가능성을 열어 둔 이야기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4년차 신예 김재현에게 1군 출장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던 염 감독이다. 팀 내 자체 경쟁 심화를 통해 더 젊고 강한 안방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2008년 현대 선수단을 공중분해 후 승계 식으로 창단한 히어로즈. 네이밍 스폰서 넥센의 간판을 단 이래 히어로즈는 점진적 발전을 거듭하며 이제는 리그 강호로 성장했다. 그 속에는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노력도 있으나 경쟁 속 선수들의 노력이 가장 컸다. 그라운드 야전사령관 자리에 고교 최대어 포수를 더한 넥센. 그 안방마님들은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것인가.
[사진] 서울고 주효상 ⓒ 한희재 기자
박현철 기자 phc@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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