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8일 토요일

두산 양의지 "은퇴 진갑용 선배, 아쉽고 존경한다"

출처: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508090100083700005666&servicedate=20150808
2015-08-08
함태수 기자


김태형 두산 감독과 양의지. 스포츠조선 DB.

두산 안방마님 양의지(28)는 2007년 7월 말 타구단 선배가 건넨 말 한 마디를 잊을 수 없다. 입단 2년 차를 맞아 7월21일 생애 첫 1군 경기에 출장한 새내기. 7월24~26일 사흘 동안은 홈 구장에서 삼성과 주중 3연전을 벌였다. 

당시 그에게 조언을 건넨 선배는 진갑용(41·삼성)이다. 두산에 막내 포수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열심히 해라. 공격에서보다 일단 수비에서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라"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제 막 스무살이 돼 선배들 눈치보기 바빴던 양의지도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며 큰 힘을 얻었다.  

진갑용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다. 삼성은 지난 6일 진갑용이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셈이지만 올해까지 KBO 등록선수 신분을 유지하고 공식은퇴는 시즌 종료 후 하기로 했다.

부산고-고려대 출신의 진갑용은 1997년 OB 베어스에 입단해 1999년 시즌 도중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17년간 삼성에서 뛰며 7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벤치 사인 없이도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똑똑한 안방마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로 19년 동안 성적은 1823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 1445안타, 154홈런, 753타점이다. 2002년과 2005년, 2006년 등 세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올스타전 10회, 한국시리즈 10회 출전 등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포수였다.  

그는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하면서 포수 최고령 출전 기록, 최고령 홈런의 진기록도 갖고 있다. 우선 지난 4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 역대 최고령 포수 출전 기록을 세웠다. 당시 그의 나이 40세 11개월 7일째. 박경완 현 SK 와이번스 육성총괄이 기록했던 40세 11개월 5일을 넘어 섰다. 또 5월14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6회에 홈런을 쏘아 올리며 41세 6일의 국내 선수 최고령 홈런 기록까지 작성했다. 진갑용은 "공식 은퇴를 한 뒤에는 코치 연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게 섭섭하지 않을 리 없지만, 팀과 후배들을 위해 결정했다. 더 이상 미련을 남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은퇴 결심 배경을 밝혔다.  

양의지는 이런 대선배가 해 준 말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아울러 7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서는 "현역으로 더 뛰실 줄 알았는데, 너무 아쉽다. 내일이라도 상대 팀 벤치에서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며 "포지션 변경 없이 포수로만 19시즌을 뛴 것 자체가 존경해야 할 일이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양의지는 "솔직히 내가 19년 동안 포수를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존경한다는 말밖에 못하겠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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