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일 목요일

[2K10 ST 리포트] 박찬호-양키스는 나의 선택이었다

출처: 네이버 스포츠 [매거진 S]
기사입력 2010-03-13 09:37
ⓒ민훈기



박찬호는 자기가 스스로 양키스를 선택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그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민기자닷컴
박찬호(38ㆍ뉴욕 양키스)가 양키스를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아주 잘한 결정임을 이미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 마지막에 양키스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양키스이기 때문에”라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겨울 동안의 협상 진행 과정도 어렵게 밝혔습니다.
13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는 이틀째 폭우가 내리자 실내에서 훈련을 간단히 마친 박찬호는 ‘다저스와 필리스 등 다른 좋은 팀에서도 뛰어봤는데 양키스는 과연 다른가?’라는 질문에 양키스가 강팀이 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찬호는 “와서 며칠 보니 양키스는 확실히 다르다. 모든 사람들이, 다른 팀 선수들이 다 양키스는 강한 팀이라고 말하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노력 없으면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못 갖는다. 양키스가 좋은 팀이라 우승한 것이 아니라, 우승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팀이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찬호는 또한 “누가 더 간절하냐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 같다. 좋은 선수가 있다고 우승하는 것은 아니고 와보니까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기에 우승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라며 팀 간판선수의 예를 들었습니다.
박찬호는 “데릭 지터도 그렇고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그렇고 괜히 지터, 에이로드가 아니다. 모두 아침 7시면 나와서 운동을 한다. 그만큼 부지런하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한다. 그리고 그 전에 이미 와서 운동을 하는 젊은 선수도 꽤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더욱 그런 노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양키스를 선택한 것이 잘한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찬호는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베테랑이 많은 팀이 강한데 양키스가 바로 그렇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음을 상하게 한 필리스
필리스와의 협상이 깨지면서 복잡하게 길어졌던 스토브리그에 대해 박찬호는 처음에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 일인데 그냥 덮어두자고 했다가 그러나 많은 팬의 궁금증을 달래기 위해 힘겨웠던 겨울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필라델피아와 협상이 깨진 가장 큰 이유는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박찬호와의 재계약을 원하던 필리스였지만 처음엔 작년과 같은 액수를 제시했습니다. 작년에 보인 활약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2년 계약도 원한다면서도 2년째는 구단이 옵션을 갖겠다고 해 결국은 무산됐습니다. 박찬호가 필리스에 남고 싶다는 자기의 마음을 이용만 하려고 했던 점을 아쉬워했습니다.
박찬호는 “당시에는 나를 원한다는 팀이 10개도 훨씬 넘었다. 그 중에는 양키스와 레드삭스도 포함돼 있었다. 그래서 조건이 그렇다면 좋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의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알려진 것처럼 박찬호를 원하는 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박찬호는 “윈터 미팅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여전히 나를 원한다고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오는 팀은 많았는데 먼저 오퍼를 하는 팀은 전혀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각 팀에서는 선수가 먼저 오퍼를 하기를 유도했다는 것. 그 때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접촉을 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습니다. 올겨울에 유난히 중견 선수들의 마이너 계약이 많았던 이유가 됩니다. 팀에서는 ‘돈이 없다, 선수 구성이 다 짜였다’ 등의 이유를 대며 난색을 표명하자 급해진 선수는 마이너 계약에 동의한 것입니다.
마지막 5팀 중 커브스에서 양키스로
결국 1월 중순이 지나자 박찬호를 계속 원한다는 팀은 5개로 줄었습니다.
시카고 커브스가 가장 적극적이었고, 필리스와 자이언츠, 내셔널스, 양키스가 꾸준히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그 와중에 필리스는 마이너 계약을 이야기해 박찬호를 다시 한 번 실망시켰습니다.
박찬호는 커브스로 가기로 거의 마음이 굳어졌습니다. 선발 기회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박찬호는 신중하게 상황을 정리해봤다고 했습니다. “커브스는 내가 선발을 원하니까(팀은 원하지 않아도) 작년 필리스 같이 기회를 주겠다고는 했다. 그러나 커브스 갔더라면 무리하게 선발 준비하다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는 국가대표도 안 가고 선발 열심히 준비해서 캠프에서 선발로도 잘 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랐다.”
커브스의 오퍼는 양키스에서 받은 것보다는 금전적으로도 많았고 선발 기회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판 박찬호는 스스로 양키스를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찬호는 “막판에 캐시맨 단장과 직접 이야기를 했고, 이 정도까지 선이라면 양키스를 선택하겠다고 말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양키스이기 때문에", 즉 월드시리즈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한 선택이었습니다. 당시 양키스는 커브스의 오퍼를 맞출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박찬호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양키스가 마이너 계약을 요구했다면 성사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캐시맨 단장은 계속해서 박찬호에게 눈독을 들이면서도 원하는 조건을 맞춰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날 minkiza.com과의 인터뷰에서 캐시맨 단장이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바뀌었고 구단주에게 가서 이 정도의 지원만 해준다면 정말 뛰어난 투수 박찬호를 영입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찬호는 충분히 그런 시도를 해볼 만한 수준의 투수이고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동의를 했고 결국 찬호와 계약할 수 있었다.”라고 말 한 것이 바로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결국 극적인 반전으로 박찬호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게 됐고, 이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게 됩니다.
17일 휴스턴전에는 박찬호와 함께 마리아노 리베라도 첫 등판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찬호는 “노장 구원 투수들은 (시범 경기에서)많이 던지게 하지 않는 것 같다. 그 후로 5~6경기 더 던지면서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구원 투수로 1이닝에서 많아야 2이닝, 때로는 한, 두 타자 상대할 테니 아무래도 준비 과정은 수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찬호의 선택이 과연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스스로의 선택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에 몸담게 됐음은 분명히 밝혀졌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