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6일 목요일

[야큐 리포트] '좋은 포수'는 오히려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일까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264&article_id=0000000447
2015-08-06
글 - 키무라 코우이치 / 번역 - 손윤



일본 프로야구계에는 "제대로 된 포수가 나오면, 10년은 주전(포수) 걱정이 필요 없다"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포수는) 성장시키는 게 어렵고, 또 한번 주전이 된다면 후계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포수란 그런 특수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월 28일, 주니치 다니시게 모토노부 포수 겸 감독이, 포수 개인 최다 출장 기록을 3,018경기로 경신했다. 그전까지(의 기록 보유자)는, 바로 '레전드'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이었다. 다니시게 포수는 26년째 뛰고 있다. 정말 오랫동안 플레이해왔다고 생각한다. 일본 경마계에는 "다치지 않는 게 명마"라는 표현도 있다. 아무리 뛰어난 다리(스피드)를 가진 말이라도, 다치면 그 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 점, 다치지 않으면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다. 그것 또한 명마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자주 일본 스포츠계에서도 비유로 쓰고 있다. "다치지 않는 게 명마". 실로 다니시게 포수가 그렇다(물론, 다니시게가 다치지 않은 선수였던 것은 아니다. 다쳐도 참고, 또 그 회복력도 빠른 선수였다는 의미다).

그런 부상에 강한 몸, 체력이라는 타고난 부분을 제외하면, 포수에게 필요한 요소로는 어떻게 있을까. 강한 어깨, 투수를 리드하는 두뇌,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판단력. 물론 타자가 지녀야 할 타력도 있다. 그리고 투수의 공을 정확하게 포구하는 캐칭 기술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포크볼이나 원바운드 공을 뒤로 빠뜨리지 않고 확실히 막아내는 기술도 있다. 그러니까 3루에서 상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능숙하게 몸으로 막아내 득점을 주지 않는 블로킹도 중요하다. 잠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만큼 떠오르는 포수라는 포지션은, 역시 중요한 자리다. 그만큼 성장시키기도 어렵다는 것도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다른 야수보다 공에 접촉할 기회가 월등하게 많아, 즉, 실점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포수의 '기술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은 어렵고, 또 의미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굳이 언급한다면, 역시 투수 리드가 될 것이다. 아무리 타격 능력이 있어도 리드가 서투르면 다른 포지션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 전직 포수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면 리드란, 어떻게 하면 향상되어 갈 수 있을까? 코치가 가르쳐 주는 것일까? 그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플레이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깨닫고, 몸에 익혀나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좋은 투수가 있는 팀의 포수는, 필연적으로 좋은 리드를 익히는 듯하다. 좋은 투수는 당연히 볼 배합에도 자기 나름의 이론이 있어, 포수에게 더 좋은 리드를 요구한다(좋은 교사가 있으면 학생의 성적도 오르는 것과 같다).

세이부의 황금 시절에 포수 마스크를 쓴 이토 쓰토무(현 지바 롯데 감독) 등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다만 투수가 좋은 팀의 '명포수'는 어딘가 임펙트가 약하다. 명포수였던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리드를 했을까. 어떤 명장면이 있었을까. 뜻밖에도 떠오르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투수가 매우 좋은 나머지, 포수로서 독자적인 이론을 익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성이라고 바꾸어 표현해도 괜찮다. 좋은 투수의 공을 받아온 포수인 만큼, 볼 배합의 정석을 중시하고, 그 정석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 점, 투수진이 좋지 않았던 팀(?)에서 주전 마스크를 쓴 포수. 이것은 다양한 부분에서 고생하며 지혜를 짜낸다. 예를 들면 체력이 부족해, 5이닝을 버티지 못하는 젊은 선발 투수를 어떻게 해서 5, 6회까지 던지게끔 할까(상대를 속여나갈 것인가). 또 제구력은 그럭저럭 있지만, 구위가 떨어지는 베테랑 투수를 어떻게 불펜에서 활약하게끔 할까. 거꾸로 구위는 있지만 제구력이 전혀 없는 투수를, 어떻게 해서 마무리 후보로 키워나갈까. 말하자면 투수 코치가 할 듯한 역할을, 포수가 해나갈 때도 있다. 즉, '그라운드의 감독'으로 말해지는 포지션이 포수다. 당연히 투수 코치적인 시선도 필요해진다.

그래서 지혜를 짜낸다. 어떻게 그 투수의 좋은 점을 끄집어낼까. 상대 타자의 약점을 공략할까. 매일, 매 경기, 계속해서 생각한다. 그 결정체가 리드로 나타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고생한 포수인 만큼, 오랫동안 살아남은 듯한 기분이 든다. 야쿠르트의 후루타 아쓰야도 결코 높은 수준의 투수진을 이끌었던 것은 아니었다. 진구 구장이라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좁은 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면서도, 어떻게 실점을 내주지 않을까. 그런 과제를 안고 투수 리드에 개성이라는 독자성을 찾아낸 것이다.

다니시게도 그런 포수였다. 프로에 입단한 팀은 요코하마(현 DeNA). 좀 무례한 표현이지만, 당시는 올스타전에 출장하는 듯한 투수는 거의 없었다. 얼마 안 돼 사사키 가즈히로가 가세해, 포크볼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캐칭 능력을 키운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사사키는 마무리 투수다. 다니시게에게 더 요구된 것은 선발 투수를 얼마큼 길게 던지게끔 하느냐는 리드 부분이었다.

그래서 다니시게는 타자가 특정 구종이나 방향에 약점이 있는 것을 발견하자, 그 구종과 방향을 계속해서 공략하는 패턴을 익혔다. 후에 노무라 가쓰야 씨가 '(구종이나 방향을) 잇달아 요구하는 다니시게'라는 비유를 하게 되지만, 이것도 투수를 살리기 위한 궁리, 지혜에서 이끌어낸 것이었다.

결론.

명포수는 리드에 개성이 있다. 그러므로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것은 투수진이 제대로 갖추어진 팀에서는 나오기 어렵다. 오히려 마운드가 약하므로, 지혜를 짜내서 리드를 생각한다. 그것이 명포수가 나오는 비결(?)이다.


글 - 키무라 코우이치 / 번역 - 손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