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2일 화요일

연봉으로 살펴본 KS,부자군단 삼성VS고효율 두산

출처: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1257219.htm
2013.10.21
김경윤기자


삼성-두산 KS 주력선수 연봉 비교표 / 스포츠서울

올시즌 9개 구단 연봉 총액 1위를 기록한 삼성과 3위에 오른 두산(55억 1700만원)이 한국시리즈(KS)에 나란히 진출했다. 양 팀 모두 프로야구 9개 구단 평균 금액을 웃도는 자금을 투입했고, 이에 걸맞는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내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은 고액 연봉자들이 이름값을 했지만 두산은 저연봉 선수들의 활약상이 더 뛰어났다.


◇삼성과 두산, 들인 돈은 비슷했다


삼성은 지난해에 비해 3.7% 오른 67억 1200만원을 투입했다.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60억원이 넘는다. 최하위 NC(24억 5100만원)에 비해 2배가 넘는 인건비를 지불했다. 삼성의 선수 평균 연봉은 1억 2204만원이다. 이 역시 1위다. 두산은 55억 1700만원(3위)을 투자했다. 지난해에 비해 1.4% 올랐다. 두산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31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KS 엔트리에 합류할 주요 주전 선수들의 연봉을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의 예상 출전 선수들의 총 몸 값은 두산의 2배가 넘는다. 삼성은 정확한 투자를 했고, 두산은 저연봉 선수들의 투혼이 빛났다고 할 수 있다.


◇저연봉 선수들이 활약한 두산


두산은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기여도가 높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유희관이다. 그의 올 시즌 연봉은 2600만원. 프로야구 최저연봉(24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는 이번 KS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투수 변진수(4500만원), 오현택(3000만원), 윤명준(2400만원)이 예상 밖의 깜짝 활약을 펼쳤고, 포수 최재훈(3500만원), 야수 김재호(7000만원), 오재일(5000만원), 최주환(5000만원), 민병헌(5200만원)도 자신의 몸값을 뛰어 넘는 역할을 했다. 많은 돈을 받고도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도 있다. 김선우(5억원), 정재훈(3억5000만원)은 포스트시즌(PS)에서의 활약이 미미했다. 김현수(3억1000만원)는 부상여파로 KS 초반 선발 출전이 불투명하고 김동주(7억원), 이혜천(2억원)은 아예 PS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고연봉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삼성


삼성은 고연봉 선수들이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이번 KS에서도 고연봉자들의 어깨가 무겁다. 끝판왕 오승환(5억5000만원)을 비롯해 10승 트리오 배영수(4억5000만원), 장원삼(4억원), 윤성환(3억원), 불펜핵심 안지만(3억원), 권혁(2억 2000만원)이 대표적이다. 주전 야수들의 몸값도 ‘억소리’가 난다. 이승엽(8억원), 진갑용(4억원), 박한이(3억5000만원), 박석민, 최형우(이상 2억8000만원) 등 5명의 야수가 받는 총 연봉이 전 선수단 연봉의 30%가 넘는다. 이번 KS에서 뛸 것으로 예상되는 저 연봉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대폭적인 연봉 삭감의 아픔을 겪은 채태인(5000만원), 배영섭(8500만원)과 정형식(6000만원)이 있다. 부상을 입은 김상수와 조동찬을 대신해 정병곤(2700만)과 김태완(7000만원)이 뛴다. 마운드에선 심창민(6000만원)이 비교적 적은 연봉을 받는다.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이창호의 야구, 야구인]아버지와 아들, 이토와 최재훈

출처: http://news.hankooki.com/lpage/sports/201310/h2013102116224391670.htm
2013.10.21
이창호기자

이토를 만나 야구 보는 눈을 바꾸다, 가을의 지배자가 되다


두산 포수 최재훈이 홈플레이트를 지키고 앉아 야수들에게 투 아웃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보는 사람들마다 아버지와 아들 같다고 했어요."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올해 '가을 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한 포수 최재훈(24)의 이야기가 나오자 서슴지 않고 말한다. 올해부터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령탑을 맡아 라쿠덴과 퍼시픽리그 클라이막스 파이널 스테이지를 치르고 있는 이토 쓰토무(伊東 勤·51) 전 두산 수석코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재훈은 이토 코치가 생각날 때면 "함께 있을 때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저 역시 아버지처럼 따랐어요. 그 때는 내가 아들이 된 느낌이었죠"라며 털어놓곤 한다.

'아버지와 아들-'

두산의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고 있는 최재훈의 성장 스토리 속에서 이토 코치의 역할은 절대 빠지지 않는다.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아니면 그만 두고 다른 삶을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시절, 정신적 멘토였을 뿐 아니라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준 길잡이였다.

▶ 두산의 '가을 야구'를 지배하는 포수 최재훈

최재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LG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9게임에 모두 출전했다.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 때 선발에서 빠진 뒤 교체 멤버로 출전했을 뿐이다. 나머지 7게임은 당당하게 주전으로서 홈플레이트를 지켰다. 

올해 포스트시즌 9게임에서 25타수에 홈런 1개를 포함한 7안타로 타율 2할8푼과 2타점, 희생타 3개, 몸에 맞는 공 2개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때는 0-1로 뒤진 6회말 1사 1루에서 밴 헤켄으로부터 좌중간 외야 관중석에다 역전 결승 2점포를 날려 벼랑 끝에 몰린 곰에게 기사회생의 기회를 안겨 주었다. 

최재훈은 그동안 양의지보다 타격이 약해 백업 멤버에 머물렀지만 이 한방으로 방망이도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최재훈의 진짜 능력은 공격보다 수비에 있다. 천부적으로 강한 어깨에서 쏘아대는 2루 송구 뿐 아니라 정확하고 과감한 판단력으로 상대 작전을 무색하게 만들기도 하고, 공격의 맥을 끊어내기도 한다. 

20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두산이 1-0으로 아슬아슬 앞서가던 3회초 무사 1루에선 9번 윤요섭의 투수 앞 보내기 번트 때 빠르고, 크고 분명한 동작으로 타구를 잡은 유희관이 매끄럽게 2루 송구를 할 수 있도록 콜 플레이를 했다. 중전 안타로 출루했던 손주인은 2루에서 포스 아웃. LG는 동점 기회를 만드는데 실패했다. 

4회초 무사 1, 2루에서도 5번 이병규의 투수 앞 보내기 번트가 나오자 주저하지 않고 3루 송구를 지시해 2루 주자 이진영을 잡아냈다.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포수가 단순하게 투구의 공만 받아주는 역할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그라운드를 지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보여줬다. 

투수 리드와 볼 배합도 만점이었다. 타자들의 고정된 머리 속 계산을 역으로 이용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재훈은 무명이다. 

2008년 덕수고를 졸업했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하는 팀이 없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선수로 여겼다. 결국 두산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지만 주목 받지 못하다 2010년 경찰청에 복무하면서 야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2011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타율 3할3푼3리와 홈런 16개, 타점 79개를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2012년 두산에 돌아와 세이부 감독에서 물러나 쉬고 있다가 한국 무대를 밟게 된 명포수 출신의 이토 코치를 만나 잠재 능력을 끌어올렸다. 

▶ 일본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이토, 한국에서의 좌절 

이토 코치는 1982년 일본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위로 세이브에 입단해 22년 동안 현역 생활을 하는 동안 11차례 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고, 퍼시픽 리그 우승 14회와 8번 재팬 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낸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4년 은퇴와 함께 세이부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1점이 소중한 야구', '1점을 지키는 야구'를 강조하면서 그 해 12년 만에 재팬 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그러나 그 후 계속된 성적 부진으로 2007년 감독에서 물러나 해설가로서 야구의 폭을 넓히다 두산에서 '러브 콜'을 하자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땅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토는 두산의 수석코치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2012년 큰 꿈을 안고 한국 생활을 시작했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야구와 현실 속의 한국 야구와는 차이가 컸다. 우여곡절을 겪었다. 수석 코치로 출발해 시즌 도중 수석 코치와 타격 코치를 겸직하다 다시 이름 뿐인 수석코치로서 남아야 했다. 

결국 "한국 야구를 바꿔보고 싶다"던 생각을 내려놓고 한발 물러섰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타격 코치를 그만둘 때는 "사실상 강등"이라고 쿨하게 인정했고, 포수 조련에 집중했다. 

▶ 두산에서 찾은 희망, 신고 선수 출신의 무명 포수 최재훈 

이 때부터 오죽하면 '이토는 (최)재훈이 하고 만 논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토 코치는 최재훈에게 애정을 쏟았다. 때론 따끔하게 혼냈고, 때론 덕아웃에서도 장난을 치며 살갑게 지냈다.

"너에게 전부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 "내가 갖고 있는 포수에 관한 것을 3분의 1은 꼭 전수 하겠다"고도 했다. 그럼 최재훈은 "모두 뺐겠다"며 스스럼없이 대꾸하면서 이토를 졸졸 따라다녔다. 

이토는 최재훈에게 포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 체력 뿐 아니라 경기를 보는 방법, 볼 배합하는 요령, 타자와 수 싸움하는 법, 사인 내는 법 등에 대해 두루 지도했다.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의 차이 탓에 벽에 부딪히면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재훈은 잘 따라 했다. 어느 날 이토 코치는 최재훈을 라커룸으로 불러 "홈런을 맞은 것은 너의 실수"라고 날 선 지적을 한 뒤 "반성해"라는 말만 던지고 돌아섰다. 이토 코치가 야속하고 무서웠지만 곧 훌훌 털어냈다. 다음 훈련 때는 다시 웃는 얼굴로 찾아가 이토 코치의 지도에 따라 비지 땀을 흘렸다. 

최재훈은 한 때 "나는 주전감도 아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며 회의에 빠졌다. "야구를 계속해야 하나"하며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토가 남긴 한마디, "너는 나를 뛰어 넘을 선수" 

그러나 이토 코치를 만나 "너는 나를 뛰어 넘을 선수"라는 격려를 받았다. 자신감이 생겼고, 당당함을 알게 됐다. 또 "실수는 털어버리고 담담하게 야구해라, 항상 겸손해야 더 잘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마음 속 깊이 새겨 놓았다.

최재훈은 이토를 만나 포수로서 생각하는 방법을 바꿨다. 바꾼 생각은 이제 그라운드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올해 '가을 야구'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가장 소중한 별로 자리 잡았다.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도 '가을 야구'가 한창이다. 이토 롯데 감독도 최재훈의 소식을 듣게 되면 환한 미소를 머금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이 땀 흘리며 쌓아 온 '사나이의 정과 약속'을 뜨겁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한국아이닷컴 이창호기자 chang@hankooki.com



[KS] ‘일등공신’ 최재훈, “저 아직도 멀었어요”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09709557
2013.10.22
OSEN= 박현철 기자

[OSEN=박현철 기자] “제가 잘한다고 생각지 않아요. 제가 먼저 그런 생각을 갖게되면 결국 제 하락세를 스스로 만드는 꼴이 될 테니까요”.

위력적인 도루 저지와 허를 찌르는 투수리드. 준플레이오프 승부처 역전 결승포에 플레이오프에서는 크로스플레이에서 주자를 피하지 않는 투혼으로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그러나 더욱 높이 평가받을 만한 부분은 바로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는 투지와 겸손함이다. 5년 만의 팀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포수 최재훈(24, 두산 베어스)은 “저 아직 멀었어요”라며 더욱 고개를 숙였다.

2008년 덕수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신고선수 입단한 최재훈은 2010~2011년 경찰청 2년 복무 동안 유승안 감독 등 경찰청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으며 1군에 걸맞는 선수로 자라났다. 지난해와 올 시즌 주전 양의지를 보좌하는 백업 포수로 경험을 쌓은 최재훈은 후반기 허리 통증과 체력 고갈로 인해 흔들린 양의지를 대신해 포스트시즌 마스크를 쓰고 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서 2할9푼4리 1홈런 2타점을 기록한 최재훈은 LG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서 2할5푼의 타격 성적을 남겼다.



최재훈이 돋보인 부분은 바로 수비 능력. 상대 타자들의 약점을 찌르는 리드로 두산의 큰 힘이 된 최재훈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서는 도루 저지 능력으로 넥센 주자들의 그린라이트 특권을 대폭 줄였다. LG와의 플레이오프서도 좋은 수비를 보여줬는데 특히 3차전 정성훈과 이병규의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한 주자들과의 충돌에도 공을 놓지 않고 아웃을 이끄는 투혼을 발휘했다. 3차전 5-4 신승을 거둔 뒤 최재훈은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했으나 이튿날에도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쓰고 5-1 승리에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은 팬들과 미디어의 집중도 차이가 확실히 다르다. 실수를 하면 엄청난 비난 공세를 받지만 좋은 플레이에는 칭찬의 정도가 굉장히 높아진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2연속 업셋을 이끈 최재훈을 향한 야구 관계자들의 팬들의 극찬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수 본인은 “아직도 멀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저는 제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스스로 ‘나 잘하고 있어. 이 정도면 잘 하는 거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결국 기량 성장폭과 페이스의 저하를 제 스스로 자초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니까요. 아직 멀었어요”.

예전부터 최재훈은 야구 욕심이 컸고 또 그만큼 훈련량도 대단했다. 지난해 두산 수석코치를 맡았던 이토 쓰토무 현 지바 롯데 감독은 고마키 유이치 불펜코치와 함께 최재훈을 괴롭히는 듯이 맹훈련을 시켰다. 그냥 괴롭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러다 울겠다 싶을 정도의 강훈련이었다. 그러나 최재훈은 꾹 참고 이를 모두 소화했다. 이토 감독은 최재훈을 괴롭히며 웃으면서도 “저 녀석은 훗날 한국의 국가대표 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재훈을 칭찬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토 감독이 블로킹, 도루 저지, 크로스 플레이 등 포수로서 기본적인 수비 능력을 강조했고 현재 두산 배터리 코치를 맡고 있는 강성우 코치는 상대 약점을 찌르는 데 대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최재훈은 강 코치의 지도에 따라 상대를 괴롭히는 포수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원래 경기 중 고생이 많고 훈련 강도도 높은 포수 포지션이지만 최재훈은 군말없이 훈련들을 모두 소화했고 지금은 팀을 살리는 숨은 영웅이 되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 선수가 자신을 둘러싼 팬들의 응원과 사랑에 섣불리 부화뇌동되고 더 클 수 있는 선수가 아쉬운 성장세를 보이는 모습도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 야구 원로는 “팬들이 좋아한다고 그에 만족하고 자만하는 선수가 많아지면 결국 이는 리그의 치명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최재훈은 어깨를 으쓱하기보다 “난 더 해야 한다”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farinelli@osen.co.kr


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두산 최재훈, 홍성흔과 추억 간직한 채 꿈 키워

출처: http://sports.donga.com/SPORTS/3/all/20131020/58343484/3
2013-10-21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두산 최재훈, 홍성흔과 추억 간직한 채 꿈 키워

올 시즌 초 어느 날이었다. 두산 홍성흔(37)이 라커룸에 앉아 있을 때, 최재훈(24)이 살며시 다가왔다. 최재훈은 지난해까지 롯데에 몸담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대선배에게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쑥스러운 듯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그가 내민 빛바랜 사진 한 장에는 둘의 13년 전 추억이 깃들어 있었다.


2000년 5월 5일이었다. 지금은 지명타자로 뛰고 있지만 한때 국가대표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홍성흔은 두산의 안방마님으로서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어린이날 행사를 위해 짝이 된 한 초등학교 야구선수가 서 있었다. 홍성흔의 머릿속에선 이미 지워진 기억이었지만, 그 초등학교 꼬마 어린이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한 손에 풍선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홍성흔의 손을 꼭 잡고 식전행사를 지켜보고 있던 그 소년이 바로 최재훈이었다. 최재훈은 그날 이후 이 사진을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하며 ‘홍성흔 같은 포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홍성흔은 13년 전 추억을 되살려준 최재훈이 무척 고맙고 같은 팀에 선수로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 그 사진을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에 다시 담았다.

최재훈은 고교 졸업 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고난의 시절을 거쳐 올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맹활약을 펼친 그는 LG와의 PO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한껏 증명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2013년 9월 29일 일요일

당신이 몰랐던 홈런의 비밀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issue&mod=read&issue_id=620&issue_item_id=8815&office_id=314&article_id=0000000018
2013-09-25
기사제공 : 송민구 칼럼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거포로 성장한 박병호)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팬들에게는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주고, 상대팀에게는 스윙 한번으로 비거리 만큼이나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홈런이 많았던 해에는 항상 관중이 많았으며, 홈런 타자들의 경기에는 항상 관중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일례로 2003년에는 팬들이 이승엽의 홈런공을 잡기 위해 잠자리 채 까지 사서 야구장에 입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홈런에 대해서, 기록에 나타나는 숫자 외에 크게 알려진 것은 없다. 간간이 어떤 코스의, 또는 어떤 구종에서 홈런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들을 수는 있었으나, 자세한 수치를 내놓는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래에서는 지금까지 잘 알수 없었던 ‘홈런’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본다.

1.좌타자와 우타자, 어느 방향의 홈런이 많을까?
힘이 좋은 타자들은 밀어쳐서도 공을 외야 펜스 너머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리그에서 그정도의 힘을 가진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홈런의 대부분은 타자의 방향, 즉 우타자의 경우 좌익수쪽, 좌타자의 경우 우익수쪽으로 가게 마련. 이것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우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이 좌익수쪽(73.3%)으로 갔으며, 좌타자들이 친 홈런의 대부분은 우익수쪽(71.1%)으로 갔다. 즉 밀어쳐서 나오는 홈런이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홈런은 그렇지 않다는 것. 최형우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우익수쪽, 박병호의 홈런공을 잡고 싶다면 좌익수쪽 자리를 잡아 앉아 있는것이 조금이나마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겠다.

2,변화구와 직구, 어디서 홈런이 많이 나올까?
변화구와 직구, 시속 160km의 패스트볼과 시속 100km의 커브볼은 홈 플레이트에 도달하기 까지 0.25초 정도의 시간차이를 보인다. 160km 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 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0.38초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시간차가 있는 셈. 그래서 ‘변화구를 칠 때의 홈런수가 직구를 칠 때보다 많을 것이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과연 그러할까. 아래는 2013시즌 메이저리그의 전체 홈런을 투수의 구속 별로 나눈 것이다.


위 그래프에 나타나는 대로, 시속 140km를 넘는 공의 비율이 그 이하에 비해 월등히 많다. 수치로 따지면, 140km이상의 공을 쳐 홈런이 된 공의 비율이 61.2%정도. 140km이상의 공 중에서도 물론 슬라이더, 스플리터 같은 공들이 있을 수 있기에, 한국에서 ‘직구’라 통용되는 포심, 투심 패스트볼만을 따로 묶어 ‘직구’라는 항목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변화구’로 묶어 그 비율을 조사해 보았다.
홈런 중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
직구 - 51.9%  / 변화구 - 48.1%
2013시즌 전체 투구수
직구 - 49.1% / 변화구 - 50.9%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비율
직구 - 0.67% / 변화구 - 0.60%

홈런 중에서의 비율로 따지자면 직구를 쳤을 때의 홈런개수가 변화구를 쳤을 때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하지만 리그 전체에서 직구의 구사비율이 높다면, 이것을 그대로 ‘직구의 홈런 비율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올시즌 전체 투구수에서 직구의 비율을 조사해 보았고, 이에 따른 전체 투구수 대비 홈런의 비율을 다시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직구는 1000개당 6.7개, 변화구는 1000개당 6개의 꼴로 홈런이 터져나왔다.(1000개당 6개 정도라 하여 아주 적게 들리지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동안 투수들이 던지는 공의 총 개수는 약 70만개 정도. 그래서 시즌당 4300~4500개, 경기당 1.7~1.9개의 홈런이 생산된다.)
넓은 의미의 패스트볼(패스트볼의 범주에 스플리터, 커터, 싱커가 포함)로 따지자면 홈런 중 패스트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아지지만, 한국적 의미의 ‘직구’와 ‘변화구’로 따지면 둘 사이의 차는 크지 않다는 점. 참고로 코스별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은 아래와 같다.


스트라이크존 위쪽에서는 직구를 쳐서 홈런을 만들어낸 비율이 높았으나, 타자의 벨트 아래쪽으로 내려올수록 변화구의 비중이 높았다.

3.정중앙 코스는 홈런의 제물일까
투수들이 왠만해서 던지려 하지 않는 코스. 바로 스트라이크 정중앙이다. ‘실투’로 여겨지는 이 코스는 타자가 좋은 타구를 날리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런에 있어서는 약간 다를 수 있는데, 개인의 스윙 궤적에 따라 낮은 공을 선호하는 선수도 있고, 벨트 높이 위쪽의 높은 공을 선호하는 선수도 있다. 아래의 좌/우타자별 전체 홈런 개수를 보자.(그림의 왼쪽이 우타자의 타석, 오른쪽이 좌타자의 타석)


좌우타자 할것 없이, 역시나 정중앙은 홈런의 지름길이다. 정중앙으로 던진 공의 홈런 개수가 가장 많았는데, 흥미로운 것은 좌타자들의 홈런분포이다. 우타자들은 안쪽 코스의 홈런비율이 바깥쪽 보다 높았던 반면, 좌타자들은 그 반대이거나 거의 비슷한 편이었다. 투수들은 좌/우타자 가릴것 없이 바깥쪽 승부를 선호하기에 바깥쪽 코스의 홈런(비율이 아닌) 개수가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타자는 안쪽 코스의 홈런 개수가 많았다는 점은 그만큼 메이저리그 장타자들이 당겨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은, 중앙으로 던지면 크게 맞는다는 점.

4.발사 각도는 어느정도의 영향을 줄까
타격은 순간적인 접촉을 통해 공의 운동 방향을 정반대로 바꾸는 운동이기에 굉장히 많은 힘이 필요하다. 게다가 홈런을 치는 경우라면 더욱. 140km로 들어오는 공을 145km로 되받아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임팩트 순간은 0.001초정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홈런은 이러한 ‘되받아치는’ 순간에 더해, ‘적정 발사각’을 요구한다. 아무리 잘 받아쳐 본들, 공이 땅으로 향한다거나 하늘 높이 치솟아 버린다면, 결과는 뻔하다. 내야 뜬공 또는 땅볼. 그래서 타자가 공을 시속 144km로 되받아친다고 가정했을 때, 발사각도에 따른 비거리를 계산해 보았다.(해발 0미터, 온도 24도, 습도 50%를 기준으로 함)

(공을 치는 순간 공의 회전방향이 바뀌면서, 지금까지와 반대의 회전력이 작용하게 되는 관계로 45도의 발사각 보다는 30~35도 사이의 발사각에서 좀더 높은 비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발사각 15도 정도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같은 속도라 해도 멀리 나가지 못한다. 가장 많은 비거리를 기대할 수 있는 발사각은 30~35도 사이이며,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그 차이는 꽤나 크다.
타자가 0.001초의 찰나에 ‘아 이번엔 이공을 33도로 쳐야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에 30~35도 사이의 발사각을 보인다면 홈런이 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고 할 수 있는 것.
참고로, 매 시즌 꼭 한두번은 나오는 ‘라인드라이브성 홈런’, 즉 거의 직선을 그리며 홈런이 되는 타구들이 있는데, 이들은 보통의 타구보다 속도가 현저히 빠르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라는 것이 이미 정타를 의미하기 때문에 공의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는데, 발사각 20도로 외야펜스를 3.3초 이내에 넘기는 타구를 만들려면 타격 시점에서 타구의 속도는 시속 110마일, 즉 시속 176km에 육박해야 한다.





2013년 9월 6일 금요일

세이브 포수는 존재하는가

출처: http://futuresball.com/feature/%EC%84%B8%EC%9D%B4%EB%B8%8C-%ED%8F%AC%EC%88%98%EB%8A%94-%EC%A1%B4%EC%9E%AC%ED%95%98%EB%8A%94%EA%B0%80/3272
By 배지헌
8월 1, 2013



“팀을 우승으로 이끈 포수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몇 해 전 최고 포수를 가려달라는 질문에 모 해설가가 한 말이다. 실제로 프로야구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돌아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뛰어난 안방마님들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가깝게는 2011년과 지난해 삼성의 진갑용부터 현대와 SK에서 왕조를 이룩한 박경완, 1994 LG 2000년대 현대를 우승으로 이끈 김동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포수의 본분인 탁월한 게임 리딩과 정상급의 수비력은 물론, 타석에서도 중심타선 못지않은 파괴력을 발휘했다. 공수에서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보여준 이들 포수의 활약상은 야구에서 포수가 갖는 중요성을 새삼 확인하게 했다.

반면 어벤저스급 전력을 갖춘 팀도 포수가 흔들리면 우승과는 멀어졌다. 신인이던 이종범에 무더기 도루를 내주며 무너진 1993년의 삼성이 그랬고, 박경완의 공백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2009년의 SK도 한 끗 차로 울었다. 전문가들은 포수가 약하면 우승은커녕 애초에 4강에도 들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4강에 든 삼성, 롯데, SK, 두산은 저마다 확고한 주전 포수를 두고 있었다. 좋은 포수는 강한 팀의 필요조건이자, 보통의 팀을 강팀으로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 그래서 포수는 특별하다. 2010년 우승 순간, 에이스 김광현은 박경완에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2년 연속 우승을 이뤄낸 순간, 오승환은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웃음을 지으며 풀쩍 뛰어 진갑용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박경완, 진갑용 같은 포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 야구인은 “박경완 같은 정상급 포수는 10년에 한번 꼴로 나오면 다행”이라 했다. 그만한 재능을 갖춘 포수가 드물기도 하지만, 신인포수가 박경완처럼 데뷔하자마자 꾸준하게 1군에서 출전기회를 얻고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공수에서 균형을 갖춘 포수도 좀체 보기 드물다. 대개 공격이 좀 되면 수비가 떨어지고, 수비력이 괜찮은 포수는 타격이 류현진만도 못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프로야구에서 절반 이상의 팀이 확실한 주전포수 없이 시즌을 치르는 실정이다. 그나마 강민호가 건재한 롯데와 양의지가 버티는 두산, 김태군이 선전하는 NC 정도가 포수 걱정이 덜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즌 뒤 FA가 되는 강민호의 몸값이 역대 최고액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포수진 운영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전성기 박경완처럼 확실한 주전 포수에 수비력 좋은 백업 포수가 뒤를 받치는 구도다. 이런 경우 감독은 주전 포수를 계속 내보내다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백업에게 마스크를 씌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이런 완벽한 조합을 만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데 감독들의 고민이 있다. 그래서 포수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포수 운용법이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전담포수제다. 그날 선발투수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포수를 선발로 내는 방식이다. 일부 팀은 아예 외국인 투수 전담 포수를 따로 두기도 한다. 신인 포수를 키우려는 팀은 먼저 선발로 젊은 포수를 기용한 뒤, 후반에 베테랑 포수로 교체해서 안정을 꾀한다. 윤요섭과 조윤준을 선발로 기용한 작년 LG나 이지영의 출전이 잦은 올해 삼성이 대표적이다. 메이저리그의 탬파베이 같은 팀은 계획적으로 ‘미트질’이 가장 뛰어난 포수들만 영입해서 교대로 내보낸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 능력으로 투수진의 성적 향상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취약한 포수력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는 고육지책이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세이브 포수’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세이브는 팀이 이기고 있는 경기를 마무리하는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 그와 마찬가지로 팀이 앞선 경기 후반에 승리를 지키기 위해 투입하는 포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세이브 포수를 처음 직접적으로 거론한 이는 넥센 시절 김시진 감독(현 롯데). 김 감독은 2009년 공격형의 강귀태를 선발로 내고 블로킹이 좋은 허준을 경기 후반에 내는 방식을 시도했다. 지난해도 최경철을 먼저 쓰고 허도환을 뒤에 쓰는 식으로 ‘포수 분업’을 이어갔다. 두산 역시 마무리 프록터 등판시에는 전담포수로 최재훈을 앉히는 방식으로 포수진을 운영했다. 당시 김진욱 감독은 마무리 포수를 쓰는 이유를 “후반에는 상대의 도루 저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에도 넥센 염경엽 감독이 허도환을 주전으로, 경기 후반에는 송구가 좋은 박동원을 교체 투입하는 식으로 포수진을 끌어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포수는 존재했다. MBC에서는 차동렬, LG에선 김동수의 뒤에 이어 등장하던 고 심재원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초중반 삼성에서는 박선일이 중요한 순간 이만수와 김성현의 뒤에서 자주 등장했다. 이들은 대개 백업 포수 내지는 수비형 포수로 불렸다. ‘세이브 포수’라는 그럴듯한 호칭이 쓰이기 시작한 건 최근 일이다. ‘패전처리’라는 불명예스런 이름으로 불리던 구원투수들이 ‘추격조’라는 멋진 이름을 갖게 되고, 강명구-유재신 등이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분류되는 것과 비슷한 흐름에 속한다

한 야구인은 “포수력이 약한 팀에서 포수진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의미는 있다”고 바라봤다. “분명한 목표와 역할이 주어지면 선수는 그에 맞는 준비와 훈련을 할 수가 있다. 가령 경기 후반 수비 강화로 역할이 제한된 포수라면 주로 불펜 투수들에 대해 파악하고, 타격보다는 블로킹과 2루 송구 훈련에 집중하는 식으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다면 굳이 세이브 포수란 개념이 필요할지 의문”이라며 “한국 야구의 포수 자원이 그만큼 취약한 게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실제 근래 프로야구에서 한 경기와 시즌을 책임질 만한 역량을 갖춘 포수를 보유한 팀은 극히 드물다. ‘전설’ 박경완과 진갑용은 둘 다 1990년대 데뷔한 선수들로 은퇴를 앞두고 있다. 젊은 포수로 강민호, 양의지가 있긴 하지만 아직 팀을 우승시키는 포수의 특별함은 보여주지 못했다. 지도자들은 퓨처스리그와 아마추어 야구에 제대로 된 포수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숨을 쉰다. 어린 선수들의 포수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이브 포수’라는 신조어의 등장에는 포수 자원이 고갈된 한국야구의 씁쓸한 현실이 담겨 있다

<GQ KOREA>에 기고한 글입니다.


넘치는 좌타자… ‘우투좌타’도 시든다

출처: http://news.donga.com/Main/3/all/20130905/57492346/1
2013-09-06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구단도 상품가치 높게 보지않아… 중-고교선수들 좌타 전향 줄어
신인 선발 비율 3년 연속 내리막



단언컨대 우투좌타(右投左打) 전성시대는 갔다.

국내 프로야구는 여전히 오른손으로 던지고 왼손으로 치는 타자가 득세하는 무대다. 올해 프로야구 등록 야수 중 57명이 우투좌타. 이는 전체 왼손 타자(99명) 중 57.6%에 달한다. 투수까지 포함하면 전체 선수 553명 중 12.8%(71명)가 우투좌타다. 2000년만 해도 이 비율은 3.1%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마추어 야구에서는 이미 우투좌타의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2011년 신인지명회의(드래프트) 때는 왼쪽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 13명이 프로 팀의 지명을 받았다. 이 중 진짜 왼손잡이, 즉 왼손으로 던지고 치는 선수는 1명(삼성 조원태)뿐이었다. 나머지 12명은 우투좌타 또는 스위치 타자였다. ‘만들어진 왼손 타자’가 92.3%나 됐던 것이다.

올해 열린 2014 드래프트 때는 이 비율이 61.5%로 줄었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비율인 건 물론이고 3년 연속 내림세다. 이 비율이 60%를 처음 넘어간 2002 드래프트 이후 3년 연속으로 수치가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생 야구 현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학생 야구 전문 블로그 퓨처스볼(www.futuresball.com)을운영하는 배지헌 씨는 “리틀리그나 중학교 야구 감독들에게 물어봐도 요즘에는 왼쪽 타석에서 치려는 오른손잡이 선수가 별로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고 전했다.

우투좌타 열풍으로 왼손 타자 시장이 ‘레드오션’이 돼 버린 탓이다. 프로 원년 열린 1983 드래프트 때부터 1994 드래프트 때까지 12년 동안 우투좌타 또는 스위치 타자 야수는 4명밖에 뽑히지 않았다. 그 뒤 20년 동안에는 177명이다. 예전에는 오른쪽 타석에 들어섰을 선수 177명이 갑자기 왼손 타자가 되면서 과잉 공급이 일어난 것.

이 때문에 수요자인 프로구단에서 왼손타자를 별로 높게 쳐주지 않게 됐다. 사정이 이렇게 바뀌자 공급자인 선수들도 굳이 실패 위험을 무릅쓰고 우투좌타 변신을 시도할 필요가 없게 됐다. 순수한 오른손 타자가 생존확률이 더 높아진 상황이 시작된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개인의 사익 추구가 조화로운 공익을 만든다”고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야구 관계자들은 “우투좌타가 너무 많아 오른손 타자들 씨가 말랐다”고 염려했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이라는 간단한 경제 원리는 야구 생태계 전체의 ‘공익’을 살리고 있다. 단지 프로 구단에 뽑히고 싶다는 ‘사익’ 때문에 말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