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09 22:37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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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가 생긴 이래 최고의 투수. 역사상 나머지 선수들과의 실력 차이가 가장 큰 선수. 마크 프라이어와는 다른 레벨의 투수.
올 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0)를 두고 하는 말이다. 1965년에 처음 시작된 메이저리그의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지금까지 1라운드 지명을 받은 투수 만도 700여 명에 달한다. 그런데 역대 최고라니,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러는 것일까.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1988년 7월21일생인 스트라스버그는(김광현은 1988년 7월22일생이다)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팬으로 자랐다. 1998년 꼬마 스트라스버그는 샌디에이고 에이스 케빈 브라운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1경기 16탈삼진의 디비전시리즈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보고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투수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까지 그는 완벽한 무명 선수였다. 졸업반 때는 그 흔한 드래프트 지명도 받지 못했다.
1988년 7월21일생인 스트라스버그는(김광현은 1988년 7월22일생이다)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팬으로 자랐다. 1998년 꼬마 스트라스버그는 샌디에이고 에이스 케빈 브라운이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1경기 16탈삼진의 디비전시리즈 신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보고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투수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까지 그는 완벽한 무명 선수였다. 졸업반 때는 그 흔한 드래프트 지명도 받지 못했다.
스트라스버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교이자 어린 시절의 영웅 토니 그윈이 감독으로 있는 샌디에이고주립대에 진학했다. 그윈이 스트라스버그에게 한 첫번째 주문은 살부터 찌우라는 것.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14kg의 몸무게를 불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구속 역시 10마일(16km) 이상이 빨라진 것이었다. 이렇게 스트라스버그는 90마일 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괴물 신입생이 됐다.
그의 이름이 미 전역에 알려지게 된 것은 마무리에서 선발투수로 전향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4월이었다. 유타 대학을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면서 무려 2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대사건을 일으킨 것. 대학 시즌이 끝난 후에는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기도 했다. 올림픽에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게 된 후, 미국 대표팀이 대학생을 뽑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미 그 때부터, 스트라스버그는 올 드래프트의 절대적인 1순위 후보로 인정을 받았다. 올 드래프트에 나올 선수들은 '스트라스버그와 나머지'로 정리가 됐으며, 2008시즌 꼴찌 경쟁에는 '스트라스버그 쟁탈전'이라는 꼬리표가 붙여졌다. 결국 지난달 스트라스버그는 지금껏 가장 논란이 없는 1순위 지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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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트라스버그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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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대단하기에
에이스가 갖추어야 하는 3가지 요소는 구위, 제구력, 신체다. 구위가 아무리 좋더라도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 소용없다. 구위가 좋은데 신체조건이 나쁘면 쉽게 고장난다. 제구가 뛰어나더라도 구위가 받혀주지 않으면 에이스가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3가지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에이스가 탄생한다.
에이스가 갖추어야 하는 3가지 요소는 구위, 제구력, 신체다. 구위가 아무리 좋더라도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 소용없다. 구위가 좋은데 신체조건이 나쁘면 쉽게 고장난다. 제구가 뛰어나더라도 구위가 받혀주지 않으면 에이스가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 3가지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에이스가 탄생한다.
그런데 스트라스버그는 이 3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스트라스버그는 평균 96~98마일(154~158km)에 최고 구속 103마일(166km)을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던진다. 이는 대학 시절 역시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떨쳤던 프라이어나 팀 린스컴(샌프란시스코)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올해 거의 모든 팀의 스카우트들이 모여 그를 지켜본 경기에서, 스트라스버그는 초구로 99마일을 꽂아넣었다. 99번째로 던진 공 역시 99마일이었다. 그 경기에서 스트라스버그는 스피드건에 101마일을 2번이나 찍었다.
100마일 강속구는 99%가 스트레이트다. 때문에 많은 투수들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음에도 구속을 줄이고 무브먼트를 얻는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의 100마일짜리 공은 엄청난 무브먼트까지 동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놀란 라이언 이후 구속과 무브먼트가 가장 완벽히 조화된 패스트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스트라스버그는 주 변화구를 최대 89마일(143km)까지 찍히는 고속 슬라이더에서 80~82마일대의 슬러브성 커브로 바꾸었다.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지만, 그렇다고 위력이 준 것은 아니다. 가공할 만한 움직임을 지닌 그의 커브는 린스컴과 동급이며 케리 우드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래프트에 100마일의 강속구를 투수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콜트 그리핀처럼, 100마일을 찍고 나타난 고등학교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그들 대부분이 끝내 제구력을 잡지 못하고 사라졌다. 결정적으로 스트라스버그가 그들과 차원이 다른 것은 바로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승패 | ERA | 안타/9 | 홈런/9 | 볼넷/9 | 삼진/9 | K/BB | |
프라이어 | 15승 1패 | 1.70 | 6.5 | 0.3 | 1.2 | 13.2 | 11.2 |
린스컴 | 12승 4패 | 1.94 | 5.4 | 0.6 | 4.5 | 14.3 | 3.2 |
스트라스버그 | 13승 1패 | 1.32 | 5.4 | 0.3 | 1.5 | 16.1 | 10.3 |
대학 3학년 시즌에서 스트라스버그가 기록한 9이닝당 볼넷수는 프라이어의 기록과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피안타와 삼진은 스트라스버그가 더 뛰어났다. 한편 스트라스버그의 피안타수는 린스컴과 일치한다. 하지만 삼진을 더 잡아냈으며 볼넷은 훨씬 적게 내줬다. 기록만 놓고 보면 스트라스버그는 프라이어와 같은 수준의 제구력을 가지고 있으며, 프라이어보다 더 위력적이다. 또한 린스컴과 같거나 약간 더 위력적이며, 린스컴보다 제구가 더 뛰어나다.
스트라스버그의 키는 라몬 마르티네스와 같은 193cm다. 하지만 튼튼한 하체와 적당한 몸무게를 가지고 있어 큰 키에 비해 너무 말랐던 마르티네스(78kg)와는 다르다. 스트라스버그의 몸무게는 100kg으로, 공교롭게도 로저 클레멘스와 똑같은 신체 지수를 가지고 있다. 또한 당시 스카우트들이 마음에 쏙 들어 했던 프라이어(195cm 103kg)와도 거의 같다.
린스컴이라는 돌연변이가 나타나 '신체 지수는 숫자에 불과할 뿐'을 외치고 있지만, 아직은 검증되지 않았다. 아직도 대부분의 스카우트들은 에이스급의 구위는 그를 버텨낼 수 있는 큰 그릇에 담겨져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스트라스버그가 프라이어와 다른 점은 대학에서 완벽에 가까운 보호를 받았다는 것이다. 프라이어가 마지막 해 138이닝을 비롯해 2,3학년 2년간 267이닝을 던진 반면, 스트라스버그는 마지막 해 109이닝을 비롯해 2,3학년 2년간 프라이어보다 61이닝을 덜 던졌다. 또한 1학년 때는 마무리로 뛰었기 때문에 37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윈은 스트라스버그를 일주일에 한 번 씩만 마운드에 올렸으며 투구수를 철저하게 관리해줬다.
한국과 다르다고 해도, 미국 역시 스타덤에 오른 아마추어 투수는 무리를 했기 마련이다(전체 1순위 투수들이 대부분 비극적 결말을 맞는 것도 그 때문이다). 1996년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벤슨은 그 해 무려 190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의 어깨는 아직 싱싱하다.
승패 | ERA | 이닝 | 볼넷 | 삼진 | 볼넷/9 | 삼진/9 | K/BB | |
1학년 | 1승3패7세 | 2.43 | 37 | 15 | 47 | 3.6 | 11.4 | 3.1 |
2학년 | 8승3패 | 1.57 | 97.1 | 16 | 133 | 1.6 | 12.3 | 8.3 |
3학년 | 13승1패 | 1.32 | 109 | 19 | 195 | 1.5 | 16.1 | 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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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의 '그릇'을 가지고 있는 스트라스버그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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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들의 증언
현재 스트라스버그에 더 열광하고 있는 쪽은 기록 전문가보다는 스카우트다. 기록으로 볼 때 스트라스버그는 프라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현장에서 그를 직접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스트라스버그가 완벽하게 한 수 위라고 주장한다.
현재 스트라스버그에 더 열광하고 있는 쪽은 기록 전문가보다는 스카우트다. 기록으로 볼 때 스트라스버그는 프라이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현장에서 그를 직접 지켜본 스카우트들은 스트라스버그가 완벽하게 한 수 위라고 주장한다.
익명의 한 스카우트는 "이번이 내 36번째 드래프트다. 하지만 저런 레벨의 투수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했다. 또 다른 스카우트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린스컴 만큼 위력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 로테이션에 집어넣더라도 2선발급이며, A J 버넷보다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스카우트도 있었다.
그를 메이저리그에 직행시켜야 한다는 주장의 진원지 역시 바로 스카우트들이다(하지만 그윈은 빅리그 직행에 대해 절대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카우트들의 이러한 지원사격 덕분에, 스캇 보라스는 자신 있게 프라이어가 받았던 계약에 곱하기 5를 했다. 6년간 5000만달러 계약은 보스턴이 마쓰자카를 영입하면서 지불한 6년간 5200만달러와 같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많은 메이저리그 팬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과연 스트라스버그가 어떤 피칭을 하느냐였다. 올림픽에서 스트라스버그가 보여준 모습은 다른 더블A 투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스트라스버그는 대학 시즌을 끝낸 직후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또한 스카우트들은 스트라스버그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투수가 됐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스트라스버그가 프라이어와 마찬가지로 위험한 '뒤집힌 W'자의 팔 동작을 가지고 있다는 소수 의견을 제외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린스컴이 풀타임 첫 해 사이영상을 차지한 비결과 풀타임 첫 해 많은 공을 던지고도 이상이 생기지 않은 비결은 바로 체인지업이었다. 프라이어가 패스트볼과 커브-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비중이 5대1이었던 반면, 린스컴은 벌써 1대1을 마크하고 있다.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로 유명했던 놀란 라이언도 사실은 커브와 같은 비율의 체인지업을 던졌다.
나이가 들고 나서 여러 구종을 추가하긴 했지만, 랜디 존슨은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로 성공한 투수다. 하지만 투 피치 투수가 선발 에이스로 성공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는 요즘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트라스버그 역시 투 피치에 그친다면 선발투수로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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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어에 대한 열광 역시 대단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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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는 전에도 있었다
NBA와 달리,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은 결코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1순위 지명자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는 놀랍게도 1명도 없다. 켄 그리피 주니어, 치퍼 존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향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겠지만, 투수 중에서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선수조차 없다.
NBA와 달리,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은 결코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지금까지의 1순위 지명자 중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수는 놀랍게도 1명도 없다. 켄 그리피 주니어, 치퍼 존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향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겠지만, 투수 중에서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선수조차 없다.
역대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스타덤에 올랐던 1순위 투수는 고졸 좌완 데이빗 클라이드였다. 1973년 클라이드는 처음으로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투수가 됐다. 클라이드를 손에 넣은 텍사스는 흥분한 나머지, 그에게 지명 20일 만에 선발 데뷔전을 치르게 했다. 하지만 클라이드는 메이저리그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18승33패 평균자책 4.63의 성적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1989년 대학 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벤 맥도날드를 전체 1순위로 뽑은 볼티모어도 텍사스의 실패를 답습했다. 맥도날드는 클라이드와 마찬가지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후 2주 만에 데뷔했는데, 나이가 더 많았던 맥도날드는 클라이드보다는 훨씬 잘했다. 하지만 대학 시절의 혹사에다 프로에서의 무리한 등판이 겹쳐져 어깨 부상을 불러왔고(이는 프라이어와 상당히 유사한 대목이다) 결국 78승70패 3.91의 성적으로 만 30세가 되기 전에 은퇴했다.
1990년 오클랜드가 전체 14순위에서 뽑은 토드 밴 포플도 등장 당시에는 지금까지 나타난 투수와는 차원이 다른 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이에 오클랜드는 당시로서는 충격이었던 120만달러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보장했다. 이는 1986년 캔자스시티가 미식축구 스타였던 보 잭슨을 잡기 위해 쏜 100만달러 계약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밴 포플은 단 한 번도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고, 결국 불펜 투수로서 통산 40승52패 5.58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1991년 뉴욕 양키스가 전체 1순위로 뽑고 역대 최고인 155만달러의 입단 보너스를 준 브라이언 테일러가 술집에서 싸우다 어깨를 다치고 결국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하게 되자, 투수에게 1순위 지명은 마치 저주처럼 여겨졌다. 뒤이어 폴 윌슨, 크리스 벤슨, 맷 앤더슨, 브라이언 벌링턴 등의 실패작들이 쏟아졌다.
2001년 '1순위 같은 2순위' 프라이어는 마침내 그 고리를 끊는 듯했다. 프라이어는 풀타임 첫 해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부상이 그를 산산조각냈다. 이들은 모두 지금의 스트라스버그 못지 않은 기대와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이런데도 스트라스의 성공을 확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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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컴의 라이벌이 될 수 있을까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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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블록버스터?
얼마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로저 클레멘스라는 가장 완벽한 모범 사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클레멘스 신화는 참담하게 무너졌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로저 클레멘스라는 가장 완벽한 모범 사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클레멘스 신화는 참담하게 무너졌다.
그렉 매덕스가 이미 유니폼을 벗었고, 랜디 존슨, 톰 글래빈, 존 스몰츠의 은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백인 또래 에이스 집단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 막 린스컴이 그 구심점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이에 프라이어에 열광했던 메이저리그는 지금은 그 관심을 스트라스버그에 온통 쏟아붓고 있다.
스트라스버그의 아쉬움은 프라이어와 달리 인기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월터 존슨이라는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오랫동안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과 최신식 구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워싱턴은 성적만 좋아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인기 구단이 될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계속되는 패배로 인한 '팬심 이반' 현상을 돌려야 하는 워싱턴 입장에서도 스트라스버그 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 비록 보라스가 요구하는 5000만달러 계약은 올해 연봉 총액인 6000만달러보다 불과 1000만달러가 적을 뿐이지만, 흥행 카드를 잡겠다고 1억달러짜리 FA를 사오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워싱턴은 아예 올해도 꼴찌를 해 스트라스버그의 타자 버전인 브라이스 하퍼까지 손에 넣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스트라스버그는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짐 보든 전 워싱턴 단장은 1500만달러 수준에서 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2000만달러만 해도 역대 최고였던 프라이어의 2배다. 하지만 보라스가 지금까지 자신이 목표한 것을 거의 이뤄냈다는 점에서, 목이 타들어가고 있는 워싱턴이 결국은 보라스가 내민 시원한 얼음물에 영혼까지 내줄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드래프트 지명 선수가 계약을 끝내야 하는 마감 시한은 동부시간으로 8월16일 자정이다. 분침이 12를 넘어가기 바로 직전에, 스트라스버그라는 사상 최대의 모험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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