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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박동희 칼럼
2015-01-28
박동희 칼럼
‘스포츠 마케팅’ 전공 대학생들의 최고 롤모델은 누구일까? 단연 제리 맥과이어일 것이다. 세련된 외모와 일에 대한 확고한 열정 그리고 탁월한 협상력으로 똘똘 뭉친 맥과이어는 선수들 사이에서 최고의 파트너로 꼽힌다.
그는 돈과 명예 모두를 선수가 손에 쥘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대가로 자신 역시 돈과 명예를 챙긴다. 더 놀라운 건 맥과이어가 ‘철저한 비즈니스맨’임과 동시에 ‘인간미 넘치는 에이전트’란 것이다.
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비즈니스맨’ 맥과이어는 아쉽게도 세상에 없다. 맥과이어는 미국 배우 톰 크루즈가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에서 연기한 가상의 인물일 뿐이다. 어쩌면 ‘인간미 넘치는 비즈니스맨’이란 것 자체가 ‘채식을 즐기는 사자’처럼 애초부터 현실에선 기대하기 힘든 상(像)일지 모른다.
미 메이저리그(MLB)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만 해도 그를 가리켜 ‘뛰어난 비즈니스맨’이라 부르는 이는 많아도 ‘인간미 넘치는 에이전트’라 평하는 이는 극소수인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보라스를 욕할 이유도 없다. 인간의 능력과 가치, 인성마저 돈으로 환산하는 프로스포츠 비즈니스 세계에선 당연한 평판일 수 있기 때문이다. 되레 인정사정 가리지 않고 선수에게 큰돈을 안기는 보라스야말로 최고의 에이전트일지 모른다.
여기서 주목할 건 ‘인간미 넘치는 비즈니스맨’이 이 세상 어딘가엔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세상 어딘가에 있는 ‘인간미 넘치는 비즈니스맨’이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의 미국 진출을 도왔다는 것이다.
그의 이름은 엘런 네로. '젊고, 멋진' 제리 맥과이어와 달리 네로는 68살의 베테랑 에이전트다.
MLB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이전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네로는 에이전트 경력 38년 동안 수많은 야구선수, 코치, 감독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었고, 현재도 스포츠 에이전트사 ‘옥타곤’의 야구담당 전무이사로 100여 명의 야구인을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덴 짐 라이스·랜디 존슨 등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과 루 피넬라, 아트 하우·조 매든 감독 같은 명장들, 펠릭스 에르난데스·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등 현역 메이저리거가 다수 포함돼 있다. 여기다 네로는 추신수(텍사스)·왕첸민·구로다 히로키 등 아시아 메이저리거들과도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그들의 빅리그 연착륙을 도왔었다.
그뿐이 아니다. 네로는 단순한 MLB 에이전트에서 벗어나 세계야구 교류와 발전의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했다. 실제로 그는 아시아의 가능성 넘치는 젊은 선수를 미국 무대로 안내했고, 미국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역량 있는 선수들을 아시아 무대에 소개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1998년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때 네로는 한국야구계의 부탁을 받고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길 원하는 수백 명의 외국인 선수 이력서를 받은 뒤 이를 하나하나 선별했고, 선별된 선수들을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로 불러 KBO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도록 했다.
이 과정을 통해 탄생한 1세대 외국인 선수가 바로 타이론 우즈(전 두산), 조 스트롱(전 현대) 등이었다.
유명 에이전트와 미국과 아시아 야구의 가교역할을 담당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린 네로는 그러나 수많은 이력과 경력보단 따뜻한 인간미와 아버지 같은 넉넉함으로 MLB 야구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스포츠춘추>가 흔히 ‘인간의 얼굴을 한 에이전트’로 불리는 엘런 네로를 미국 애리조나에서 만났다. 이메일과 전화보단 그와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게 한국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준 ‘노병’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 까닭이다.
<스포츠춘추>가 흔히 ‘인간의 얼굴을 한 에이전트’로 불리는 엘런 네로를 미국 애리조나에서 만났다. 이메일과 전화보단 그와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게 한국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준 ‘노병’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 까닭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강정호(사진=피츠버그)
안녕하세요. 앨런 네로 씨. 한국 야구팬 중에서 네로 씨를 아는 분이 꽤 많습니다. 추신수의 전(前) 에이전트인 데다 최근 강정호의 에이전트로서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과 피츠버그와의 계약을 도와줬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미국에서 뵙게 돼 반갑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나도 반가우이. 집은 뉴욕 쪽이네만, 겨울마다 따뜻한 애리조나에 머물고 있네. 방금 ‘추신수의 전(前) 에이전트’라고 했는데. 사실이야.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찾아 떠나갔으니(웃음).
정확히 지난해 이맘때였습니다. 애리조나 넥센 스프링캠프가 열리자마자 옥타곤에서 ‘강정호 세일즈’에 나섰던 게 기억납니다. 당시 넥센 캠프에 몰려온 MLB 스카우트가 꽤 많았는데요. 한 비중 있는 MLB 구단 코디네이터분이 그러더군요. “옥타곤에서 잊을 만하면 자기 구단 단장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내 ‘강정호를 보러 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그래서 단장의 명령으로 다른 아시아 선수보다 훨씬 많이 강정호의 경기를 직접 봐야했다”고(웃음). 옥타곤과 네로 씨가 강정호 세일즈에 이토록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이 뭐였는지 궁금합니다.
애초부터 우린 강정호의 미국 진출을 자신했네. 뛰어난 선수였으니까. (강)정호가 미국 진출을 위해 에이전트를 물색했을 때 우리가 나선 것도 그런 자신감 때문이었어. 정호가 빅리그에서 잘했을 때 그가 한국야구에 미칠 순영향도 고려했지. 그래 정호를 처음 봤을 때 마음속으로 ‘이 친구가 반드시 MLB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네(웃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강정호를 홍보했는지 궁금합니다.
MLB 30개 구단 사장, 단장 모두가 내 친구들이네. 주기적으로 그들에게 ‘강정호가 어떤 선수인지, 만약 당신 팀이 강정호를 데려간다면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했네. 직접 만나기도, 혹은 전화로 그도 아니면 이메일을 보냈지(웃음).
MLB 구단들에 강정호를 어떤 선수라고 소개하셨나요?
우선 2014시즌 KBO리그에서 40홈런을 친 파워풀한 타자란 걸 집중적으로 알렸어. 여기다 높은 타율, 타점 등을 거론하며 타격 정확성과 득점 생산력 역시 대단한 선수라고 홍보했네. 그가 얼마나 꾸준한 활약을 펼쳤는지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알렸지. 수비에선 유격수, 2루수가 모두 가능한 ‘유틸리티맨’이란 걸 집중 강조했어. 이게 나름 효과를 발휘했지(웃음).
지난해 12월 포스팅시스템에서 피츠버그가 500만 달러를 베팅하며 강정호와의 우선 협상권을 가져갔습니다. 당시 500만 달러를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라고 평가한 이가 많았습니다. 네로 씨 생각은 어땠나요?
난 매우 적당하고, 합리적인 금액이었다고 생각했네. 그 금액이 나올 수 있던 건 옥타곤이 30개 구단에 주기적으로 자료를 뿌리고, 정호의 가치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네. 특히나 우리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은 넥센이 적극 협력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어. 그들은 자기 구단이 손에 쥘 포스팅 금액보다 정호 가치를 더 올리는 데 집중했어. 그래야 정호가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한 걸세. 이건 정말 사실이야.
포스팅액도 포스팅액이지만, 강정호의 4년 1천600만 달러 계약을 높게 평가하는 야구인이 많습니다. 포스팅액 때처럼 강정호의 계약 규모가 ‘적당하고, 합리적인 계약이었다’고 보십니까.
(답답한 표정으로) 포스팅은 선수, 에이전트에겐 대단히 불리한 시스템이네. 최고 입찰액을 써낸 1개 구단과만 입단 협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지. 그럼에도 4년 1천60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건 선수와 에이전트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하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포스팅 때와 비슷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군.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세부 계약을 살펴보면 알려진 것보다 좀 더 알찬 계약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걸세.
세부 계약이라, 4년 1천600만 달러 말고 다른 옵션이라도 있는 건가요?
인센티브 조항이 따라 있네. 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조항이었다고 생각하네.
옵션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300만 달러 정도 되네. 인센티브까지 합친다면 4년 1천900만 달러가 되는 셈이군.
“강정호, 박찬호처럼 제2의 메이저리그 개척자가 돼야 한다.”
강정호의 수비훈련 장면(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강정호가 MLB에 연착륙하려면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적응일세.
적응이요?
그렇지. 미국야구, 미국문화에 적응만 잘한다면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칠걸세. 강정호의 KBO리그 시절을 참고한다면 그 친구는 미국야구에서도 분명 빨리 적응할 거야. 영리하고, 매사 노력하는 친구니까.
옥타곤엔 많은 야구전문가가 있습니다. 그들이 예상하는 강정호의 빅리그 데뷔 시즌 성적, 어떻습니까.
(신중한 표정으로) 글쎄. 역시 적응 여부가 관건이 아닐까 싶네. 지난 시즌 기록한 40홈런이 올 시즌 20홈런으로 줄 수도 있을 거야. 중요한 건 설령 그렇다손 쳐도 강정호는 해가 갈수록 더 강해질 게 분명하다는 걸세.
수비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과거 MLB에서 활약한 일본인 유격수 가운데 상당수가 수비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 선수들 가운데 절대다수가 일본에서 뛸 당시 인조잔디 홈구장을 사용했던 이들입니다. 강정호 역시 인조잔디 홈구장인 목동구장을 오랫동안 사용한 터라, 수비에서 우려를 나타내는 이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지금껏 지켜본 강정호라면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일단 실전을 치러봐야 알 것 같네. 천연잔디가 인조잔디보다 불규칙 바운드는 많겠지만, 타구 속도는 느릴 걸세. MLB 타자들의 빠른 타구 속도를 고려할 때 되레 천연잔디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 일본인 유격수들의 거듭된 실패는 실력 외적인 문제, 역시 적응 문제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군.
강정호에 이어 지금은 박병호의 미국 진출 여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많은 야구전문가는 “파워는 박병호가 강정호보다 앞서나 그의 수비 포지션이 1루수인 게 문제”라는 반응인데요. 사실 빅리그엔 파워 넘치는 유격수는 부족해도 1루수는 많은 편입니다.
(고갤 끄덕이며) 자네 말이 맞아. MLB엔 파워 넘치는 1루수가 꽤 많네. 거기다 파워와 정확성을 동시에 갖춘 왼손 1루수도 많지. 그걸 고려한다면 병호의 빅리그 진출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도전’이라 부를 수 있을 걸세. (빙그레 웃으며)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할 필욘 없네. 병호는 강정호처럼 수비로 인해 의문에 휩싸이는 일은 없을 테니까.
무슨 뜻이신지요?
1루수에게 수비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네. (강한 어조로) 그건 절대 아니야. 다만, 선수 평가 시 유격수보단 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는 뜻이지. 실제로 미국에선 외야수를 보다가 1루수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거든. 1루 수비에 능하지 못한 선수도 많다는 의미일세.
그렇다면 박병호의 미국 진출, 어디에 달렸다고 보십니까.
박병호의 파워는 미국에서도 알 사람은 다 안다네. 강정호에게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정말 정호의 활약이 중요하네. 올해 정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에 오지 않고 2017년까지 KBO리그에 뛰면서 2년 연속 40홈런 이상을 기록했어도 여전히 MLB 구단 스카우트는 ‘과연 강정호가 미국에서도 40홈런을 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았을 걸세. 만약 강정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준다면.
해준다면요?
(담담한 표정으로) 박병호에 대한 의문과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될 것으로 보네.
언뜻 강정호가 ‘제2의 박찬호’가 돼야 한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정확하네. 과거 이치로의 경우를 보자고. 이치로가 미국행을 선언했을 때 빅리그 스카우트들은 죄다 “저 정도 실력으론 도저히 MLB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네. 하지만, 현실은 어땠나? 이치로는 일본에서보다 미국에서 더 큰 성공을 거뒀네. 파급효과도 대단했지. 이치로의 성공 이후 마쓰이 히데키 등 일본 야수들의 미국 진출이 줄을 이었으니까. 정호에게 부담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정호는 책임감이 막중한 개척자일세.
음.
강정호가 잘하면 박병호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야수들도 미국 무대를 밟을 기회가 생길걸세. 20여 년 전 (박)찬호를 기억하면 되네. 찬호가 열어놓은 문을 통해 많은 한국인 투수가 미국 무대를 밟지 않았나. (빙그레 웃으며) 일전 정호한테 농담 식으로 이렇게 말했네.
뭐라고요?
“이봐 정호. 너 때문에 한국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그 친구들의 몸값에서 몇 퍼센트를 수수료로 받으라”고 말이야(웃음).
네로 씨를 잘 아는 많은 한국·미국 야구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네로 씨는 ‘인간의 얼굴을 한’ 매우 인간적인 에이전트”라고요. “내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도 영원한 친구이자 아버지로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요. 어째서 그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에이전트를 깎아내리거나 비난할 마음은 전혀 없네. 진심일세. 다만, 에이전트 가운데 극히 일부는 나와 다른 직업관을 갖고 있어.
어떤 직업관입니까.
그들은 이름값 높은 선수는 최고의 고객으로 모시지만, 그보다 이름값이 떨어지는 선수에겐 별다른 지원을 해주지 않네. 반면 난 지금껏 이름값, 연봉에 따라 선수를 차별 대우하지 않으려 노력했어. 이름값, 연봉보단 가장 날 필요로 하는 파트너(선수)에게 먼저 달려갔지. 그래서 대형 계약을 놓친 적이 있을진 몰라도 한 번 인연을 맺은 선수완 등을 돌린 적이 거의 없다네.
지난해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시애틀이 체결한 계약은 그야말로 초대형 계약이었습니다. 7년간 1억 7천5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1천908억원)를 받는 엄청난 조건이었습니다.
사실 그게 어떻게 됐느냐 하면.
네.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펠릭스는 1년만 더 뛰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네. 하지만, 그는 계속 시애틀에서 뛰고 싶어 했어. 그래서 시애틀과 남은 계약기간 2년에 새롭게 5년을 더해 7년 계약 연장에 사인했지. 만약 펠릭스를 설득해 다른 구단과 계약하게 했다면 우린 더 큰돈을 손에 쥘 수 있었을 걸세. 하지만, 난 선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싶었고, 선수가 원하는 곳에서 편하게 뛰게 하는 것이야말로 내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네(웃음)
네로 씨의 고객인 펠릭스 에르난데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듣고 나니 네로 씨는 계약업무 또는 연봉협상을 대신해주는 기본적인 에이전트로서의 업무뿐만 아니라 포괄적인 선수 케어를 해준다는 느낌인데요. 제 느낌이 맞습니까?
자네 말이 맞네. 내가 속한 옥타곤은 ‘풀 서비스’를 하고 있어. 장비나 세금 문제 등 사소한 문제일 수 있는 것도 모두 우리가 해결해주려 노력하고 있네. 왠지 아나?
글쎄요.
돈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야.
돈이 전부는 아니다?
누구를 ‘딱’ 꼬집어 이야기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에이전트는 선수-구단간 계약이 끝나면 그 순간 ‘나 몰라라’하고 뒤로 빠진다네. 왜냐? 수수료를 다 챙겼으니까. 난 처음 에이전트를 할 때부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네. 그런 관행과는 거꾸로 가고 싶었어. 이제 정호도 해당하겠지만, 나와 옥타곤의 목표는 선수가 이루고자 하는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대한 서포트해주는 것일세. 덧붙인다면 자네도 들은 적이 있겠지만,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구호를 프로스포츠 비즈니스에서도 현실화하고 싶네. 그래서 지금도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게 은퇴 선수 서비스야. 내가 지금도 은퇴한 랜디 존슨의 에이전트 업무를 보는 것도 그 때문일세.
혹시 에이전트 생활을 하시면서 가슴 아픈 일이 있었습니까. 추신수와의 이별 때 무척 힘들어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만.
(추)신수와 난 가족이었네. 비즈니스를 떠나 사적으로 굉장히 가까웠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난 신수를 친아들과 똑같이 대했어. 이전에도 선수와 헤어지고, 다른 에이전트에게 내 고객을 빼앗기기도 했네만, 그때마다 ‘다 이유가 있겠지’하고 담담하게 넘어갔네. 그런데…(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신수가 다른 에이전트(보라스)에게 간다고 했을 때…(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너무 슬퍼서…차에서 울었다네. 신수는 정말 내겐…(눈물이 가득한 표정으로) 선수 이상으로 특별한 사람이었다네.
에이전트는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아니라 주연의 그림자

엘렌 네로(사진 좌쪽에서 두번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에이전트'가 되려고 한다. 일흔을 바라보는 그는 물질의 욕심보단 자신같은 선수들이 더 행복하게 야구하는 걸 가장 낙이자 보람으로 여긴다(사진=엘런 네로)

엘렌 네로(사진 좌쪽에서 두번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에이전트'가 되려고 한다. 일흔을 바라보는 그는 물질의 욕심보단 자신같은 선수들이 더 행복하게 야구하는 걸 가장 낙이자 보람으로 여긴다(사진=엘런 네로)
네로 씨는 한국 프로야구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시행했을 때 결정적 도움을 주신 분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KBO리그에 많은 외국인 선수를 소개해주시기도 했는데요. 요즘도 한국에 자주 오시는지 궁금합니다.
요즘도 1년에 한두 번은 한국에 오네. 주로 구단 관계자들을 만나는데 우리 회사 소속 선수들이 불편한 게 없는지 살피는 것도 내 주요 업무일세.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뛰는 옥타곤 소속 외국인 선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지난 시즌엔 6명, 올 시즌은 4명이네.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모건, 스나이더, 마야, 피가로가 옥타곤 가족이네. 아, 류제국도 옥타곤 멤버일세. (아버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제국은 내가 정말 아끼는 선수일세. 사적으로 굉장히 친하고, 가족과도 가깝지. 제국이 선수생활을 최대한 오래 했으면 하네. 그게 내 소망이지. 이제 강정호도 우리 가족이 됐네. 만약 박병호가 우리 고객이 된다면 그와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진심일세.
KBO리그에서도 이른 시일 안에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변 여건이 조금씩 성숙하고 있고, 이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인데요. 에이전트 제도를 시행한다면 옥타곤도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신지요?
이미 한국에 진출한 상태네. 한국 지사에 훌륭한 책임자(한재웅)가 있고, 그 친구가 강정호를 미국 진출로 이끄는데 큰 활약을 해줬어. KBO리그에서 에이전트 비즈니스가 정식 허용된다면 지금처럼 외국인 선수를 보내는 일에만 열중하진 않을 걸세. 한국 선수들도 야구에만 전념하도록 풀 서비스를 해주고 싶네.
에이전트 경력 38년의 베테랑으로서 미래 에이전트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에이전트의 정의를 내리기보단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네. 앞에서도 말했지만, 에이전트는 선수들에게 풀서비스를 해줘 그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일세. 주연을 더 빛나게 해주는 조연이 아니라 주연의 그림자, 그게 바로 에이전트네.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만약 '명예의 전당'에 에이전트로 이름을 올린다면 자신의 명패에 어떤 글귀를 적고 싶습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글쎄. 아주 심오하고도 어려운 질문이군. (슬쩍 웃으며) 나도 랜디 존슨에게 자네가 내게 던진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네. "이봐, 랜디. 자네 명예의 전당 명패에 도대체 뭐라고 적을 텐가?"하고 말이야.
랜디 존슨은 뭐라고 답하던가요?
아직도 고민 중이라네(웃음). (혼잣말로) 아, 뭐라고 적을까.
만약 제가 당신 명패에 글귀를 대신 적는다면 이렇게 적을 겁니다.
어떻게 말인가?
'여기 모든 선수의 아버지이길 바랐던 최고의 에이전트가 잠들다'라고요.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음. 고마우이, 고마워. 그래 누구나 살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줄 기회가 있을 걸세. 난 영광스럽게 그 기회가 자주 주어졌어. 그리고 그걸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 돌아보면 말이네.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작 삶이 변화한 건 나였다네. 내가 그들의 도움을 받은 걸세. 그런 의미에서 난 최고의 행운아였어(웃음).

정말 마지막 질문입니다. 만약 '명예의 전당'에 에이전트로 이름을 올린다면 자신의 명패에 어떤 글귀를 적고 싶습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글쎄. 아주 심오하고도 어려운 질문이군. (슬쩍 웃으며) 나도 랜디 존슨에게 자네가 내게 던진 질문과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네. "이봐, 랜디. 자네 명예의 전당 명패에 도대체 뭐라고 적을 텐가?"하고 말이야.
랜디 존슨은 뭐라고 답하던가요?
아직도 고민 중이라네(웃음). (혼잣말로) 아, 뭐라고 적을까.
만약 제가 당신 명패에 글귀를 대신 적는다면 이렇게 적을 겁니다.
어떻게 말인가?
'여기 모든 선수의 아버지이길 바랐던 최고의 에이전트가 잠들다'라고요.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음. 고마우이, 고마워. 그래 누구나 살면서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줄 기회가 있을 걸세. 난 영광스럽게 그 기회가 자주 주어졌어. 그리고 그걸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 돌아보면 말이네.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작 삶이 변화한 건 나였다네. 내가 그들의 도움을 받은 걸세. 그런 의미에서 난 최고의 행운아였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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