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9일 월요일

강정호 vs 머서, 생존-자존심 싸움 시작

출처: http://osen.mt.co.kr/article/G1110056345
2015.01.18
OSEN= 김태우 기자

[OSEN=김태우 기자] 만나기 전부터 가볍게 서로에 안부인사(?)를 주고받은 두 유격수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굴러온 돌’ 강정호(28)는 유격수로서 성공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박힌 돌’ 조디 머서(29)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고 있다.

피츠버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와의 ‘4+1’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내야를 보강했다.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영입에 대해 “공격력이 뛰어나고 수비에서는 활용성을 갖춘 강정호가 우리 팀의 보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강정호의 영입으로 피츠버그의 내야 구도 또한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강정호의 보장 연봉은 연 평균 275만 달러 정도다. 그러나 포스팅 금액(500만2015달러)를 합치면 400만 달러가 된다. 피츠버그로서는 강정호를 ‘400만 달러짜리’ 선수로 본다는 뜻이다. 재정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피츠버그의 큰 투자라고 할 만하다. 연봉이 곧 기회로 이어지는 MLB의 생리상 강정호의 앞길이 밝은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피츠버그의 기존 내야수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강정호의 본 포지션은 유격수다. 여기에 피츠버그는 2·3루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 자리에는 모두 주인이 있다. 2루에는 팀 내 최고 스타 중 하나인 닐 워커가 버틴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밀어내기 힘들다. 3루에는 지난해 올스타이자 최우수선수(MVP) 득표까지 받았던 조시 해리슨이 있다. 결국 가장 만만해 보이는 선수는 조디 머서다. 머서는 MLB 3시즌 동안 294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출루율 3할1푼4리, 21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비교적 신예다.

이에 내심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강정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머서의 기량도 결코 만만치 않다. 머서는 지난해 149경기를 뛰며 유격수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는 원래 평균 이상이었고 공격력도 좋아졌다. 머서의 4월 타율은 1할7푼5리, 5월 타율은 2할2푼5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267)을 넘기더니 7월(.319)과 8월(.284)에는 남부럽지 않은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도 12개를 쳤다. MLB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유격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피츠버그는 머서의 이런 성장세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비교적 후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7일 ‘현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유격수 10명’을 뽑았는데 머서는 당당히 6위에 올랐다. 정상급 유격수로 발돋움할 만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와 함께였다. 강정호에 비해 수비에서는 낫다는 게 지금까지의 평가다. 강정호가 힘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현지 언론도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MLB.com은 “머서는 강정호의 자신감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가 브래든턴(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지)에 합류할 때는 자신과 같은 자신감으로 무장한 경쟁자(머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선수의 경쟁을 조명했다. 머서는 자신의 고향인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 이미 플로리다에 도착, 휴가와 가벼운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강정호는 입단식도 치르지 않은 채 애리조나로 건너 가 개인훈련을 시작했다. 자존심 및 생존 싸움은 스프링캠프 합류를 한 달 앞둔 벌써부터 시작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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